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제일고, 드론 특성화학교로 뜬다!
광천제일고, 드론 특성화학교로 뜬다!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09.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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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수범 교장, 4차산업혁명시대 기능인력 양성 방향전환
편수범 교장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드론을 운용할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과감한 학과 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편수범 교장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드론을 운용할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드론 특성화학교로 과감한 학과 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광천제일고등학교(교장 편수범)가 내년부터 드론 특성화고로 바뀐다.

■무인항공기 전문가도 양성

광천제일고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 최첨단 기능인력을 길러 졸업과 동시에 바로 취업이 가능한 드론교육중심의 특성화 학교로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영사무과와 금융회계과, 2개과로 운영되고 있는 학과를 드론테크과와 드론비즈과, 2개과로 바꿔 벌써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위한 홍보를 시작했다.

드론테크과는 드론 시스템 설계 및 제작전문가와 무인항공기 코딩제어 전문가를 양성한다. 드론비즈과는 산업드론 운용자와 산업드론 사업 경영자를 양성한다. 전국의 중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63명의 남녀학생을 모집하며 오는 12월 4~5일 이틀간 본교에서 원서를 접수한다.

광천제일고가 2020학년도 드론관련 학과개편에 따른 우수 기능 인재 육성 및 맞춤형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헬리넷(HELINET)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광천제일고가 2020학년도 드론관련 학과개편에 따른 우수 기능 인재 육성 및 맞춤형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헬리넷(HELINET)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드론은 국방‧농어업‧경찰‧국토교통‧소방‧물류‧촬영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 4차산업시대에 전문인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광천제일고는 그 동안 상업계 진출을 목표로 특성화고를 운영해 왔으나 시대의 변화에 맞는 고급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고, 지역인구 감소와 출산율 저하로 입학할 중학생마저 줄고 있는 현실에서 고민 끝에 4차산업화시대에 부응하는 직종으로 드론을 선택했다.

충남도에서는 드론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특성화고는 하나밖에 없어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 9일 광천제일고 교정에서 ‘제1회 충남중학생상상이룸드론축제’를 열 계획이어서 내년 입시 홍보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내 중학교는 물론 전국단위로 인재가 몰려올 것으로 보고 광천제일고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드론 교육에 필요한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구축에 적극 나섰다.

1952년 설립돼 초창기에는 홍성지역 실업계 명문으로 금융권으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던 광천제일고 교정.
1952년 설립된 광천상고는 초창기 홍성지역 실업계 명문으로서 금융권과 지역의 중소기업체에 사무직으로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구 광천여중 활용 드론비행장 구축

광천제일고는 폐교가 된 광천여자중학교 운동장과 교사를 활용해 드론교육에 적합한 비행장 및 부대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드론교육센터 추진을 위한 중장기계획에 따르면, 첫해는 구 광천여중 운동장과 체육관을 드론 비행장과 드론축구장으로 구축한다. 2년차에는 구 광천여중 본관에 드론전문교육원을 조성한다. 3년차에는 무인항공교육센터를 조성해 상설 국가자격시험장으로 활용한다.

광천제일고는 드론양성기관인 충남인재개발원과 한서대학교 무인항공기과, 신성대학교 드론공간정보과와 드론산업안전과, (주)에어퓨처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기술적인 지원은 물론 진학과 취업까지 가능한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 재학하는 동안 드론관련 자격증은 물론 경영 및 회계관련 자격증, 중장비 자격증, 여학생들에게는 바리스타, 미용, 제과제빵 자격증 등 1인 3전공 자격증을 따도록 한다. 외지에서 입학할 학생들을 위해서는 기숙사를 지어 운영하고 통학이 가능한 학생들에게는 교통비도 지원한다.

광천제일고 편수범 교장은 “학생수 감소로 인한 폐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문과 교사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드론 특성화고로 가기로 결정했다”며 “도교육청은 물론 동창회에서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고 지역사회에서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북한의 NLL 침범으로 발생한 연평도 해전에서 해군 참수리357호 조타실을 지키다가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가 이 학교 39회 동문으로 교정에 추모동상이 세워져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북한의 NLL 침범으로 발생한 연평도 해전에서 해군 참수리357호 조타실을 지키다가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가 이 학교 39회 동문으로 교정에 추모동상이 세워져 있다.

■한때 27학급 운영했던 실업계 명문

광천제일고는 6‧25전쟁 직후인 1952년 5월 22일 광천상업고등학교로 개교했다. 초창기에는 3학급의 남학교로 운영했으나 1968년부터 여학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당시 1학급의 여학생을 모집해 모두 6학급의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

광천읍이 한창 번성했던 1979년에는 27학급으로 늘려야만 했다. 1985년 21학급으로 학칙을 변경했는데, 남학생이 3학급인데 비해, 나머지 18학급이 여학생이었다. 광천읍 인구가 3만명에 육박하던 시절 광천상고는 홍성군에서도 유일한 상업학교로서 금융권과 지역의 각종 기업체에 사무직으로 많이 진출시킨 실업계 명문이었다. 

1999년 광천정보고로 교명을 변경했으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실업계고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고졸자들의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대신 대학 진학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2008년 3월 인문계고 전환과 함께 교명도 광천제일고등학교로 바꿨다. 상업계 학급과 병행해 인문계 학급을 운영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위기의 연속이었다. 광천지역이 급작스럽게 몰락하면서 경제활동 인구의 대거 유출과 저출산으로 지역 초‧중교 학생수도 현저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우수생들은 가까운 홍성읍내 고교로 진학하곤 해 대학 진학을 위한 인문계고로서는 한계에 봉착했다. 2016년 다시 2개 학급의 상업계 특성화고로 되돌아왔다. 현재 3학년 4학급 74명, 2학년 2학급 20명, 1학년 2학급 20명이 재학하며, 전교생이 114명이다. 여전히 학생 모집이 어려운 현실에서 드론은 광천제일고에 날개를 달아줄 돌파구가 될 유일한 희망이다.

학과개편으로 옛 명성을 회복하고 학교와 지역을 살리겠다고 다짐하는 편수범 교장과 서종화 교감.
학과개편으로 옛 명성을 회복하고 학교와 지역을 살리겠다고 다짐하는 편수범 교장(오른쪽)과 서종화 교감.

■편수범 교장, 학교와 함께 지역도 살리는 일

편수범 교장은 바로 이웃하고 있는 광천고등학교가 내년부터 케이팝 특성화고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 “광천지역 최고 교육기관인 양교가 4차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분야의 인재양성을 위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함으로써 전국에서 몰려드는 학생들로 죽어가는 학교도 살리고 지역사회도 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편 교장은 주로 보령지역 교육계에서 활동하다가 올해 3월 1일 광천제일고로 부름을 받았다. 보령시 오천면 장고도 출신으로 섬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에는 광천읍까지 배를 이용해 장을 보러 다니거나 장항선 기차를 타고 서울을 비롯해 전국으로 나가야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 광천읍은 보령과 태안 등 서해안 여러 섬 주민들에게 생활권의 중심도시로서 경제적으로 번영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광천 출신으로 너른내장학회를 만들어 매년 홍성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편기범 이사장과의 관계를 물었더니 같은 종씨로서 가까운 친척이라고만 말했다. 절강 편(片)씨는 태안군 안면도에 많이 살며 그 주변 보령과 홍성, 서산지역에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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