가방에 담은 진심, 영화가 전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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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6.23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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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사랑의 도시락 가방 전달
장애인 인식 개선 위한 영화 ‘학교 가는 길’ 단체관람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매우 의미 있는 소식 두 가지를 전해왔다.

지난 21일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열린 ‘사랑의 도시락 가방’ 전달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 21일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열린 ‘사랑의 도시락 가방’ 전달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1 사랑의 도시락 가방 전달식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센터장 엄기문·이하 센터)는 지난 21일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위한 ‘사랑의 도시락 가방’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식에는 엄기문 센터장과 홍성사회복지관 김미순 사례관리팀장, 홍성군 박성래 가정행복과장 등이 참석했다.

센터 민경옥 팀장은 “홍성사회복지관에서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는데 대상자들이 가방을 너무 마음에 들어 하시는 바람에 회수가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번에 전달한 가방도 물론 잘 회수되면 좋겠지만, 어르신들이 요긴하게 쓰셔도 기쁠 것 같다”고 말한 후 미소 지었다.

이날 전달된 도시락 가방은 센터 공방 홈패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애인부모회 회원들이 직접 만들어 의미가 더 컸다. 장애인이 그리고 그 가족이 그저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아닌 진정 더불어 살아가는 일원임을 또 한 번 보여준 것이다.

이번 도시락 가방 전달을 도운 장애인부모회 회원 중 강미희 씨를 전달식 후 따로 만났다.

그는 “센터에서 사업의 취지를 전했고, 장애인부모회 회원 8명이 자원했다. 5월 3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시간을 냈고, 우선 오늘 52개를 선물했다”며 “재봉에 능숙하지 않아 처음엔 가방 하나를 만드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시간이 가며 효율적인 분담 방법도 찾아내고, 더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일이라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며 작업했다”며 “7월 셋째 주까지 계속할 예정인데 100개가 목표라고 들었다. 최대한 많이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더했다.

홍주초등학교 2학년인 강미희 씨의 첫째는 자폐성 장애가 있다. 강 씨는 “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은 늘 미래를 걱정한다. 아이가 혼자 살아갈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며 “센터 같은 공간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 또 장애 아이를 둔 부모를 위한 상담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장애에 대한 인식도 훨씬 더 개선돼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23일 내포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영화 ‘학교 가는 길’ 단체관람을 앞두고 민경옥 팀장이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23일 내포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영화 ‘학교 가는 길’ 단체관람을 앞두고 민경옥 팀장이 안내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2 영화 ‘학교 가는 길’ 단체관람

홍성군장애인가족센터는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영화 ‘학교 가는 길’ 단체관람을 내포 메가박스에서 진행한다. 센터는 23일 홍성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시작으로 △홍성군청(24일 오후 4~6시) △홍성군 장애인 가족 및 비장애인 신청자(24일 오후 7~9시) △홍성교육청 및 교직원(7월 1일 오후 3~5시) 등에게 영화를 선보인다.

지난 5월 5일 개봉한 영화 ‘학교 가는 길’은 서울 강서구의 서진학교 설립을 다룬 다큐멘터리 독립영화이다. 이 영화는 전국 특수학교 재학생의 절반이 매일 왕복 3~4시간을 통학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을 위해 나선 엄마들의 이야기다. 또 아직은 함께 살아가는 것에 부족함이 많은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서진학교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몇 해 전 언론매체 등을 통해 화제가 됐던 무릎 꿇은 장애아동 부모들의 모습은 기억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은 이들의 긴 투쟁을 담았다.

센터 민경옥 팀장은 본보 칼럼을 통해 “발달장애인을 자녀로 둔 어머니들의 눈물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의 삶이기에 우리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며 “이들은 아이들을 위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욕을 들어야 했고, 비협조적인 지자체에 항의하기 위해 찬 바닥에서 잠을 자야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투쟁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내포뉴스는 첫 번째 단체관람이 진행된 23일 오전 내포 메가박스를 찾았다. 영화 속 엄마들은 “아이와 같이 죽고 싶었다”,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라고 말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흔히 이야기하지만 아직 현실은 아니었던 것이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의 영어 제목은 ‘A Long Way to School’이다. ‘Long’이란 단어가 더해진 의미를 영화를 보고나니 깨달을 수 있었다.

‘학교 가는 길’의 러닝타임은 99분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99분이라고 자신한다. 자녀들과 함께 꼭 한 번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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