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모 전교, 차례상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서양모 전교, 차례상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09.10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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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숭배사상 강조 제사음식은 간소하게 차리면 돼 
홍주향교 서양모 전교는 어릴 때부터 조상숭배에 대한 뿌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차례상은 간소하게 차리면 된다고 말했다.
홍주향교 서양모 전교는 어릴 때부터 조상숭배에 대한 뿌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차례상은 간소하게 차리면 된다고 말했다.

명절이 닥치면 모처럼 모인 대식구들을 위한 음식준비로 여성들이 부담해야 할 짐이 너무 커 사나흘간의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다. 특히 제사를 지내는 집안의 며느리들은 차례상 준비하는 일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다. 신세대 며느리들은 카톡이나 인터넷 카페 등 SNS를 통해 명절 때마다 연휴 첫날부터 먼길 달려와서 도착하자마자 쉬지도 못한 채 제사음식 하면서 겪었던 고통을 나누며 제사를 폐지할 수는 없는지, 차라리 명절연휴에 시집대신 해외여행을 가거나 자신만의 휴식시간을 갖고 싶다는 등 기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어떤 여성은 제사음식이 며느리 잡는다며 명절에 아예 시집에 안 가기로 가족들에게 선언했다고 당당하게 소신을 밝히기도 한다.

제사는 전통적인 유교문화로 산해진미를 풍성하게 차린 밥상 앞에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감사하는 의식이다. 이 의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차례상을 차리는 일은 온전히 여성들의 몫이다. 조상들 앞에 가장 좋은 물건으로 제수품을 구입해 조리하고 진열하는 것까지 적잖은 비용과 노동과 정성이 들어간다. 기성세대 여성들은 힘든 줄 모르고 당연한 일로 여기며 감당해 왔지만 너무나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 속에 살고 있는 21세기 신세대 여성들은 엄청난 문화의 충격을 받으면서 시집 식구들과 부부 사이에 적잖은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홍주향교 서양모 전교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제사음식을 너무 거창하게 차리지 말고 간편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사를 기피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라며 조상숭배사상이 희박해져 가는 시대를 안타까워했다.

“요즘 가정에서 예절교육을 안 시키니까 시집을 가도 조상을 숭배할 줄 몰라요. 조상이 있었으니까 내가 있는데,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남의 일로 생각하니 문제입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뿌리교육을 해야 됩니다.”

또 제사음식에 대해서는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재 원임전교(왼쪽)도 부모에 대한 효교육을 강조하면서 제사를 경시하는 풍조를 안타까워했다.
이영재 원임전교(왼쪽)도 부모에 대한 효교육을 강조하면서 제사를 경시하는 풍조를 안타까워했다.

“제사음식은 형편에 맞춰 간소하게 하면 됩니다. TV에서 너무 거창하게 차려놓은 제사상을 보여주니까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시골에서 나는 곡식과 과일로 정성을 다해 차리면 됩니다.”

서 전교는 제사음식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집안에서 예절교육을 안했기 때문이라며 거듭 전통문화와 예절에 대한 가정교육을 강조했다.

성균관에서 신세대 며느리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조상 제사 의식을 개혁할 필요는 없을까? 이에 대해 서 전교는 아직 성균관에서 조상제사에 대해 새로운 지침이 따로 나온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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