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명초교, 교명변경 놓고 광천주민 분열
덕명초교, 교명변경 놓고 광천주민 분열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1.2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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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교육청 연구용역설명회에서 찬·반 팽팽하게 대립
19일 '통합학교 교명 변경 연구용역 주민설명회'가 열리고 있는 광천읍 행정복지센터 입구 문예회관 2층 난간에 교명 변경을 반대하는 '비'덕명 출신 동문회의 현수막이 달려 있다.

개교 104년 역사를 자랑하는 덕명초등학교가 올해 3월 폐교된 후 교명만이라도 살려 역사성을 이어 나가자는 목소리가 광천지역에서 일고 있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덕명’이라는 교명을 살리자면 현재 광천읍에 1개만 남은 광천초교의 교명을 바꾸거나 지역명과 같이 결합해 ‘광천덕명초등학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비(非)덕명초교 출신 동문과 학부모들이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로 맞서고 있다.

19일 오후 광천읍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홍성교육지원청 주최로 ‘통합학교 교명변경 연구용역 주민설명회’가 열렸으나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논쟁으로 끝났다.

이날 광천초교 학부모들과 운영위원회 관계자들은 자신들에게 묻지도 않고 교명 변경을 추진한다며 불쾌감을 표출하면서 홍성교육지원청을 맹비난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덕명초교 출신으로서 충남도의원으로 활동하는 이종화 부의장이 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으로서 동료의원들을 설득해 광천초교의 교명 변경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또 다시 광천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덕명초교 출신 주민들은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 서승태 선생이 1908년 세운 덕명학교로 시작돼 일제의 공립화로 광천보통학교가 되었다가 해방 후 초창기의 교명인 덕명을 되찾아 지금까지 이어온 역사적 전통을 앞으로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교명 변경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19일 주민설명회에서 광천지역의 역사성이 담겨 있다는 논리로 '덕명'의 교명변경을 주장하는 측과 '광천' 교명을 그대로 고수해야 한다는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이 진행됐다.
19일 주민설명회에서 광천지역의 역사성이 담겨 있다는 논리로 '덕명'의 교명변경을 주장하는 측과 '광천' 교명을 그대로 고수해야 한다는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용역 연구를 의뢰받은 관계자가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순서에서 덕명초교의 변천과정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자 한 주민이 “덕명초교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빼라”고 신경질적으로 소리쳐 소란이 일기도 했다.

장순화 광천읍주민자치회장은 “덕명초교 동문들이 이 위기를 적극 대처하지 않은 잘못이 크다”며 “백주년 기념행사만 중요하게 여기고 역사는 소홀히 한 채 당시 지역학교들 통폐합 과정에서 흔쾌하게 합류하지 못한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서 장 회장은 “덕명의 교명을 지지한다”고 잘라 말한 뒤 “분명히 이것은 역사로서, 홍성과 광천의 역사성이 있는 교명이기 때문에 덕명이든, 광신이든 지역의 어느 학교 출신이든 모두가 마음을 내려놓고 지역의 역사를 생각해보고 다시 뭉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성교육지원청은 앞으로 △광천읍 주민 설문조사: 전화조사, 우편조사(11월 20일~29일) △기본구상: 설문결과 분석 및 정리, 최적의 방안 검토(12월 2일~13일) △최종보고(12월 16일~17일) 등의 과정으로 연구용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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