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 맺어진 인연' 세 번째 이야기
'커피로 맺어진 인연' 세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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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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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준(카페푸어 대표)

나는 커피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왔다.

물론, 지금도 만나고 있다.

나이, 이름, 성별, 직업 모두 다른 생김새의 얼굴들, 처음에는 서먹하다가도 커피와 하나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뀐다.

이것이 커피가 주는 매력이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커피를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어떠했을까? 나의 커피 인생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생각은 생각일 뿐. 지금의 삶도 과거를 아쉬워 할 만큼 그리 나쁘지는 않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커피로 맺어진 수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나의 세 번째 인연” 커피 바리스타 수강생들 이야기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였던가? 수강생들과의 인연은 더욱 특별하다.

아마 나에게 수강생 모두가 한번쯤 내가 내려준 커피를 마셔봤을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더욱 깊은 인연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나 또한 커피를 가르치기 전에 누군가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그 공간에는 나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가르침을 받으러 온 많은 수강생들이 있었다.

그렇다. 커피라는 것은 단순히 음료를 뛰어넘어 만남과 만남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는 단순히 커피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서 그치고 싶지는 않다.

단순히 커피가 좋아서, 취미로, 창업을 목표로, 어떤 이유에서 커피를 배우러 왔든 중요한 것은 ‘커피’ 때문에 한자리에 모였고, 그곳에 함께 한다는 것이다.

목적은 하나, 바로 ‘커피’인 것이다.

커피인생 9년 동안 적어도 이것 하나만큼 확실한 것은, 목적이 같고, 생각이 같은 사람들과의 인연은 오래 사귀고 만나다보면 언젠가는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오히려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순간 이 글을 쓸 수 있었던 계기도 바로 커피로 맺어진 인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과의 인연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운다.

마치 커피를 모르는 사람이 커피 맛이 이렇다 저렇다 함부로 평가하면 안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커피와 함께하는 동안 커피로 맺어진 인연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다. 성별이 무엇이든, 나이가 몇살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결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커피’가 중간 다리가 되어 이 순간 커피로 맺어진 인연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더욱 중요한 이유이다.

이것이 내가 커피를 사랑하고, 커피를 하는 이유이다.

오늘도 아침 햇살을 받으며 커피숍의 문을 열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좋은 인연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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