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의 집 입주예술가들 ‘첫인사’… 기대해도 좋습니다
이응노의 집 입주예술가들 ‘첫인사’… 기대해도 좋습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3.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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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기 5명 ‘주민과의 만남’ 행사
지역과 펼칠 작업방식 소개 눈길
14일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기 입주예술가 주민과의 만남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14일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기 입주예술가 주민과의 만남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들이 지역민들에게 첫인사를 건넸다.

홍성군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이하 이응노의 집)은 지난 14일 ‘이응노의 집 입주예술가 주민과의 만남’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응노 마을 주민들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관계자, 홍성군 문화예술팀 등이 함께했다.

이날 제6기 입주예술가들은 정성껏 준비한 발표 자료를 화면에 띄우며 자기소개를 했다.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넨 건 임동현 작가(컨테이너 1스튜디오)였다. 자신을 ‘사회적 관계를 주제로 한 예술배달부’라고 소개한 임 작가는 “예술 배달이란 작품과 등장인물 그리고 관객을 엮어주는 일”이라며 대학 청소 노동자들과 협업한 ‘가치 밥상 나누기’,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한 ‘예술 밥상 차리기’ 등 지난 작업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술 배달이란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임 작가는 “홍성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작가가 되는 과정을 만들어 내고 싶다”며 “‘개인이 부각되는 함께를 위해’가 콘셉트다. 더 많은 협력과 더 좋은 공존 방식 등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서 등장한 김혜원 작가(한옥 1실)는 ‘기록과 영상’을 중심으로 작업한다. 그는 “의미 있다(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만 다루는 기존 기록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거기에서 배제된 사람들과 그 일상적 기록을 중심으로 작업한다”고 설명한 후 서울 재개발 지역에 대한 기록과 다양한 집회 현장 침투(?) 경력 등을 더했다.

김 작가는 “영상 위주로 하다 조형물도 만들게 됐다. 조형물은 바라보는 것을 넘어 소통한다는 의미다. 발화자의 이야기가 그림이 되고 조형물이 되는 것”이라며 “홍성주민들과도 함께 만들며 그 시너지를 실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를 담당하는 정보경 학예연구사는 “김 작가의 작업에서 작가의 몫은 50%다. 나머지 절반은 주민이 함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 번째 발표는 김영봉 작가(컨테이너 2스튜디오)가 나섰다. 그는 작품 이미지 자료를 중심으로 상견례를 꾸몄다.

김 작가는 “방치된 곳이나 버려진 것의 쓸모를 다시 찾는 작업을 한다”며 “내 작업은 세련된 기술보단 몸과 손을 쓰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성에서는 개인이 아닌 지역 공동체와 협업하려고 한다”며 기둥만 남아 있던 동네 정자를 주민들과 함께 수집한 버려진 재료들로 재탄생 시킨 작업을 예로 들었다. 이어 “버려진 것의 쓸모를 찾는 게 내 역할이고, 작품을 만들어 내는 건 주민들”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장은경 작가(한옥 2실)가 무대에 섰다. 장 작가는 가장 최근 광명시에서 진행한 작업을 소개하며 “9인의 이야기를 9개의 모뉴먼트(기념 건조물)로 설치했다. 그와 관련한 소설책(빛나고 밝은)도 내고 보물찾기 같은 투어를 할 수 있는 어플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장 작가가 모뉴먼트 투어 QR코드를 화면에 띄우자 동시에 휴대전화를 꺼내 여행을 떠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공간에 관심이 많다. 그 빛과 영광이 사그라진 곳에서 유물발굴을 한다”며 “유물발굴이라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수집과 기록은 그 지역을 밝혔던 사람들과 그 역사에 대한 가상의 모뉴먼트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 작가는 “홍성에는 ‘고고학자 장은’이란 ‘부캐’로 활동할 것이다. 홍성은 역사와 문화·자연이 풍성하지만, 인지도는 부족하다. 그런 것들을 재발굴하고 싶은 것”이라며 “여러분의 삶을 발굴할 때 협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서해근 작가(컨테이너 3스튜디오)는 “환경파괴에 대한 관심이 전쟁 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내 작업은 대표적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전쟁 무기의 껍데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군 복무 시절 산에서 바위에 붙은 엄청나게 큰 뱀의 허물을 보고 공포를 느꼈다. 그 공포가 지금의 작업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 작가는 2016년 독일 베를린에서 펼친 ‘우리 작품이 되어 만나요’라는 작업을 소개하며 “사람들에게 작품의 주재료인 종이를 기부받았다. 그렇게 20m 크기의 전투기를 완성했다”며 “무기뿐 아니라 프로젝트에 따라 시계와 마스크, 고래 등 다양한 것들을 만든다”고 말했다.

서 작가는 “홍성에서는 ‘우리 작품이 되어 끝없이 만나요’란 주제로 ‘영상커뮤니티플랫폼’에 도전할 것”이라며 “쓰지 않는 휴대전화를 모아 영상을 구현하고, 온라인으로도 연결되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응노의 집 제6기 입주예술가들의 첫인사에 앞서 홍성의 문화예술단체를 작가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도 있었다.

모영선 홍성문화도시센터장(홍성군 문화특화사업단장)은 “홍성은 민관 거버넌스가 활성화된 곳으로 ‘홍성통’이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 속에 ‘문화통’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문화통’ 운영위원회는 △홍성문화도시센터 △홍성군 문화관광과 △홍성지역협력네트워크 △홍성청년들 잇슈 △이응노의 집 △홍성예총 △별의별 공방 등에 소속된 38명으로 구성됐다.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임동현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임동현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김혜원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김혜원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김영봉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김영봉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장은경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장은경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서해근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중 서해근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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