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에… 귀신이 있다
모든 것들에… 귀신이 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7.30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납량특집 공포영화Ⅱ] 랑종
대 이은 무당 ‘님’… 조카 ‘밍’의 이상증세
다큐멘터리 촬영 팀이 담은 이상한 일들…
영화 ‘랑종’ 중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캡처
영화 ‘랑종’ 중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캡처

덥다. 그러다보니 짜증도 더 난다. 게다가 마스크까지 쓰고 다녀야 하니 더 덥고, 더 짜증난다. 날씨를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코로나19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릴 것 같지도 않다.

내포뉴스는 조금이나마 독자들을 돕고자 온몸이 오싹오싹하고,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는 공포영화 몇 편을 여름철 연재한다.

내포뉴스의 두 번째 픽(pick)은 지난 14일 개봉해 상영 중인 ‘랑종’이다. ‘랑종’은 태국어로 ‘무당’, ‘영매’를 뜻한다. 이 영화는 ‘추격자’, ‘곡성’ 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나홍진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고, ‘셔터’란 공포영화로 태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주목받았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인 이 영화는 태국 북동부의 한 시골 마을에서 시작된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란 다큐의 형식으로 허구의 상활을 실제처럼 가공한 것이다. 영화 ‘블레어 위치’나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이에 속한다.

영화 ‘랑종’의 줄거리는 이렇다. ‘님’은 가문의 대를 이어 바얀 신을 모시는 무당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형부의 장례식에 간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밍’의 이상 증세는 점점 심각해지고, 무당 취재를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 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그 가족들에게 벌어지는 현상을 담기 시작한다. 영화 ‘랑종’은 그 이상한 현상에 대한 기록이다.

네이버 영화 캡처
네이버 영화 캡처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인내심이다. 영화 ‘랑종’은 분명 페이크 다큐지만, 초반은 리얼 다큐처럼 잔잔히(?) 흘러간다. 만약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자책하며 일찌감치 극장을 나온 이가 있다면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다.

조금 단조롭게 진행되던 영화는 어느 순간 긴장감이 감돈다. 악령의 선택을 받은 ‘밍’은 점점 본래의 모습을 잃어간다. 엄마인 ‘노이’(님의 언니)는 간절히 기도하지만 헛수고일 뿐이다. 그러다 ‘밍’이 사라지고, ‘님’은 조금씩 그 실체에 접근하다.

진짜 영화는 퇴마의식 6일 전 ‘밍’의 집에 카메라가 설치되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퇴마의식의 그날로 다가서며 긴장감과 공포는 더해진다. 스포일러가 두려워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영화 ‘랑종’에 대한 감상평은 다양하다. 또 해석도 가지각색이다. 호평도 있고, 비평도 있다. 필자는 영화 ‘랑종’이 좋은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만든 공포영화라고 생각한다. 러닝타임 131분 내내 그렇지는 않았지만, 영화는 ‘확실히’ 무서웠다.

영화 초반 ‘이곳 사람들은 모든 것들에 귀신이 있다고 믿는다’란 말이 나온다. 그냥 흘려들었는데 곱씹게 된다. 요즘 극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띄어 앉기를 한다. 비어있는 옆자리, 진짜 아무도 없는지 잘 확인하며 영화를 관람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