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권 변호사, 3년간 민주당 험지를 옥토로 가꿔
강희권 변호사, 3년간 민주당 험지를 옥토로 가꿔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08.13 14:3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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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홍성지역위원장 맡아 두꺼운 콘크리트 보수층 균열낸 사나이
강희권 변호사는 지금 계급장 없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변론활동을 하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강희권 변호사는 지금 계급장 없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변론활동을 하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2016년 3월 1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충청도에서도 험지 중에 험지로 분류되는 예산·홍성군지역 제20대 국회의원후보로 40대 변호사를 전략공천했다. 강희권 변호사로 그는 1968년 예산에서 태어나 금오초교, 예산중, 예산고를 나온 지역 출신 인재였지만 아직 정치경험이 전무한 무명의 신인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그 동안 새누리당이 독점해온 보수의 텃밭을 갈아엎고 새 바람을 일으키도록 패기로 무장한 젊은 율사를 선택했다.

■첫선거 낙선했지만 의미있는 득표율

정작 그는 24.09%의 득표율로 3등을 했다. 당시 총선에서 정부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홍문표 후보가 42.47%의 득표율로 1등을 해 국회의원 3선에 성공했다. 그 뒤를 이어 친박 성향의 양희권 무소속후보가 26.27%로 강 후보보다 2% 앞선 2위를 했다. 1~2등을 한 보수성향의 두 후보의 표를 합치면 무려 70%를 차지한다. 

거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굳어진 예산·홍성의 높은 보수의 벽을 확인해야 했지만 강 후보로서는 가능성도 발견했다. 민주당의 간판을 달고 4분의 1의 민심을 얻은 것은 그가 일으킨 새로운 바람에 대한 효과가 분명했다. 그것은 두꺼운 보수의 콘크리트 층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징조였다. 그것도 총선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명의 젊은 변호사가 뒤늦게 공천을 받고 뛰어다닌 결과로서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그 후 2년이 지난 2018년 6월 그가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맡아 처음 치른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혁혁한 성과로 이어졌다. 예산·홍성에서 도의원 2명, 군의원 10명을 배출했다. 특히 홍성군수선거에서는 민주당 여성후보로 공천을 받았던 최선경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자유한국당 김석환 후보에게 3% 차이로 석패하는 등 선전을 했다. 지금도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기세는 꺾일 줄 몰라 내년 제21대 총선에서는 해볼만 한 약속의 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악재가 발생했다. 그 동안 진보의 황무지였던 지역을 묵묵히 가꾸며 옥토로 바꿨던 강희권 예산·홍성지역위원장이 올해 5월 뚜렷한 이유 없이 해임된 것이다. 그 후 민주당 중앙당에서는 그를 대신할 위원장 공모를 해 3명의 지원을 받았지만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최근 일부 지역언론에서 이번 공모에 직접 지원하지 않은 인사가 지역위원장으로 내정됐다고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추측일 뿐 여전히 공석이다. 

이제 아무 계급장 없이 평당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 강희권 변호사는 홍성읍 월산리 법원 앞에서 변호사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내포뉴스는 7일 오후 강희권법률사무소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지역위원장 복직 별 의미 없어

-지역위원장 직에서 해임된 뒤 당에 대해 섭섭한 감정이 많았을 것 같은데.
"당에 대해 섭섭한 마음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당에서 판정한 일에 대해 내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지금은 지역위원장이었을 때 못했던 일을 하면서 내년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지역위원장을 맡아 처음 치른 지방선거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음에도 군수를 당선시키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닌가?
"그것은 아니다." 

-최근 지역에서 입당한 865명의 민주당 신입당원들이 강희권 위원장의 복직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했는데 중앙당에서 정상 참작을 할 기미가 있나?
"지금 나의 위원장 복직이 중요하지 않다. 내년에 총선후보가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지 나는 위원장 복직이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신입당원들은 그 점에 대해 잘 모르니까 나를 지지하기 위해 그런 요구를 한 것 같다. 내가 그렇게 하라고 결코 부추기지도 않았다."

-일부 지역언론에서 이 지역위원장으로 구체적으로 실명이 거론되는 인사가 있던데.
"내가 알기로는 8월이 다 지나가고 있는데 지역위원장을 정할 이유가 없다. 총선이 몇 개월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 지역위원장을 선임할 필요성이 없다. 어차피 내년 총선후보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 지금 위원장을 정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현역의원들도 다 경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원외 위원장을 다시 맡든 안 맡든 그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 당에서 우리 지역구는 위원장 자리를 비워둘 것으로 본다."

-그러면 홍성·예산지역 당원관리는 누가 하나?
"내가 지난 3년 동안 했으니까 나름대로 하고 있다. 공식적인 기구만 없는 것이지 비공식적으로 내가 관리한다."

-중앙당에서 내년 총선에 상대할 후보가 누가 나와도 당신이 약하다고 보고 위원장에서 해임한 것 아닌가?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나도 당선되기 전까지는 항상 그런 말을 듣게 될 것이다. 도전자 입장이란 항상 그렇지 않나. 내가 후보로 처음 나갔을 때부터 약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사람들이 이완구 같은 분을 비교해서 나를 보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때는 예산·홍성군에 민주당 군의원이 단 1명뿐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홍성이 대구·경북의 오지나 다름없는 민주당의 험지였다. 그렇다고 당에서 지금 다른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

-그 동안 원외위원장으로서 업적은.
"2016년 3월 8일 입당을 해 4·13 총선을 치렀다. 이 지역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공천해 후보를 낸 게 2004년이 처음이었다. 그 후 10여년 동안 후보 내지 못했다가 그때 내가 나오게 된 것이다. 당시 이 지역 민주당 권리당원이 30~40명 수준이었다. 그 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도 많이 배출했다. 나를 보고 답답해 하는 분도 있지만 지난 3년 동안 권리당원 3천여 명으로 늘리며 민주당을 지켰다."

-3년 전 총선에 처음 나가 참패했는데.
"참패했다고 볼 수 없다. 당시 4명의 후보가 나왔는데, 홍문표 42%, 나 하고 양희권 후보 25%씩 둘이서 전체의 절반을 똑같이 나눠 가졌다. 또 나머지 한 후보가 8%였다. 내가 3월에 입당해서 한 달간 운동한 결과 치고는 성적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에서 제안을 받고 입당한 것은 2월말로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만 겨우 나를 알렸을 뿐이었다.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곳은 예산으로 홍성보다 더 보수적이다. 예산은 2017년 대통령선거 때도 문재인 후보 지지도가 충남에서 꼴찌였다. 그런 험지에서 내가 보름 정도의 선거운동으로 25%의 득표를 했다는 것은 큰 성과다. 그래서 다음 선거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많은 주민들도 나를 격려하며 내년 총선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 목표는 오로지 2020년 총선

강희권 변호사는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사법시험은 30대 후반의 나이로 늦게 합격했다. 2014년 홍성에 들어와 자신의 이름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활동을 시작했다.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부름을 받고 어려운 도전에 나선 그는 오랫동안 정체된 지역에 변화가 필요한 만큼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 동안 험지를 옥토로 가꿔 놓은 장본인으로서 지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내 경선 상대가 누가 되든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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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당원 2019-08-17 09:49:55
국회의원은 강희권
홍성군수는 박철수

유권자 2019-08-14 14:53:21
강희권 화이팅
내년 4월 15일을 기대합니다

이현주 2019-08-14 13:23:44
시작할때 그마음 그대로 변하지 마시고 ~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