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진, ‘클로렐란 유정란’ 개발 부농 꿈 이뤄
이환진, ‘클로렐란 유정란’ 개발 부농 꿈 이뤄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2.24 17: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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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바양계식품, 3대 가업 이어 가공·유통까지 높은 부가가치 창출
이환진 크로바양계식품 대표는 자신의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데 양계가 힘들다고 도전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이환진 크로바양계식품 대표는 자신의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데 양계가 힘들다고 도전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그의 말대로 일에 미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사업이다.

직접 생산한 계란을 가공하고 유통까지 함으로써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인이 있다. 이환진 크로바양계식품 대표는 1차산업으로 만족할 수 없어 2차산업으로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클로렐라를 먹인 닭을 통해 고급 유정란을 생산한다. 클로렐라는 녹황색 조류의 일종이라고 한다. 

“클로렐라는 바다에서 나오는 파래, 김, 감태기 등 녹조류의 일종입니다. 이것은 오염되거나 환경에 적응이 안 되면 다 죽습니다. 온도도 맞아야 하고 물도 깨끗해야 합니다. 저는 해수가 아닌 민물에서 클로렐라를 직접 배양해서 닭에게 먹입니다.”

이환진 대표는 잡균을 죽인 깨끗한 민물에서만 클로렐라를 배양할 수 있다며 그것을 닭에게 먹인 결과 고품질 유정란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인된 기관에서 달걀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우수성도 입증됐다. ‘클로렐란’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는데 가격이 일반 계란보다 세배나 높다. 

이 대표는 클로렐란 계란의성분 분석에서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을 뿐만 아니라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에서도 다.
이 대표는 클로렐란 계란의 성분 분석에서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2019년 농협중앙회장상 수상 등 그는 매년 상 받으러 다니기 바쁘다.

“클로렐란은 비린 맛이 없습니다. 육안으로 보면 난황색이 굉장히 짙습니다. 자연적인 추출물을 많이 먹였을 때 노란자의 색이 진하게 나오죠. 클로렐라를 먹인 닭의 계란은 껍질의 강도도 좋아 깨지는 현상도 덜합니다. 흰자와 노란자의 성분을 분석해보니 칼슘 량이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대신 콜레스트롤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칼슘 함량이 일반 계란은 47mg인데 비해 클로렐란은 51.42mg으로 높아졌고, 콜레스트롤은 334mg에서 257mg로 떨어졌습니다. 이 수치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이 대표는 비타민과 무기질, 단백질 함량도 상당히 높아졌다며 클로렐란의 우수성을 거듭 강조했다. 시중에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유정란이 좋다고만 인식하기 때문에 이환진 대표는 자신의 계란에 ‘클로렐란 유정란’이라고 상품 이름을 붙여 유통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클로렐란’으로 상표등록과 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뭐라고 지어야 할지, 가족회의를 했는데 막내아들이 클로렐라를 먹였으니 ‘클로렐란’으로 하자고 하더군요. 클로렐라+계란을 합성한 말로 가족 모두가 찬성했어요.”

가마에서 군계란으로 가공된 계란을 꺼내고 있는 두 아들 민엽과 찬엽.
가마에서 군계란으로 가공된 계란을 꺼내 옮기고 있는 이환진 대표의 첫째 아들 민엽(오른쪽)과 둘째 아들 찬엽(왼쪽).

상표 이름을 제안한 그의 막내아들은 지금 군복무를 하고 있다. 그 위에 첫째 아들 민엽과 둘째 아들 찬엽이 이 대표를 도우며 후계자 교육을 받고 있다. 셋째 아들인 막내 승엽도 제대하면 합류할 예정이다. 이 대표 내외와 아들 셋이 함께 경영하는 가족농으로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이 대표는 외지에 나가 대학까지 나온 자녀들이 굳이 고향에 돌아와 가업을 이어나가기로 한 것이 고맙고 대견하기만 하다. 

“예전에는 부모들이 자식들을 공부시켜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취업률이 낮아지면서 부모들이 자식들을 농촌으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그 만큼 농업도 안정적인 직업으로 정착됐기 때문이죠.”

홍성읍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월산리 야산 속에 그의 농장이 있는데 그가 어릴 때부터 자란 곳이었다. 선친이 하던 양계를 일찍이 물려받은 그는 지난 50년간 연구하고 배우면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고급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부농의 꿈을 이뤘다. 

“선친이 1970년대부터 양계를 하셨어요.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부모님을 도와드렸죠. 지금 우리 아이들까지 하니까 3대가 하는 가족형 농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4H클럽 활동을 하면서 농촌을 지키며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던 건강한 청년이었다.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후에도 그의 마음은 변치 않았다. 1987년 제대를 한 그는 아버지가 하는 일에 함께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복합농이었죠. 양계뿐만 아니라 밭농사, 논농사까지 다 지었으니까.”

황숯으로 구운 황숯계란으로 고급화하기 위해 코팅을 했다.
황숯으로 구운 황숯군계란. 명품계란으로 차별화하기 위해 코팅을 했다.

그는 양계에 집중하기로 하고 규모를 점차 늘려 나갔다. 그 시절 이름도 없었던 양계장에 그는 4H의 상징인 클로버 잎을 그대로 차용해 ‘크로바양계장’이라고 농장 간판도 달았다. 그가 사는 월산리에는 양계농이 많았다. 그는 홍성양계4H클럽을 조직하고 회장을 맡아 열심히 활동을 했다. 군과 도, 전국대회에 나가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양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농이 되는 것은 어려웠다.

“그때는 계란을 생산만 하는 1차산업으로 돈을 벌 수 없었어요. 돈을 못 벌게 되니 양계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월산리만 해도 30농가가 양계를 했는데 그 많은 농가들 중 99.9%가 전멸하고 지금 저 하나만 남았습니다. 저는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를 느꼈습니다.”
 
이 대표는 2005년 구운 계란 3개가 2천원의 비싼 가격으로 마트에 진열돼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군계란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1차산업에서 2차산업으로 도전하는 것은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연구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계란을 많이 버리기도 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기술로서 인터넷에서도 알려주는 곳이 없었어요.”

가마에서는 저온으로 48시간 숙성시킨다.
가마에서는 저온으로 48시간 숙성시킨다.

빵 굽는 기계로 시도한 끝에 결국 성공한 그는 2007년 대량 가공이 가능한 큰 기계로 설비를 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군계란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군계란 생산을 시작한지 이제 12년째입니다. 지금은 6차산업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에 2차산업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판로와 체험이 병행돼야만 합니다.”

이 대표는 클로렐란 계란의 개발을 비롯해 2차산업으로 전환해서 판로를 개척하기까지 홍성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군농업기술센터는 크로바양계식품에서 불과 500여m밖에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자신의 안방이나 다름없다. 

“농업기술센터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저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제가 기술 지도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오늘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많이 전수하여 지역 양계농가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싶어 한다. 

“저 혼자 하면 좋지 않습니다. 제가 생산하는 양도 많지 않아 좋은 제품을 같이 만들어서 판로를 더욱 크게 넓혀 나가고 싶습니다.”

4H클럽 청년들이 많이 배우러 오지만 아직 해보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단다.

“이 일은 미치지 않으면 안 됩니다. 4H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싶은데 아직까지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요.”

홍성군에 지금 남은 산란계 양계농가는 10농가도 안 돼 농업기술센터 품목연구회 조직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이 대표는 털어놓았다. 회원 20명이 되지 않으면 연구회로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식품개발연구회에 들어가 활동하고 있다. 

이환진 대표는 2014년 제23회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에서 군계란으로 농촌진흥청장상, 2019년 제28회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에서 특별·가공류부문 농협중앙회장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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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내 2022-07-05 09:39:42
주문 하고싶은데어떻게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