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호 영농청년회장, 농산물로 이웃사랑 실천
전선호 영농청년회장, 농산물로 이웃사랑 실천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0.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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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평 짓는 대농으로 레저분야 자격증 섭렵 수묵화도 수준급
내포신도시에서 잠을 자고 농토가 있는 광천읍으로 출퇴근하며 농사를 짓는 전선호 영농청년회장. 전혀 농부같지 않은 귀공자 타입으로 대도시 중류층 부럽지 않게 레저와 문화생활도 즐긴다.

3년 전 귀농을 한 전선호 씨는 지금 10만 평을 경작하는 대농이다. 그는 밭농사에 치중하면서 벼농사는 20마지기만 짓는다. 보리와 밀, 메밀, 콩을 주 작목으로 하면서 소도 20마리 기르는 축산농이기도 하다. 곡식뿐만 아니라 소 사료용 작물도 직접 길러 먹인다. 이렇게 농축산을 통해 얻는 연 수익이 5000만원, 풍년을 맞아 많이 거둘 때는 1억 원도 가능하다. 

어중간하게 하는 것을 싫어하는 그는 과거 24년간 하던 식품유통업에서 농업으로 과감하게 전직하면서 처음부터 일을 크게 벌였다. 자신이 가진 농토는 없었지만 대신 고령화 농업인들의 전답을 빌렸다.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80~90대 어르신들이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묵힌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주인은 임대료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저는 농지가 생겨서 좋지요.” 

그가 지금 터를 잡고 있는 곳은 광천읍 월림리 공수부락이다. 그곳에 건조창고를 짓고, 건조기, 콤바인, 베일러(볏짚 마는 기계), 동력살포기, 퇴비살포기, 래핑기, 트랙터, 콩 파종기, 보리 파종기 등 웬만한 농기계는 다 갖췄다. 그가 빌린 농토는 광천을 비롯해 홍동, 장곡, 홍성 등 군내 여러 지역에 분포돼 있다. 

아직도 초보 농사꾼으로서 너무 크게 일을 벌인 것 같지만 그는 자신만만하다. 20~30년 농사를 지어온 베테랑 청년 농업인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성품에 너스레도 좋은 그는 농사를 시작하면서 아예 토박이 전업농들을 부추겨 영농청년회를 만들었다. 17명의 30~40대 농사꾼들이 모였는데 품목별로 다 있다. 거기서 회장을 맡은 전선호 씨는 영농청년회의 설립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영농청년회의 목적은 농사를 지어 돈을 많이 벌어 기부하고 자기 지식과 재능을 나누기 위한 것입니다. 회원 중에는 축산농, 딸기농, 저처럼 여러 가지를 하는 복합농, 농기계 수리공도 있습니다.”

전선호 회장은 서로 모르는 작목이나 다른 분야에 대해 가르쳐 주고 농사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위기에 바로 대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친목도 도모하고 정보도 교환합니다. 농기계 작업이 필요하면 저처럼 장비가 있는 사람이 지원도 하고 품앗이도 하며 서로 일손을 돕습니다.”

지난 8월말 김석환 홍성군수에게 쌀보리를 기부했다. 영농청년회는 회원들이 직접 지은 농산물로 기부활동을 활발히 할 계획이다.
지난 8월말 김석환 홍성군수에게 쌀보리를 기부했다. 영농청년회는 회원들이 직접 지은 농산물로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활동을 활발히 할 계획이다.

소외계층을 위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기부도 한다. 지난 8월 영농청년회는 홍성군에 800kg의 쌀보리를 기부했다. 내년 1월에는 딸기농을 하는 회원이 딸기를 기부할 계획이다. 

전혀 농사꾼 같지 않은 귀공자 타입의 그가 잠자는 곳은 내포신도시다. 아내는 영어학원을 운영하면서 가끔 남편의 농장 일을 도와준다. 그는 아내가 적극 지원해주니 큰 힘이 된다고 고백한다. 그 외 달리 일꾼이 없는 그로서는 기계에 의존해서 그 넓은 논과 밭을 경작한다. 원래 기계를 잘 다뤘던 그는 평소 따놓은 자격증만 해도 15개나 된다. 한때 그는 말을 직접 길러 승마를 즐기기도 했는데, 그때 승마지도사, 스킨스쿠버, 패러글라이딩, 배 조종 면허까지 레저분야를 거의 섭렵했다. 그 밖에도 조경관리사, 황토집짓기, 장애인 힐링지도사 등의 전문가반도 수료하거나 자격증을 획득해 겨울철에도 꾸준히 일을 하러 다닌다. 

뿐만 아니라 수묵화도 배워 10년 동안 그린 솜씨가 수준급이다. 특히 대나무 그림이 일품이어서 가끔 다정한 사람들에게 선물로 전하기도 한다. 기업형 농사를 하면서도 레저와 문화생활을 즐기며 살아가는 그는 도시의 중류층이 부럽지 않은 시골 농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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