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빈 문제도, 동양사상 담은 독특한 미술세계
췌빈 문제도, 동양사상 담은 독특한 미술세계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2.22 2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월 19일~31일 충남도서관 3층 다목적실에서 개인전 존양(存養) 
문제도 화백은 무려 12개월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문제도 화백은 무려 12개월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매일 칼을 갈아 섬세하게 양각을 했다.

유불교 동양사상을 담은 미술, 한자의 원형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킨 독특한 그림이 눈길을 끈다. 바로 췌빈 문제도의 개인전 ‘존양’(存養)이 12월 19일부터 31일까지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 3층 다목적실에서 열리고 있다. 

우선 주제 ‘존양’부터가 우리의 감성에 서먹하게 다가온다. 무슨 뜻인지 문 화백의 설명을 들어보자.

철로 닦을 수(修)를 표현한 조각.
닦을 수(修)를 표현한 조각.

“그 동안 저는 인간 본성을 수설에 의한 가치론적 접근으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에 본 전시도 천부지상에 내재된 향선적 소질을 지닌 싹이 상실되어가는 것을 꾸준한 학습을 통해 바르게 자라도록 돕고 인간다운 모습으로 바로 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문 화백은 한자에 담겨 있는 뜻을 유교적 틀에 박힌 것이 아니라 성인들이 말한 본성, 심성을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다. 글속에 담긴 자연이 가진 의미를 풀어 쓴 것이다. 태초에 글이 상형문자로 시작한 데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오늘날 사회가 어수선하고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데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사람의 심성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자고 했다. 언어를 만들 때의 마음을 다시 찾자는 것이다.

동양철학이 함축된 그의 작품을 집에 걸어두고 본다면 늘 반성하며 바르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문 화백은 이 작품을 보고 마음이 정화되고 태초의 고운 심성을 찾길 바란다.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도 상형문자를 미학적으로 형상화시켰다. 특히 넓은 나무판에 가운데 부처를 중심으로 여러 제자들을 가느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새긴 양각화는 꼬박 12개월이 걸려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작은 칼날로 세밀하게 자잘한 장식이나 옷의 주름까지 표현을 했는데 거기에 쏟아 부은 정성과 기교, 인내심을 갖고 구도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한 문 화백에게 새삼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자신이 다소 젊었을 때 가능했던 작업이었다며 지금은 어림도 없다는 게 문 화백의 말이다.

원래 서양화를 전공한 문 화백은 남들이 다 하는 그림을 그리기 싫어 자신만의 독특한 미술세계를 개척했다고 한다. 동양사상을 그림에 담고 싶었던 그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 들어가 공부를 하게 되었다.  

관람객들에게 그의 그림은 다소 어렵고 난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놀라운 사상과 철학이 보인다. 

문 화백의 설명에 따르면 싹날 철을 표현한 것으로 향선적 소질의 순수한 마음을 지닌 어린아이의 심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문 화백의 설명에 따르면 싹날 철을 표현한 것으로 향선적 소질의 순수한 마음을 지닌 어린아이의 심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