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행복하게 해준 아이들에게 감사”
“나를 행복하게 해준 아이들에게 감사”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5.1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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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Ⅱ] ② 채선병 홍주제과기술학원 원장
충남교육청 대안교육 위탁… “달라지는 아이들 보며 뿌듯”
학업중단숙려제·1388청소년지원단 등… “같이 성장하는 것”

내포뉴스는 2021년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센터장 조현정)와 함께 연간기획 ‘동행’을 연재한 바 있다. ‘동행’이란 타이틀에는 어려움을 겪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았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내포뉴스는 2023년 또 한 번의 ‘동행’을 시작한다. 올해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발걸음을 지켜보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손으로 만드는 향기로운 행복’이란 원훈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채선병 홍주제과기술학원 원장. 사진=노진호 기자
‘손으로 만드는 향기로운 행복’이란 원훈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채선병 홍주제과기술학원 원장. 사진=노진호 기자

내포뉴스와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펼치는 두 번째 ‘동행’의 다음 주자는 채선병 홍주제과기술학원 원장(52)이다. 채 원장은 지역사회를 위한 참 많은 일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도 물론 그중 하나다.

그는 2007년 9월부터 홍성군청소년수련관 방과 후 아카데미 지원협의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2008년부터는 충남교육청 대안교육도 맡고 있다. 또한 2013년 봄에는 ‘손으로 만드는 향기로운 행복(손향)’ 봉사단을 결성했으며, 2016년 겨울에는 사회복지법인 유일원과 사회복귀시설 라온의 집을 돕기 시작했다. 올해는 지난 3월 홍성남녀단기청소년쉼터와 위기 아동·청소년 통합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키도 했다.

채 원장이 펼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 가운데 먼저 돌아본 것은 대안교육 위탁이었다. 그는 “충남교육청 도입 초기부터 함께하고 있다”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이곳에 와 3~6개월 자격증 취득 교육을 받는다. 많을 때는 12명 정도 되고, 적으면 3~4명 정도가 온다”고 설명했다.

채 원장은 “홍성의 보수적 성향 탓인지 대안교육도 초기에는 한정적이고 위축돼 있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진짜 ‘사고를 제대로 친’ 아이들이 많이 왔다. 문신도 있고 해서 사실 좀 무섭기도 했다”라면서도 “그런 아이들도 1대 1로 만나면 다 착하다. 사회가 각박해져 서로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게 부족한 것 같고, 그래서 적응에 실패하는 아이도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아이든 이곳에 오면 다 졸업시켰다. 그건 내 자부심”이라고 더했다.

채 원장은 대안교육 위탁기관으로 홍주제과기술학원이 선택된 이유도 설명해 줬다. 그는 “빵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본인의 노력이 들어간다. 완성품을 보며 만족하고, 그러면서 자존감 또한 높아지는 것”이라며 “난 그저 중간 역할이지 아이들 스스로 달라지는 것이다. 과정이 끝나면 아이들 표정이 환해진다. 그런 걸 보면 내가 더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채 원장은 또 “이곳을 다녀간 아이 2명이 지난해 자격증을 따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 아이들은 이곳 과정이 끝난 후 사비를 들여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땄다고 한다”며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보탰다.

채 원장은 홍성교육지원청 Wee센터의 특별교육 및 학업중단숙려제도 돕고 있다. 그는 “학교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일이다. 숙려기간 우리 학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사실 소수가 참여하는 이런 수업이 더 어렵다. 하지만 같이 성장한다는 생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 운영도 마찬가지다. 올해로 24년째인데, 정석대로 진실하게 하는 게 생존 전략이고 비법”이라고 더했다.

채 원장이 하는 여러 일 중 ‘손향’을 빼놓을 순 없었다. 이 봉사단체는 홍주제과기술학원의 원훈인 ‘손으로 만드는 향기로운 행복’이 그대로 깃든 모임이다. 결성 10돌을 맞은 손향은 변화를 앞두고 있었다.

채 원장은 “내포신도시 해피리치 지식산업센터에 새 공간을 마련했고, 예비사회적기업으로도 지정됐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라며 “지난해 홍성군과 ‘청춘남녀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농촌 선남선녀 10명을 위한 만남의 장이었는데 정말 뿌듯했다. 올해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채 원장은 연간기획 ‘동행Ⅱ’의 첫 번째 이야기였던 홍성군 1388청소년지원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는 “얼마 전 ‘삼겹살 데이’ 이벤트를 했다. 내 짝꿍(멘티)이 못 와 아쉬웠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올해 내포신도시 손향에서 ‘제과제빵데이’도 가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채선병 원장은 “내가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해지고, 가정이 행복하면 지역이 행복해진다는 생각으로 여러 일을 하고 있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모든 아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 학원에서 자격증을 딴 아이들은 대도시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더 돕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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