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희망 찾기, 충남은 가능합니다!
농촌 희망 찾기, 충남은 가능합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12.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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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사회혁신센터, 11월 30일 밝맑도서관서 포럼 개최
‘충남 농어산촌의 진화 모델’ 주제로 전문가 4인 발표
충남사회혁신센터 박주로 센터장이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충남사회혁신센터 박주로 센터장이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우리 농촌의 희망을 찾기 위한 자리가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펼쳐졌다.

충남사회혁신센터(센터장 박주로)는 지난 11월 30일 오후 이곳에서 ‘충남사회혁신포럼 - 충남만 가능한 일’의 첫 장을 열었다. 차가운 겨울비가 내린 날이었지만, 현장은 안전을 위한 거리만을 빼놓곤 열정으로 가득했다.

충남사회혁신센터 박주로 센터장은 포럼 시작에 앞서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진행도 검토했지만 오프라인으로 하기로 한 건 새로운 ‘관계’ 형성을 위한 결정”이라며 “도내 모든 곳에서 실제로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농어산촌의 진화 모델’을 테마로 한 이날 포럼은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박두호 천안공동체네트워크 함께이룸 이사장, 정민철 장곡면 젊은협업농장 상임이사가 발표자로 나섰다. 이날 포럼은 센터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 됐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건 ‘골목길 경제학자’로 유명한 모종린 교수였다. 그는 ‘로컬 콘텐츠 시대의 지역혁신 인재 육성’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꺼냈다.

모 교수는 “코로나 이후 ‘동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유의 문화가 있는 좋은 동네가 되려면 ‘직·주·락(Work·Live·Play)’이 일치해야 한다. 골목상권이 들어서면 동네가 브랜드화 되고, 체류 인프라를 통해 창조 커뮤니티가 생긴다”며 “홍동마을은 그런 ‘로컬’을 대표하는 성지이며, 그 근간은 교육공동체(풀무학교)”라고 말했다.

그는 골목상권의 모델로 예술가마을, 카페거리, 한옥마을, 상권개발, 로컬콘텐츠, 청년공동체, 시민자산화 등을 설명한 후 “로컬 콘텐츠 기획은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상업자원 등의 연결이 중요하다. ‘로컬 상생’이 키워드”라며 “가게 하나하나는 대기업을 못 이기지만, 동네가 하나로 뭉치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 교수는 공간과 커뮤니티, 콘텐츠 기획 등을 가르치는 ‘장인대학’의 필요성을 언급한 후 “로컬의 기회는 늘고 있지만 아직 그걸 찾으려 하는 사람은 적다. 홍동마을이 전국으로 퍼지면 희망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발표자는 로컬 청년 관련 연구를 폭넓게 수행하고 있는 조희정 전임연구원으로, ‘지역가치창업 시대, 농촌의 진화’를 주제로 선택했다. 그는 “경제 침체와 지역 소멸 등의 위기 속에서 ‘로컬’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있다”며 “로컬 창업의 유형은 공간재생, 생태환경 강조, 목적체류, 지역미디어, 지역F&B, 문제해결, 지역자원 발굴, 주민조합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조 연구원은 농업 부문 창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상품개선형으로 영월의 ‘그래도팜’의 예를 들며 “결과로서의 특산물이 아닌 과정 중심 스토리텔링과 환경가치 강조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파생형으로 진주의 ‘힙토’를 거론하며 “이곳 사람들은 농부이며 작가이고 콘텐츠 제작자”라고 전했다.

조 연구원은 농업가치창조형은 괴산의 ‘뭐하농’을, 결합사업형으로 평창의 ‘와우미탄’을 들며 다른 영역과의 연결을 통한 농업가치 회복과 지역연계 투어리즘 등을 강조했다.

그는 “창업 후 정착까지 보통 3년이 걸리는데 정부 사업은 대개 1년이다. 거기에 맞춘 준비도 필요하지만 지원방식도 변화해야 한다”며 “주체와 방식에 모두 문제가 있다. 사람을 소진시키는 게 아니라 남기는 비즈니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세 번째 발표자는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귀농한 박두호 천안공동체네트워크 함께이룸 이사장이었다. 그의 주제는 ‘우리가 원하는 농촌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였다.

박 이사장은 “지금까지 농촌은 국가자립경제의 근간으로 최대한 많은 농산물을 생산해야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나의 살던 고향이 헐벗고 늙은 시골이 되며 사람과 자원은 도시로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수준이 올라가며 자연환경재와 경관재에 대한 소비 욕구가 늘고, 기술 발전으로 원래 자연이 쓰던 공간을 돌려줄 수 있게 됐다”며 “농업이 아닌 농촌이란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농민은 정부를 대신해 농촌 공간을 가꾸는 기능인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스위스의 직접지불제도에 대해 설명한 박 이사장은 “스위스의 직불금 규모는 한국의 10배고, 전체 농정예산의 77%에 달한다”며 “인센티브 시스템이 생겨야 청년들이 농촌으로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건 정민철 장곡면 젊은협업농장 상임이사로, ‘협동조합 젊은협업농장 사례를 중심으로’란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장곡면의 인구는 2919명(2020년 기준)으로 감소했다. 인구 증가를 말하지만, 장곡면은 면적은 서울 구(區) 2개 정도다.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하려면 89만여명이 필요한 것”이라며 “인구 저밀도화 구조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홍동 역시 저밀도 구조지만 잘 돌아가고 있다. 이곳이 특별한 곳이라고 여기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학습’이 지속된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며 “젊은협업농장에선 지역사회관계망과 농촌생활, 농촌현장 등을 가르쳐 내보낸다. 농업 활동 속엔 지역사회활동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곡면 돌봄 네트워크와 홍동-장곡 지역기반 학습체계(안), 장곡오누이회관과 홍동밝맑도서관 등에서 이뤄지는 평민마을학교 등을 설명한 후 “농업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로컬’을 완결적 구조로 만든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 발표자로 나선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 발표자로 나선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 발표자로 나선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 발표자로 나선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 발표자로 나선 박두호 천안공동체네트워크 함께이룸 이사장.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 발표자로 나선 박두호 천안공동체네트워크 함께이룸 이사장.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 발표자로 나선 정민철 젊은협업농장 상임이사.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달 30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충남만 가능한 일’ 포럼 발표자로 나선 정민철 젊은협업농장 상임이사. 사진=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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