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권토중래의 기회로 삼고 있던 강희권 변호사가 끝내 꿈을 접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자검증위원회에서 사고지구당의 책임자였다는 이유로 올해 총선 후보자 자격을 끝내 주지 않음에 따라 고심 끝에 승복하기로 했다. 강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차 검증과정을 통과하지 못한 채 재심을 청구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앙당에서 사고지구당이 돼야 할 사유가 무엇인지 저한테 통보한 바도 없고 제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자도 아닌데 왜 예비후보 자격을 주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끝까지 냉혹했다. 그를 배제한 상태에서 다른 후보자 3명의 공모신청을 받아 면접과 경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을 지켜보기만 하던 강 변호사는 지난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최종 결심을 밝혔다. 그가 그 동안 쌓은 인맥과 누구보다도 높은 인지도가 경쟁력이 되고 있지만 당을 등에 업지 않고는 승리할 수도 없고 오히려 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조차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무소속으로 나가서 당선되면 다행이지만 그럴 가능성도 없이 싸웠다가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러 나왔다는 비난을 고스란히 떠안을 게 아니겠습니까.”
강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서 누가 공천을 받든 후보가 결정되는 대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직은 마음을 정리하며 조용히 지내겠다"며 "민주당 후보 공천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좀 더 지켜보다가 2~3주 후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