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고, 재해석한… “홍성만의 이야기 담아낼 것”
기록하고, 재해석한… “홍성만의 이야기 담아낼 것”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4.21 09: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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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의 창스 입주예술가 인터뷰 下] 장은경·김혜원 작가
장 “‘고고학자 장은’ 캐릭터로 예술 탐험”
김 “기억·보존해야 할 것들 영상·조형물로”
내포뉴스는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5명과의 인터뷰를 두 차례에 걸쳐 전한다. 사진은 지난 17일 한옥 스튜디오에서 만난 장은경(오른쪽)·김혜원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내포뉴스는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 5명과의 인터뷰를 두 차례에 걸쳐 전한다. 사진은 지난 17일 한옥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혜원(왼쪽)·장은경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홍성군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이하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제6기 입주예술가들은 지난달 14일 상견례를 했다. 그리고 또 한 달, 이제 각자의 생각을 이 지역에 그리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내포뉴스는 두 차례에 걸쳐 입주예술가 5명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지난주에 이은 두 번째 주인공은 한옥 스튜디오에 머무는 장은경·김혜원 작가다.

장은경 작가(40)는 서울이 고향이다. 미대 졸업 후 독일 유학길에 올랐고, 2017년 귀국 후엔 제주와 부곡, 이천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장 작가는 “문득 생각해보니 10년이나 집을 떠나있었다. 그래서 집에 2년쯤 머물렀다”며 “집이 경기도 광명인데,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김혜원 작가(26)는 특수분장사를 꿈꾸다 대학에 딱 맞는 학과가 없어 관련 계열인 조소과에 진학했다고 한다. 고향은 울산이고, 대학은 부산에서 나왔으며, 대학원은 서울에서 다녔다. 김 작가는 “미술은 배우면 배울수록 더 재밌어졌다. 대학원에서 개인전을 하나 끝내고 홍성으로 오게 됐다”고 전했다.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한옥 스튜디오에 사는 두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궁금했다.

장 작가는 “하나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또 그런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며 “다양하게 그때 맞는 걸 해왔다. 예술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물질적인 것 너머의 것을 추구하려 한다. 방식은 늘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난 영상 작가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그 상황에 맞는 매체를 선택한 것이고, 영상도 포함된 것이다. 작업 방식의 제한은 없다”고 답했다.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지난 성과에 대해서도 물었다. 장 작가는 “난 ‘장소 특수성’이 중요하다. 그 공간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것에 주목한다. 일반적인 전시는 좀 답답하기도 하고, 내 작품을 걸어놓고 느낌을 강요한다는 생각도 있다”며 “최근 광명시에서 9명의 이야기를 9개의 모뉴먼트로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뭔가 더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작업이었다.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예술을 시작했는데 그런 마음을 다시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작업을 함께한 지역민들도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내 작품은 호불호가 확실한 편이다. 또 내 의도와는 반응이 다르기도 했다. 다양한 집회·시위 현장을 기록한 적이 있다. 내 가치관과 다른 걸 경험하는 게 중요했던 것인데 사람들은 ‘어떤 시위’에 주목했다. 내가 담지도 않은 메시지를 찾으려 한 것”이라면서도 “다른 혹은 다양한 생각이나 반응이 나오는 것도 재밌다. 더 제대로 해야겠단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장은경(왼쪽)·김혜원 작가를 한옥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진=노진호 기자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장은경(왼쪽)·김혜원 작가를 한옥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진=노진호 기자

낙엽이 지고, 차가운 바람이 불 때까지 머물 홍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작가는 “궁리항 해안도로, 거북이마을 등이 좋았다. 지역의 각종 행사도 다녔는데 홍보가 좀 한정적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여기저기 다녀보면 낯선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 같긴 한데 다가오진 않는다. 더 많이 만나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장 작가는 “홍성의 문화·역사 등이 생각보다 풍성했다. 또 시민들의 자발적 예술활동도 흥미로웠다”며 “홍주읍성 주변, 원도심의 빈티지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계속 더 다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성과 인연을 맺어준 고암 이응노에 대해 김 작가는 “보통 ‘군상’이란 그림을 떠올리는 작가지만, 조각이 더 재밌다. 흥미로운 작가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더 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고암은 예술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을 실천한 작가다.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대가(大家)가 자신을 만들어간 어린 시절을 보낸 곳에서 머무르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김혜원·장은경 작가는 이응노의 집에서 펼칠 작업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김 작가는 “홍고통으로 대상을 좁혔다가 동문동까지 확장했다. 원도심과 그곳의 사람들과 숙제 등에 대해 알아볼 것”이라며 “관련 장소나 인터뷰 영상을 찍고, 조형물도 더할 것이다. 잊히고 사라지는 것 중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 것들을 담겠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고고학자 장은’이란 가상 캐릭터를 만들었다. 홍성지역 예술 탐험을 하며 다양한 분야를 오갈 것”이라며 “이곳, 이곳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야기를 매거진 형태로 담을 예정”이라고 제시했다.

이들은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를 위한 바람도 전했다. 장 작가는 “다른 곳이 작가 개인의 작업에 무게를 둔다면 이곳은 지역과 함께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이 독특한 색을 더 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했으며, 김 작가는 “입주작가에 대한 지원을 더 구체적으로 더 많이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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ㅉㅉ 2023-04-30 20:46:12
기사여 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