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천년문학관, 이광수의 ‘흙’ 원본 있다!
홍주천년문학관, 이광수의 ‘흙’ 원본 있다!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9.12.24 2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근대문학 초창기 희귀한 문헌자료 눈길 끌어
홍주천년문학관은 별도로 독립된 자체 건물을 갖지 않은 상가건물을 빌려 개관했지만 실속이 있다. 장기욱 시인과 김태자 관장이 평생 모은 희귀자료들로 가득 차 의외로 볼거리가 있다. 안내를 하는 장기욱 시인.
홍주천년문학관은 별도로 독립된 자체 건물을 갖지 않은 상가건물을 빌려 개관했지만 실속이 있다. 장기욱 시인과 김태자 관장이 평생 모은 희귀자료들로 가득 차 의외로 볼거리가 있다. 안내를 하는 장기욱 시인.

국어 교과서에만 대했던 문인들의 희귀 작품집과 육필원고, 오래 된 문학잡지를 홍성에서도 볼 수 있다. 홍주천년문학관(관장 김태자)에 가면 된다. 

홍주천년문학관은 홍성읍 홍남삼거리 부근 주택가에 있다. 낡은 상가건물 1층과 2층 일부를 빌려 문학관으로 사용하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전혀 딴 세상이 펼쳐진다. 타임머신을 타고 10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듯 근대문학을 개척한 작가의 작품집과 동인지, 문예지 등이 빛이 바랜 채 즐비하게 전시돼 있다. 이광수의 ‘흙’, 박목월·조지훈·박두진의 ‘청록집’, 김영랑의 ‘영랑시선’, 서정주의 ‘화사집’ 등을 비롯해 온갖 희귀한 근대문학 자료와 문헌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자는 진본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안내하는 장기욱 시인은 고가로 구입한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태자 관장의 남편으로서 함께 자료를 수집하며 문학관을 세운 장기욱 시인은 경매시장에서 구입하기도 하는데 몇 억대를 호가하는 자료들이라고 귀띔했다. 비록 해방 후 발행된 것이기는 하지만 오영수의 ‘갯마을’,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최인훈의 ‘광장’, 박완서의 ‘나목’ 등의 소설책이나 시집, 그밖에 다양한 장르의 책 초판본도 구경할 수 있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화사집이 전시되어 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육필원고도 전시되어 있다.

또 홍성에서 배출된 문인들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소개해놓고 구입한 자료를 전시해 놓았다. 약천 남구만(1629~1711), 손곡 이달(1539~1621), 김호연재(1681~1722), 만해 한용운(1879~1944), 그 중 만해만 잘 알려져 있을 뿐 그보다 앞선 조선시대의 문인들은 지역민들에게 생소한 편이다. 

장기욱 시인은 아버지가 한학자로서 문학을 하시면서 수집한 자료를 물려받은 것도 있다며 선친의 영향으로 자신도 이삼십대 어린 시절부터 자로수집가가 되었다고 말했다. 아내 김태자 관장도 수필가여서 흔쾌히 지지했다고 한다. 유명한 원로문인들 중 자신에 관한 자료나 소장하고 있는 문헌을 아낌없이 내놓기도 했다. 

근대소설의 선구자 이광수의 저서가 진열돼 있다.
근대소설의 선구자 이광수의 저서가 진열된 곳인데 장편소설 '흙'의 원본이 눈길을 끈다.

“홍주천년문학관에 이진호 작가가 소중한 자료를 주셨습니다. ‘진짜 사나이’, ‘좋아졌네’ 등의 군가와 건전가요를 작사했던 분으로 저와 아주 친하게 지냅니다. 지금도 그분은 상당히 건강하십니다. 김소엽 시인도 대단하십니다. 그분도 우리 문학관에 많은 자료를 기증하셨습니다.”

이렇게 애써 일평생 많은 돈을 투자해서 모은 자료로 문학관을 설립했지만 수익은 전혀 없다. 그저 공짜로 개방되고 있다. 장기욱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10원 한 장 수익이 없습니다. 제가 좋아서, 홍성인물이 좋아서 알리는 것뿐입니다. 문학인으로서 소명의식으로 합니다. 학생들에게 ‘육사시집’을 보여주고 설명해주면 이육사 시인의 숨결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앞으로도 홍성문학의 혼을 살리겠습니다. 자라나는 홍성지역 학생들에게 문학을 통해 꿈을 심어주도록 하겠습니다.”

홍성을 비롯해 인근 보령과 당진, 예산 등 내표지역 출신 문인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대한민국 근대화과정에서 발행된 정부시책이나 홍보관련 책자도 있다. 그 위에 펼쳐진 두루마리는 조선시대 과거시험 답안지라고 한다.

장기욱 시인은 경찰관으로 현직이 따로 있다. 보령 천북파출소장으로 지역의 치안을 책임진 공복이다. 부인 김태자 관장은 홍주천년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두 부부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장기욱 시인은 한학자로서 문학을 하셨던 선친이 물려주시기도 하고 그 영향으로 자신도 희귀 문학자료 수집광이 되었다고 한다.
장기욱 시인은 한학자로서 문학을 하셨던 선친이 물려주시기도 하고 그 영향으로 자신도 희귀 문학자료 수집광이 되었다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