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화 부의장, 5선 의정비결은 ‘청렴’
이종화 부의장, 5선 의정비결은 ‘청렴’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07.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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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부의장실에서 기자와 인터뷰하는 이종화 부의장.
충남도의회 부의장실에서 기자와 인터뷰하는 이종화 부의장.

충남도의회 이종화(자유한국당·홍성2) 부의장은 기초의원 2선, 광역의원 3선, 무려 5선의 경륜으로 지금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11일 오후 충남도의회 부의장실에서 마주앉자마자 이 부의장은 기자에게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초선 홍성군의원 시절 겪었던 일화 한 토막을 꺼냈다.

“4대 군의원으로 처음 의정활동을 시작할 무렵 의원들이 연수를 떠나려고 하는데 간부 공무원들이 봉투를 갖고 의회를 찾아왔어요. 뭐냐고 물으니 공무원들이 조금씩 의원님들 연수 잘 다녀오라고 찬조한다고 그래요.”

당시 이 의원은 결코 받아서는 안 된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그때 홍성군의회에는 상임위원회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가장 어린 초선의원으로서 총무를 맡고 있었어요. 도로 가져가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냥 놓고 갔더라고요. 봉투를 살펴보니 부군수 50만원, 기획실장 40만원, 과장 30만원씩 이렇게 들어 있었어요.”

이 의원은 이것을 받아야 할 것인지 의원들끼리도 찬반논쟁을 했다고 한다. 
“그때 의원들은 다 반대를 했어요. 초선 6명, 재삼사선 6명이었는데 끝내 거부했습니다. 그때부터 집행부 공무원들이 의원들에게 봉투를 주는 관행이 없어졌습니다. 만일 그때 받아서 썼다면 7년 후에 우리도 크게 문제가 됐겠죠.”

결국 그 돈은 깨끗한 돈이 아니었다는 것이 2009년 ‘홍성군청 납품비리 사건’으로 온 천하에 드러났다. 당시 검찰은 각 과나 읍·면별로 복사용지 구입비를 부풀려 업자에게 군청 재무과에 청구하도록 해 실제 구매한 물품값의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공무원들이 5년간 7억 원을 횡령했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 연루된 공무원도 108명으로 전체 공무원 677명 중 16%를 차지해 세상을 깜작 놀라게 했다.

“만일 그때 공무원들이 주는 봉투를 받았더라면 그 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도 조사를 받게 되었을 거예요. 그 돈을 어떻게 썼느냐고 용도를 물으면 의원들에게도 줬다고 하지 않았겠어요.”

그때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치지 않았더라면 그가 오늘 이 자리에 있었을까? 이 부의장은 지금도 청렴을 제일 덕목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지난 5월 자랑스런 시민대상을 받고 있는 이종화 부의장
지난 5월 자랑스런 대한민국시민대상을 받고 있는 이종화 부의장

지금 자유한국당 예산·홍성지역은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다. 내년 봄에는 총선도 있다. 이 부의장이 5선 지방의원으로서 욕심을 낼 만한 자리 같은데 그는 좀처럼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3선의 홍문표 국회의원이 한국당 지도부로부터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탈당하고 인적쇄신 대상이 되어 있기 때문에 참신한 인물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지방의회에서 경력을 쌓으며 지역에서 기반을 다진 이 부의장으로서는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데 그는 자중하고 있다. 그래도 홍 의원이 지역을 위해 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는 지역구 주민들이 충남도의원으로서 도 살림 잘 하라고 선택해 주셨습니다. 1년 남짓 하다가 내던지고 총선에 나간다면 주민들이 어떻게 보겠습니까? 제가 정치를 계속 하면서 모셨던 홍 의원님이 계십니다. 현재 당협위원장은 아니지만 내년 총선을 준비하십니다.”

이 부의장은 오랫동안 홍 의원을 모시며 한 가족처럼 생활해 왔다며 자신이 욕심내는 것은 도리가 아니고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도의원으로서 역할에 전념하는 것 외에는 결코 한눈팔고 싶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예산·홍성지역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은데 홍문표 의원이 4선을 할 수 있을까? 이 부의장은 이렇게 단언했다.

지난 4월 23일 충남아이키움뜰 개원식에서 축사하는 이종화 부의장
지난 4월 23일 충남아이키움뜰 개원식에서 축사하는 이종화 부의장

“그분이 내년 총선에 다시 나가게 될 것입니다. 홍성·예산에서는 자유한국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인지도가 제일 높습니다. 어떤 분은 그분이 그 동안 뭘 했냐고 하십니다. 홍 의원님은 우리 지역에 국책사업을 가장 많이 갖고 온 분입니다. 지역의 일은 군수가 하지만 홍 의원님은 국정을 돌보면서 서해선 복선전철, 장항선 복선화사업, 수도권전철 연장. 제2의 서해안고속도로 등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예산 출렁다리도 홍 의원님이 국비를 확보해 줬습니다. 나름대로 그분은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의장은 4선이 갖는 정치적 파워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정치인들은 선수도 중요합니다. 충남도에서도 선수가 높은 도의원들에게 집행부 실·국장들이 지역예산을 많이 챙겨줍니다. 물론 제게도 많이 생각해 주지요. 홍 의원님도 선수가 높아지면 홍성·예산에 필요한 예산을 많이 챙겨올 것입니다.”

단지 그는 이번 11대 도의원 임기가 끝나면 다른 일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말을 했다. 3년 후 2022년 지방선거에 홍성군수로 도전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미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군수로 출마했던 적이 있다. 당시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나갔지만 당내 경선에서 져 본선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2012년 도의원 보궐선거에 나가 당선됐다. 9대 충남도의원으로서 2년간 잔여임기를 채우고 나서 10대와 11대에도 연이어 당선됐다. 2022년은 같은 자유한국당의 김석환 현 군수가 3선을 마감하는 해로 이 부의장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가 군수가 되면 홍성군 공직사회를 바꿔보고 싶습니다. 도청 수부도시로서 정주여건이 좋은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친환경 도청 수부도시로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게 할 것입니다. 제가 군의원을 할 때도 그런 식으로 건의를 많이 했습니다. 홍성에 건물을 지을 때 한 업체에 맡겨 성냥갑처럼 만드는 것보다 다양한 디자인의 건물을 세울 수 있게 했습니다. 당시 광천읍행정복합센터도 공모를 하게 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공모라는 게 없었습니다. 공모를 통해 전문가들이 심사해 선정된 디자인으로 설계를 해 지금 청사를 지었습니다. 이응노 생가와 홍주성역사관도 그런 공모제의 산물입니다.”

지난 5월 17일 충남도의회 제311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하는 이종화 부의장
지난 5월 17일 충남도의회 제311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하는 이종화 부의장

이 부의장은 광천에서 태어나 덕명초, 광흥중을 졸업하고 홍성고에 2학년까지 다니다가 도중에 서울 중동고로 전학 가 졸업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다녔던 덕명초교와 광흥중학교가 올해 3월 문을 닫았다. 광천읍의 급격한 쇠퇴와 함께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러나 100여 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모교 덕명초교 만큼은 현재 살아남은 광천초교의 교명에 반영해 역사성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 문제 때문에 구성된 위원회가 내놓을 최선의 안을 기대했다. 서울 중동고는 정치인을 많이 배출했는데 현역 국회의원만 동문 부인까지 포함해 10명을 배출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이 부의장과 같은 시기에 같이 공부했던 중동고 동문으로 지금도 견제의 대상이지만 도정을 함께 고민하며 긴밀히 협력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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