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도 화려한… 옛 기와의 세계
어둡고도 화려한… 옛 기와의 세계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11.01 08: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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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일 홍주문화회관서 특별전
‘미리 본’ 화가 이상벽의 세계는…
11~17일 홍주문화회관에서 ‘옛 기와 아트 특별전’을 펼치는 이상벽 선생의 작품. 인유어스타 제공
11~17일 홍주문화회관에서 ‘옛 기와 아트 특별전’을 펼치는 이상벽 선생의 작품. 인유어스타 제공

화가의 시간을 그리고 있는 방송인 이상벽은 오는 11~17일 홍주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옛 기와 아트 특별전’을 펼친다.

내포뉴스의 문화 프로젝트의 일환인 이번 전시를 찾아줄 관객들을 위해 그의 작품세계를 ‘미리, 살짝’ 공개한다.

먼저 볼 작품은 ‘닭’이다. 십이지(十二支) 중 하나인 닭(酉)은 사람들과 매우 친밀한 동물이며, 가장 많이 사육되는 가금(家禽)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에서는 닭에 대해 몸이 허한 것을 보하고 독을 없앤다고 했고, 조상들은 닭의 울음소리가 귀신을 쫓는 벽사의 힘이 있다고 믿었다.

이상벽 선생은 “옛 기와 자체가 이끼와 진흙 등을 재료로 수 백 년 동안 스스로 문양을 새긴다. 그 오랜 세월의 흔적 위에 가필(加筆)을 하는 것”이라며 “흙으로 돌아가기 직전의 기와에 마지막 불꽃이 될 예술성을 가미하는 것이다. 그만큼 조심스럽지만, 서로에게 다행스러운 기회라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엔 추억과 흔적 등에 집중해 몽환적 분위기의 작품들이 많았다. 닭도 한동안 많이 그린 대상”이라며 “특히 닭은 아침을 여는 상서로운 동물이고 역동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작품은 ‘꽃’이다. 이상벽 선생이 그리는 꽃은 어떤 특정 식물이 아닌 상상 속 그것이라고 한다.

이상벽 선생은 “꽃을 선택했을 때 나비는 불가분이다. 꽃은 비구상 내지 추상으로 그리지만 나비는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너무 비구상 쪽으로 가면 관객과의 거리가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요즘 내가 그리는 꽃은 매우 화려하고 색감이 유혹적이다. 꼭 옛 기와라고해서 지난 시절만을 담는 게 아니라 전성기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화지 같이 하얀 바탕에 그림을 그릴 때는 초록-보라 같은 극보색을 잘 안 쓰고 활용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기와의 어두운 바탕이 오히려 그런 것을 잘 받아들이게 한다”고 부연했다.

이상벽 선생은 “기와의 표면은 왜곡돼 시선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진다. 또 표면도 거칠고, 화폭도 3호 정도(가로 27.3㎝×세로 16~22㎝)에 불과해 세필(細筆)을 다뤄야 한다”며 “가끔은 쭉쭉 강한 필력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생기지만 기와에선 어렵다. 그래서 2~3점 연작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상벽 선생은 “세월을 오롯이 품은 옛 기와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가끔은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것도 있지만 그런 게 오히려 매력”이라며 “이번 전시는 오랜 세월과 지금을 사는 이상벽의 만남이다. 여러분도 분명 그 멋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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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2021-11-02 12:04:31
아름다운 전시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