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살리는 장어… 원칙은 신선함
사람도 살리는 장어… 원칙은 신선함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2.04.08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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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게] 홍성 ‘나루터’
표경식‧강희영 부부, 월산리에 2018년 개업
생물장어 요리만 고집… “사전 예약은 필수”
살아있는 장어로만 요리하기 때문에 음식 준비시간이 긴 탓에 사전 예약 손님만 받고 있는 홍성읍 월산리에 위치한 장어 요리집 '나루터' 대표 표경식강, 희영 부부. 사진=황동환 기자
살아있는 장어로만 요리하기 때문에 사전 예약 손님만 받고 있는 홍성읍 월산리에 위치한 장어 요리집 '나루터' 대표 표경식-강희영 부부.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군의 법조타운인 홍성읍 월산리에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온 손님은 없다’는 맛집이 있다.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걸어서 100m 정도에 있는 장어 요리집 ‘나루터’가 그 주인공이다.

표경식‧강희영 부부가 운영하는 ‘나루터’는 2018년 개업 이래 철저하게 예약 손님 위주로 운영한다. 이유가 있다. ‘생물장어’로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표 대표는 “주문과 함께 수족관에 살아있는 장어를 잡아 요리를 시작하는데, 40분쯤 소요된다”며 “어쩌다 예약 없이 식당을 찾는 손님은 기다리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기다리다 못해 그냥 가는 손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미리잡거나, 냉동 보관한 장어는 식감 자체가 다르다. 우린 신선함을 원칙으로 하기에 반드시 살아있는 장어로 만든 요리만을 제공한다”며 “장어 마니아들은 잘 안다”고 더했다.

식당 내부는 전통한옥 분위기다. 한쪽에 설치해 놓은 꽃 장식이 마치 흐드러지게 핀 벚꽃 속에 있는 듯하다. 표경식‧강희영 부부는 하루에 다섯 팀 정도 받는다고 한다. 식당 룸 개수와도 일치한다. 부부는 “홀에도 식탁이 있지만 손님들을 정성껏 모시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나루터’가 생물장어 요리를 고집하는 까닭은 표 대표의 부모님이 1972년부터 지금까지 부여에서 운영 중인 같은 이름의 장어 식당의 영향이다. 며느리 강희영 씨가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장어 양념장과 물김치 역시 다른 장어 집과 뚜렷이 구별되는 요소다.

표경식‧강희영 부부가 홍성으로 거처를 옮긴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처음부터 식당을 운영할 생각은 아니었다. 응급구조사인 강희영 씨는 2012년 말 홍성으로 이주하면서 남편이 응급구조대 지부장을 맡으며 부부가 사설 앰블렌스 일을 했다. 홍성지역 응급환자들을 상급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이다.

예상 밖의 식당 운영이었지만, 지금은 보람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강 씨는 “어느 날 손님이 장어가 자신을 살렸다고 해 어떤 사연인지 물었더니, 사고로 건강을 잃은 그분이 장어 덕분에 건강을 회복했다는 것”이라며 “식당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응급구조사 일과 다를 것이 없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고, 식당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가격은 1㎏ 정량(큰 장어 2마리)에 11만 5000원으로 2~3명이 즐길 수 있다.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새우탕도 중간에 제공된다. 영업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보통 주말에도 식당 문을 연다. 포장도 가능하며, 사전 예약은 필수다.

부부는 “홍성의 최고 장어요리 집이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식당으로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돈을 벌기 위한 장사보다는 장인의 마음으로 명품 나루터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장어 식당 '나루터' 입구 옆 수족관에서 펄펄 뛰는 장어를 꺼내보여주는 표경식 대표. 사진=황동환 기자
장어 식당 '나루터' 입구 옆 수족관에서 펄펄 뛰는 장어를 꺼내보여주는 표경식 대표. 사진=황동환 기자
식당 안 5개 방 중 하나. 전통 한옥 양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진=황동환 기자
식당 안 5개 방 중 하나. 전통 한옥 양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진=황동환 기자
'나루터' 홀 전경. 사진=황동환 기자
'나루터' 홀 전경. 사진=황동환 기자
'나루터' 홀 전경. 사진=황동환 기자
'나루터' 홀 전경. 사진=황동환 기자
간판에 적힌 1972년 표경식 대표의 부모님이 부여에서 장어 식당을 시작한 해를 의미한다. 2018년에 홍성에서 개업한 '나루터'의 역사를 말해준다. 사진=황동환 기자
간판에 적힌 1972년 표경식 대표의 부모님이 부여에서 장어 식당을 시작한 해를 의미한다. 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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