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 후보, “최선경·강희권과 같이 가겠다”
김학민 후보, “최선경·강희권과 같이 가겠다”
  • 허성수 기자
  • 승인 2020.03.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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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됐지만 매끄럽지 않은 과정 때문에 표정관리하며 본선준비

최선경 후보가 공직선거법에 발목이 잡혀 경선도 치러보지 못한 채 경쟁자였던 김학민 후보에게 본선 출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김학민 후보로서는 지난해 11월 초 더불어민주당의 부름을 받고 홍성예산지역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라는 직함을 받고 내려온 후 제21대 총선 전략지역임을 공언하면서 기대했던 시나리오가 뒤늦게 실현된 셈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길이어서 김 후보는 울고 웃어야 했다.

지난달 19일 최선경 후보와 경선하는 방식으로 공천하겠다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결정했을 때만 해도 김 후보 측 캠프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경선을 하면 절대 불리한 쪽이 정치신인으로서 첫 도전에 나선 김 후보였다. 반면에 지역기반이 튼튼하고 노련한 정치인으로 성장한 최 후보는 웃으면서 경선 준비에 들어갔다. 

그런데 마침 최 후보에게 악재가 터졌다. 최 후보가 지난 1월 9일 내포신도시의 한 치킨집에서 도쿄올림픽 U-23 축구 예선대회 응원 이벤트를 벌이면서 음식물을 제공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됐고, 선관위가 다시 이를 검찰에 고발했다. 당내 경선 상대가 된 김학민 후보에게는 이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김 후보 측은 이를 문제 삼아 곧장 공관위에 재심을 청구했다.

공관위는 이를 받아들여 자체 조사를 하고 양측의 소명을 들은 후 지난 5일 최 후보에게 경선후보자격을 박탈하기에 이르렀고, 이튿날 6일 당 최고위원회는 김학민 후보의 손을 들어주며 단수공천을 확정했다.

최 후보는 그 동안 기자에게 결백하다고 거듭 주장해왔고, 아직 최종 유죄로 심판을 받은 사건도 아닌데 경선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후 몹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아직 당에서 결정한 사항이 아니라며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다. 최 후보가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였다. 일부 지역신문에서는 최 후보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캠프 관계자는 억울하지만 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예산군청 앞에 있는 김학민 예비후보 후원회 사무실에서 김 후보를 만났다. 김 후보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그럴 분위기가 아니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또 그는 재심 청구는 자신의 권한이라는 말로 경쟁자의 경선후보 자격에 문제를 제기한 사실을 우회적으로 시인하면서 그 밖에 같은 당 예비후보로서 선거운동 과정에 서로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일 없이 깨끗하게 경쟁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최 후보도 마찬가지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내 경쟁자에 대해 이름조차 언급한 적 없이 정책홍보에만 집중했다. 단지 최 후보는 야당의 현역 국회의원인 홍문표 의원을 상대로 그의 발언을 곧잘 문제 삼으며 기자회견을 열거나 보도자료를 통해 비난하는 등 저격수 역할을 하곤 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 잠깐 나눈 이야기다. 

-정치신인으로서 최 후보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힘들텐데 어떻게 화합할 것인가? 

“당에서 최고위원회 의결만 했지 당무위원회의 인준절차가 아직 남아 있다. 그렇게 해서 정식 후보가 되면 제일 먼저 최선경 후보를 만나려고 한다. 그 동안 최 후보가 열심히 노력해준데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최 후보도 홍성예산의 중요한 자산이다. 여성으로서 훌륭한 정치인이다. 앞으로 같이 가야 한다. 최 후보를 그 동안 지지한 당원과 주민들이 같이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나의 첫 번째 과제다. 지난 주말은 그 문제로 고민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직 행동할 때가 아니다.

두 번째 과제는 강희권 전 지역위원장을 만나는 것이다. 나는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면 흔쾌히 함께 하겠다는 강 변호사의 말을 믿고 있다. 직접 찾아뵙고 민주당 전체가 한 팀이 되도록 의견을 구하고 함께 갈 수 있게 하겠다. 최선경 도당 여성위원장과 강희권 전 위원장이 투톱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이 하나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이 하나 되지 않으면 이번 선거가 힘들어진다. 합리적인 중도층 유권자들을 품어야 총선에서 좋은 기대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좋은 기회다. 반드시 해낼 수 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주민들과 대면접촉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 정치신인들로서는 절대 불리한 것 같다.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나?

“모든 대중집회가 철회돼 선거운동을 전혀 못하고 있다. 대신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로 유권자들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SNS로 접근할 수 있는 유권자는 한정돼 있다. 연세 많은 어르신들은 접근하기 힘들다. 주민들이 운동하러 나오는 곳에 주말에 가곤 하는데 악수도 못하고 명함도 나눠 주지 못해 멀리서 인사만 한다. 시간이 나면 방역과 청소 봉사활동을 통해 나의 모습을 제한적으로 알리고 있다.”  

-당무위원회에서 후보로 인준을 받으면 지역위원장 직무대행도 회복되나?
“그렇다. 선거도 당의 후보 중심으로 치르게 된다. 지난해 12월 예비후보가 되면서 위원장 직무대행을 사퇴하고 운영위원회에서 중립적으로 운영을 해왔다. 이제 지역위원장이 되면 더 많은 분들을 모시고 갈 것이다. 당연직 상무위원 중심에서 더욱 확대하겠다. 원로와 청년들도 참여시켜 민주당 홍성예산지역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겠다.”

김학민 후보 측은 홍성읍 장군상 부근에 차렸던 선거캠프를 일주일 내로 예산군청 앞의 후원회 사무실로 옮길 계획이다. 대신 후원회 사무실은 홍성읍의 사무실로 옮기기로 했다. 예산이 고향인 김 후보가 정작 고향사람들에게는 많이 홍보가 되지 않아 선거 후반은 캠프본부를 맞바꿔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전략으로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또 그 동안 줄곧 홍성 출신 위주였던 국회의원을 예산에서도 배출해야 한다는 논리로 선거운동 구호도 “의좋은 형제 홍성·예산, 함께 발전하는 홍성·예산”으로 정했다고 한다. 지금 미래통합당의 경선 후보 두 사람 다 홍성 출신이어서 과연 진영논리를 떠나 예산의 애향심과 홍성의 양보심이 발휘될지 벌써부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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