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새마을회관 마스크 공장으로 변신
홍성군새마을회관 마스크 공장으로 변신
  • 허성수 기자
  • 승인 2020.03.26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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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환 지회장, 코로나 때문에 위축된 봉사활동 재개
홍성군새마을회 이병환 회장은 60마지기 벼농사를 짓는 만석꾼으로 매년 가을 추수 후 수백 kg의 쌀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 없이 내놓는다.
홍성군새마을회 이병환 회장은 60마지기 벼농사를 짓는 만석꾼으로 매년 가을 추수 후 수백 kg의 쌀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 없이 내놓는다.

홍성군 새마을회(회장 이병환)가 부족한 마스크 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홍성군새마을회관 4층 대회의실과 여성단체협의회 강의실을 공장으로 삼아 25일부터 재봉틀을 돌리기 시작했다. 

마스크 제작에 필요한 재료는 충남도에서 모두 다 대준다. 마침 여성단체협의회 강의실에 지역여성들에게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용교육을 위해 14대의 재봉틀이 있었다. 노련한 인력만 있으면 바로 가동할 수 있는 공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었다.

기계 앞에 앉은 여성들은 하나같이 노련하게 박음질을 했다. 이종화 충남도의회 부의장도 여성들 틈에 앉아 열심히 재봉틀을 돌리고 있었다. 그 역시 눈썰미가 좋아 여간 노련한 게 아니다. 박음질 외에도 여러 공정으로 나눠져 30여 명의 새마을부녀회원들이 바쁘게 손을 놀렸다. 

이병환 홍성군 새마을회장도 이 방 저 방 분주하게 오가면서 허드렛일을 했다.

“도에서 1000개 제작을 의뢰받았습니다. 완성된 마스크는 홍성군에 500개, 도에 500개를 납품하게 됩니다. 약국 앞에 가서 줄을 서 구입하기 힘든 노약자들에게 지급될 마스크죠.”

이 회장은 여성회관에서 직접 배운 사람도 있고, 한번 듣고 실습하면 금세 익힐 정도로 눈썰미가 좋아 부녀회원들 모두 숙련공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 25일 홍성군새마을회관 4층 여성단체협의회 강의실에서 부녀회원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 이병환 회장(왼쪽).
지난 25일 홍성군새마을회관 4층 여성단체협의회 강의실에서 부녀회원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 이병환 회장(왼쪽).

이병환 회장은 새마을 지도자로 18년간 봉사해 오면서 올해 같은 사태는 처음 겪는다고 했다. 지난 2월 전임자의 잔여 임기 1년짜리 지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취임식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봉사활동이 중지됐다. 

“요즘 새마을운동은 독거어르신들이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에 치중하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체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봉사가 체질이고 생활화된 사람이 봉사하지 못하는 것도 병이 될 수 있는 모양이다. 그나마 마스크 제작이라는 일감이라도 받아 다행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한정된 물량을 완성해 납품하고 난 후를 걱정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봉사할 준비가 돼 있는데 더 제작하고 싶어도 원료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이병환 회장은 벼농사만 60마지기를 짓는 만석꾼이다. 코로나가 농업인들에게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단다. 지금 한창 바빠야 할 영농기인데 외국인 노동자들이 더 떠났다. 코로나 때문에 들어오는 외국인력도 없다며 올해 농사를 걱정했다. 

이병환 회장은 매년 가을 추수를 한 후에는 자신이 직접 지은 쌀 한 트럭분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기부한다. 배고프게 자랐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주변에 굶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풍년이 들든 흉년이 들든 수백 kg의 적잖은 양의 쌀을 매년 군청에 기부하거나 모교인 홍주초교 후배들에게 전해준다.

홍성읍 법수마을에서 살고 있는 그는 2019년 10월 새마을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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