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제자들의 90대 은사 모시기
70대 제자들의 90대 은사 모시기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3.05.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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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학교 초창기 졸업생 10명, 20년째 스승의 날 기념
사진=이번영 시민기자
사진=이번영 시민기자

해마다 스승의 날 70대 후반의 제자들이 90대 은사 모시기 모임을 20년째 하고 있다(사진).

15일 홍동 풀무학교 1회 졸업생 최어성(79) 씨 부부를 비롯한 초창기 졸업생 10명은 최성봉(93), 홍순명(88) 당시 교사 부부를 홍동한우 식당에 초청해 식사하며 옛날을 회상하고 교훈을 들었다. 2003년에 시작해 올해가 20년째다. 최성봉 전 교감은 1960년 3월, 홍순명 전 교장은 같은 해 10월 이 학교 중·고등부 교사로 부임해 이 제자들은 6년씩 가르쳤다.

김인호 씨의 ‘스승의 은혜’ 노래 하모니카 연주 후 돌아가며 덕담을 나눴다. 제자들은 입을 모아 “좋은 친구가 있고 훌륭한 은사를 모실 수 있는 것은 인생의 행복”이라며 감사를 전하고 “내년에도, 그다음 해도 건강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홍순명 전 교장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전했다.

“나는 풀무학교에서 가르치며 배웠다. 모든 인류는 하나님 아래 가족이고 스승은 예수 한 분이다. 예수는 진리와 사랑을 가르치고 실천했지만, 교육 방법은 대화하며 개인의 성격이나 정도에 맞춰 비유와 주변의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가르쳤다. 예전의 관습이나 전통을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재해석했다. 노동하며 자연을 사랑하고 가장 작은 사람을 자신과 동일시했다. 일본에서는 국민이 본받을 다섯 인물을 가르친다. 우리나라의 원효, 세종, 이순신, 정약용, 안창호는 세계적 인물이다. 세계 3대 종교인 유교, 불교, 기독교가 한 나라에 큰 세력으로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다른 종교끼리 전쟁하지 않는 나라는 동·서양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나라의 무한한 가능성이다. 진리는 하나다. 자기의 부족을 반성하고 타 종교와 대화하며 역사 속에서 하나의 진리를 찾고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민주공화국과 평화국가를 건국정신으로 천명한 나라는 동양에서 한국뿐이다. 영국의 시인은 예수가 지금 세상에 오면 테임즈강에 올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 휴전선 철조망에 와 찔려 피 흘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족끼리 서로 이해하고 좋은 점을 살려 평화통일을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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