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보다, 추억을 담다
그림을 보다, 추억을 담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8.31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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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음커뮤니케이션아트 강서한 대표
속동전망대 갤러리 짙은서 9월 7~30일 전시회
9월 7~30일 속동전망대 갤러리 짙은에서 전시회를 여는 강서한 대표. 미리 소개한 작품들이 그의 왼편에 보인다. 사진=노진호 기자
9월 7~30일 속동전망대 갤러리 짙은에서 전시회를 여는 강서한 대표. 미리 소개한 작품들이 그의 왼편에 보인다. 사진=노진호 기자

누구에게나 추억은 있고, 그와 관련된 장소가 있다. 그곳은 시골집이기도 하고, 학교일 때도 있으며 가끔은 어느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이기도 하다. 추억의 장소들은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는 곳도 있지만, 꿈에서나 회상 속에서만 가능한 그런 곳도 있다.

가을로 접어드는 천수만 한울마루 속동전망대의 ‘갤러리 짙은(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689)’에 추억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이음커뮤니케이션아트 강서한 대표(46)는 9월 7~30일 이곳에서 전시회를 펼친다. 그는 지난해 연말 홍주읍성 일원과 올봄 광천에서 진행한 어반드로잉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작품 4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차례의 프로젝트는 홍성군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추진단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강 대표는 “두 차례의 어반드로잉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린 것으로, 홍주읍성이 30점, 광천이 10점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봄 광천에서 활동할 때 어떤 참가자가 본인 그림에 ‘생애 첫 작품’이라고 서명하는 것을 봤다. 매우 인상 깊었고, 보람이 컸다”며 “나와 40여명의 참가자들이 그렇듯 지역에도 의미 있는 활동이 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실 강 대표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4월 ‘짙은’에서의 전시를 앞두고 전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시 예정 작품 몇 점을 엿보기로 했다.

그가 추천한 첫 번째 작품은 자목련이 눈에 확 들어왔다. 강 대표는 “광천 원촌마을 안쪽에는 폐교가 있고 그 옆에 산이 있는데 그 꼭대기에 있는 집”이라며 “지난 3월 말이나 4월 초쯤이었는데 흐드러지게 핀 자목련에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함석집이었고, 작은 닭장도 있었다. 사진으로 담아와 그림으로 옮겼다”고 더했다.

두 번째 소개 작품도 같은 광천 원촌마을에서 탄생했다. 그는 “원촌마을 폐교 인근의 집인데 작은 삼거리에 맞닿은 곳”이라며 “울타리의 무성한 나무와 도로반사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마치 저 집에 가면 뭔가 다른 차원으로 이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전한 세 번째 작품은 홍주읍성 근처였다. 강 대표는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이곳은 홍주읍성 북문 쪽이다. 나도 잘 모르던 동네였는데 서민들의 삶이 잘 보이는 것 같았다”며 “어릴 적 살던 시골마을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소개한 작품은 적산가옥 인근이었다.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에서 나올 법한 동네였다.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을 듣고 강 대표의 어반드로잉 작품이 처음 봐도 낯설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됐다. ‘원령공주’나 ‘이웃집 토토로’ 등과 같은 작품에서 본 배경들과 비슷한 톤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 대표는 “이 만화 배경과 같은 방식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반드로잉 프로젝트의 목적은 이 지역을 아카이빙(기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정확하고 비슷하게 남기려 했다. 누가 봐도 ‘아, 거기구나’ 할 수 있게 말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강서한 대표는 “요즘 어느 도시를 가면 잘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곳을 주로 가게 되는 것 같다”며 “내 그림들은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이 많다. 향수를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 지역에는 좀 낡았어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 잘 보전해서 가꿔놓길 바란다”고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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