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 직화구이, 특제 국수… “나누기에 좋은 음식”
숯불 직화구이, 특제 국수… “나누기에 좋은 음식”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8.13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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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게] 예산 ‘선사시대 꺼먹돼지’
색깔 있는 신 메뉴로 코로나19 불황 돌파
김동승 대표 “양돈 경험… 더 맛있는 고기”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선사시대 꺼먹돼지' 김동승 대표. 그는 '숯불직화구이' 메뉴를 선보이며 코로나19로 인해 발길이 끊긴 손님을 다시 끌어들이며 반등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선사시대 꺼먹돼지' 김동승 대표. 그는 코로나19 속에서 ‘숯불 직화구’ 메뉴로 돌파구를 찾았다. 사진=황동환 기자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선사시대 꺼먹돼지’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 속에서도 ‘숯불직화구이’ 메뉴를 선보이며 활로를 찾고 있다. 이 눈여겨봐야 할 식당 이름으로 쓰인 ‘꺼먹돼지’는 한 소녀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김동승 대표(67)는 “식당 이름을 고민할 때, 제 딸이 골라준 게 ‘꺼먹돼지’다. 그런데 고유명사는 특허출원이 안 된다는 규정 때문에 ‘선사시대’를 붙인 것”이라고 전했다. ‘선사시대’라는 이름의 또 다른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김 대표가 돈사를 운영했던 곳이기도 한 할아버지에게 유산으로 받은 예산군 봉산면 효교리 4000평의 땅에 고인돌로 추정되는 유적이 남아 있고, 자연스럽게 ‘선사시대’가 떠오른 것이다.

김 대표는 ‘양돈 경험을 살려 손님들에게 정말 맛있는 고기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1992년 효교리 양돈장 옆에 식당 문을 열었다. 이후 2000년 신평리로 이전했고, 2015년부터 ‘덕산 스파’ 인근으로 옮겨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식당이 잘 될 때는 충북 청주시에 직영점을 둔 적 있다.

김 대표는 2010~2015년 사이 최고 호황기를 누렸다. 꺼먹돼지 단일 메뉴로 하루 매출 1000만원을 올리던 때다. 그는 “TV광고와 청주시 영업용 택시에 광고를 부착해 100대가 청주시내를 다니며 식당을 알렸다”고 회고했다. 이어 “덕산 스파가 생긴 지 13년쯤 됐는데, 지금이야 휴대폰으로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지만 처음 오픈했을 당시엔 꺼먹돼지 식당이 이정표 역할을 했을 정도”라고 보탰다.

코로나19로 인해 덕산 스파 고객이 줄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도 줄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식당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이 코로나를 만났다면 바로 손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IMF도 견뎠고 하루 매출 1000만원을 내는 등 등락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며 “직원들에게 당장의 어려움만 보지 말라고 격려하며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숯불 직화구이’이고, 손님들이 즐겨 찾는 대표메뉴가 됐다. 김 대표는 “관광지다보니 주말에 주로 손님이 몰리고, (거리두기 한 상태로)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라고 전했다.

김 대표가 개발한 특제 면으로 요리한 사과비빔 국수와 동치미 국수 역시 이곳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대표 음식이 됐다. 밀가루를 기본으로 찰보리쌀·옥수수·7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감자가루 등으로 만든 면은 그가 1996년부터 수년간 중국과 일본을 탐방한 끝에 개발한 것으로 2000년 상품화에 성공했다. 국수로 유명한 예산국수 사장이 이렇게 만들면 단가가 맞질 않아 만들 수 없다고 인정한 국수라고 한다.

그는 “밀가루가 소화가 잘 안 돼 면을 기피하는 분들도 내가 만든 국수는 편하게 먹을 수 있다”며 “숯불 직화구이와 함께 먹기에 좋은 음식”이라고 추천했다.

김 대표는 교회 장로였던 할아버지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베푸는 모습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예산군 노인복지회관 어르신들에게 8년 동안 매월 식사 대접을 하고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누적금액 1800만원에 달한다. 식당 출입문에 덕산면이 선정한 ‘지역나눔의 집’ 스티커가 그 정성을 증명하고 있다.

예산군 덕산면에 있는 ‘선사시대 꺼먹돼지’는 84평에 30개의 테이블이 있다. 코로나19만 아니라면 115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규모다. 이곳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영업하며, 매주 화요일은 문을 닫는다.

김동승 대표가 직접 개발해 상품화에 성공한 사과비빔국수와 동치미국수. '선사시대 꺼먹돼지'의 대표 음식이 됐다. 그는 면 개발을 위해 1996년부터 수년간 중국, 일본을 탐방하기도 했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동승 대표는 국수 면을 직접 만든다. 그는 면 개발을 위해 수년간 중국, 일본을 탐방하기도 했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동승 대표가 직접 개발해 상품화에 성공한 사과비빔국수와 동치미국수. '선사시대 꺼먹돼지'의 대표 음식이 됐다. 그는 면 개발을 위해 1996년부터 수년간 중국, 일본을 탐방하기도 했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동승 대표가 직접 개발한 특제면으로 상품화에 성공한 사과비빔국수와 동치미국수. 사진=황동환 기자
충남 예산군 덕산 스파 인근에 위치한 '선사시대 꺼먹돼지' 식당 전경. 사진=황동환 기자
덕산면은 '선사시대 꺼먹돼지' 식당을 '우리동네 나눔가게'로 선정했다. 사진=황동환 기자
충남 예산군 덕산 스파 인근에 위치한 '선사시대 꺼먹돼지' 식당 전경. 사진=황동환 기자
예산군 덕산 스파 인근에 위치한 '선사시대 꺼먹돼지' 식당 입구. 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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