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황새공원, 사라진 길조 135마리 복원 성공 
예산황새공원, 사라진 길조 135마리 복원 성공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1.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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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시면 대리 주민들 무농약 친환경농업으로 황새와 공생공존
황새는 엉덩이 쪽 깃털만 검고 몸통이 온통 흰 날개로 뒤덮인 채 S자 형태의 가는 목에 달린 머리는 검고 긴 부리와 긴 다리로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황새는 예부터 길조로 알려진 영특한 새다. 
황새는 엉덩이 쪽 깃털만 검고 몸통이 온통 흰 날개로 뒤덮인 채 S자 형태의 가는 목에 달린 머리는 검고 긴 부리와 긴 다리로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데 예부터 길조로 알려진 영특한 새다. (사진=김경선, 예산황새공원 제공)

1970년대 초 무렵 한반도에서 사라진 황새가 돌아왔다.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에 황새공원이 있는데 거기서 맘껏 황새를 볼 수 있다. 엉덩이 쪽 깃털만 검고 몸통이 온통 흰 날개로 뒤덮인 채 S자 형태의 가는 목에 달린 머리는 검고 긴 부리와 긴 다리로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황새는 예부터 길조로 알려진 영특한 새다. 

예산 대리는 2009년 6월 문화재청의 황새마을 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3만5669㎡ 부지에 황새문화관, 오픈장, 생태습지, 사육장을 갖춘 예산황새공원이 조성됐다. 2014년 러시아에서 60마리의 황새를 데려와 135마리로 번식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사람과 황새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로 회복이 가능했던 것은 지역주민들도 적극 협력했기 때문이다. 황새는 농약에 취약하기 때문에 인근지역 농민들은 무농약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다. 

6마리를 부화한 관음리 황새부부(사진=김경선, 예산황새공원 제공)
6마리를 부화한 관음리 황새부부 둥지탑(사진=황진한, 예산황새공원 제공)

광시면 소재지에서 2km 정도 떨어진 대리마을을 향해 들어가다 보면 추수가 끝난 빈 들판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황새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대리 주민들은 친환경농업이 더 어렵고 소출도 적지만 황새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대리마을과 마주하며 야트막한 구릉지 형태로 형성된 산을 죄다 황새공원으로 양보한 주민들이 새삼 고맙고 존경스러웠다. 이미 말로만 듣다가 실제 와보니 그 규모기 뜻밖에 크고 넓었다. 동네 자투리 띵 근린공원 정도로 생각했던 기자의 선입관을 배반한 채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광장의 조형물과 황새문화관, 또 저 멀리 산비탈 구릉지에 걸쳐 있는 사육장까지 체계적으로 잘 설계된 시설 속에서 황새들이 우아한 몸짓으로 비행하거나 연못을 뒤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황새공원에서 황새를 연구하는 김수경 선임연구원은 이곳에서 번식한 135마리의 황새 중 65마리를 방사했고, 나머지 68마리를 사육장에 남겨 직접 돌보고 있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고압선에 올라갔다가 감전사하거나 벽에 충돌해 죽은 두 마리의 황새는 박제를 해서 황새문화관 안에 전시해놓고 있다.

유치원 어린이들이 황새공원 중앙광장에 조성된 황새 조형물 앞에서 날갯짓하며 비상하는 황새 흉내를 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치원 어린이들이 황새공원 중앙광장에 조성된 황새 조형물 앞에서 날갯짓하는 황새 흉내를 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밖으로 날려 보낸 황새들은 등에 부착된 GPS를 통해 정착하는 지역의 정보를 보내온다. 김수경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의 화면을 통해 친정을 떠난 황새들이 새롭게 자리잡거나 이동한 경로를 보여줬다. 예산과 가까운 충남과 남쪽 전라도 서해안으로 골고루 퍼져 있었다.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으로 많이 갑니다. 최근에는 한 마리가 러시아로도 갔어요. 일본에도 2마리가 갔고, 일본 황새도 우리나라에 왔어요.”

김 연구원은 이러한 정보를 이웃나라들과 공유하고 있다며 황새가 다른 나라 사람들과 연결시켜 주는 가교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황새문화관 앞에 조성된 황새 조형물.
황새문화관 앞에 조성된 황새 조형물.

황새가 서해안을 보금자리로 많이 선호하는 이유는 갯벌에 먹잇감이 많기 때문이다. 황새는 미꾸라지, 뱀, 메기를 좋아한다. 사육장에서는 60여 마리를 먹이는데 1년 식대가 1억원이 든다. 매일 오후 2시가 되면 사육사가 신호를 보내는데 인근 지역에 사냥 나갔던 황새들이 사육장으로 돌아온다. 양쪽 날개를 활짝 펴면 2m가 훨씬 넘을 정도의 길이라 큰 몸통을 싣고 착륙하는 장면은 장관을 이룬다. 

가까운 예산군내 봉산면과 대술면 지역에도 방사된 황새가 3~5쌍 정도 정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새들과 영역싸움에서 지거나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한 황새는 친정으로 돌아오기도 한단다. 

“아이들에게 생태교육을 하기에 좋은 곳이에요. 인근 광시중학교에서 아이들과 마을과 황새가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황새오픈장에는 날개를 다듬어 날 수 없는 황새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일 오후 2시 먹이를 주는 시간이 되면 방사된 황새들이 찾아온다. 우아한 날개를 펼치고 착륙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황새오픈장에는 날개를 다듬어 날 수 없는 황새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일 오후 2시 먹이를 주는 시간이 되면 방사된 황새들이 찾아온다. 우아한 날개를 펼치고 착륙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김수경 선임연구원은 기자를 안내한 곽상규 교장에게 황새공원을 광시중 학생들을 위한 생태교육의 장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예산 황새공원은 1월 1일과 구정, 추석,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11월부터 2월까지 동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3월~10월은 1시간 더 늘여 오후 6시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없고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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