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철 광천읍장, 판매촉진 위한 대안 찾기로
신주철 광천읍장, 판매촉진 위한 대안 찾기로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0.0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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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토굴새우젓·광천김대축제 포기한 상인들 양보에 감사
신주철 읍장도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올해 초부터 읍정을 펼치면서 이번 광천대축제에 큰 기대를 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부득이 취소를 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신주철 읍장도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올해 초부터 읍정을 펼치면서 이번 광천토굴새우젓·광천김대축제에 큰 기대를 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부득이 취소를 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홍성군 광천지역에서 매년 개최해왔던 광천토굴새우젓·광천김대축제가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때문에 예정된 기간을 보름 앞둔 9월 25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신주철 광천읍장이 1일 내포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홍성이 전국 최대의 돼지축산단지로서 지역상인들이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고 가축전염병 차단을 위해 통 크게 양보했다”며 상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신주철 읍장은 기자에게 이 같이 밝히고 “올해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계획됐던 제24회 광천토굴새우젓·광천김대축제는 자동적으로 1년 후로 연기가 돼 열릴 것”이라며 “대신 올가을 김장철을 앞두고 광천을 방문할 외지인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전통시장 입구에 풍선아치를 설치하고 만국기를 다는 등 축제 분위기에 준하는 활력있는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추석 직후 경기도 파주에서 발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조금도 수그러들 줄 모르고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그 동안 안전지대를 자신했던 충남도도 점차 긴장하기 시작했고, 전국 최대의 양돈축산단지를 가진 홍성군도 자칫 큰 재앙이 될 수도 있을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적극 나섰다. 홍성군은 9월 25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10월 5일 예정된 군민체육대회와 10월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최할 예정이었던 '홍성사랑 국화축제&농업대축전'도 취소했다. 또 올해 11월 홍성축협에서 처음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1회 홍성한우축제는 그보다 앞서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광천지역 상인들도 기꺼이 토굴새우젓·김축제를 취소했지만 연중 한번 갖는 ‘4일간의 대 바겐세일’을 통해 최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허무하게 포기해야 하는데 대해 못내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비록 축제는 취소했지만 김장철을 앞두고 외지에서 새우젓갈을 마련하기 위해 방문할 손님들을 위해 축제장 분위기처럼 해달라는 상인들의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통시장 입구에 광천토굴새우젓과 광천김을 알리는 풍선아치를 설치하고 상가에 만국기를 다는 등 고객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만들려고 합니다. 또 코레일과 손잡고 서울을 비롯해 대도시 고객들을 단체로 모집해 유치하겠습니다.”

신주철 읍장은 이미 축제에 판매할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한 상인들도 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판매촉진을 위해 군과 읍에서도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1996년 시작된 광천토굴새우젓·광천김대축제는 그 동안 한 해도 거른 적이 없었다. 가축전염병 때문에 축제를 취소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1일 오전 광천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선도지구 기본계획 농림부 승인결과 최종보고회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신주철 광천읍장.
1일 오전 광천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선도지구 기본계획 농림부 승인결과 최종보고회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신주철 광천읍장.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과 내포신도시 건설 등 주변의 교통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발달하고 홍성 북부지역으로 도청이 이전하면서 상대적으로 홍성 남부지역 중심 도시였던 광천읍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지역상인들은 1년에 한번 갖는 4일간의 광천토굴새우젓·광천김대축제가 최고의 대목으로 모처럼 돈다발을 만져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신주철 읍장도 올해 1월초 부임 후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지역을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광천이 고향이기도 해 누구보다도 강한 애정을 갖고 읍정을 펼쳤지만 매달 줄어들기만 하는 인구문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가 부임 초였던 올해 1월말 광천읍 인구가 9105명이었지만 9개월이 지난 10월 1일 현재 8834명으로 9천명대가 무너졌다. 2017년 5월 무렵부터 1만명대가 무너지더니 2년 사이 2000명 넘게 줄어든 것이다. 이제 읍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면 수준의 행정단위로 전락할 위기다. 

신 읍장은 자신이 잘못해 주민이 떠나는 것처럼 인구 얘기만 나오면 괜히 얼굴을 붉힌다. 그 동안 지역을 살리기 위해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광천읍 벽계리, 과거 미군부대 부지에 군청 신청사 후보지로 공모하기도 해 1차 심사를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최근 발표된 2차 예정후보지 5개 지역에는 들지 못했다. 그러나 군청은 홍성읍을 떠날 수 없다는 암묵적인 전제가 있기 때문에 예정후보지에 들지 못한 것은 예상된 일로 받아들이면서 그 동안 광천읍민들과 함께 지역을 살려보기 위해 노력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역주민들이 군청사 유치를 위해 모처럼 똘똘 뭉칠 수 있었습니다. 군청사가 광천읍으로 이전해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어주기를 기대했는데 아쉽게 2차 예정후보지에서 탈락했습니다. 아마도 후보지가 홍성읍이 아니라는 점만 빼면 나머지 부분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신 읍장은 모교인 덕명초교가 지난 3월 폐교된 후 지금도 매일 읍청사에서 쓸쓸한 교정을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덕명초교 중심으로 통폐합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고향에서 광천중학교까지 나온 그는 홍성읍과 대전광역시로 나가 상급학교에 진학했다. 

읍내 시장을 순찰하다가 며느리가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상인의 말을 듣고 너무 반가워 즉석에서 선물을 증정하며 축하했다고 신 읍장이 밝게 웃었다. 그런 소식을 자주 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읍장으로서 그의 소박하지만 가장 절박한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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