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웃음소리가 그립습니다”
“어르신들 웃음소리가 그립습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0.04.29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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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 육통 관장
1월 취임… 코로나19로 2월 초 휴관
식품키트 전달, 안부전화 등은 계속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 관장 육통 스님이 어르신들을 응원하는 손 하트를 하고 있다.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 관장 육통 스님이 어르신들을 응원하는 손 하트를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더 평화로웠으면 좋겠네요….”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 날’을 이틀 앞둔 28일 만난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 관장 육통 스님은 담담하지만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이 같이 전했다.

예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4년을 일했던 육통 스님은 올해 1월 고향인 홍성으로 왔다. 그는 “아무래도 잘 아는 지역에 가서 더 잘해보라는 의미로 홍성으로 보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은 현재 회원 수 3900명, 일자리 어르신 479명, 맞춤 돌봄 어르신 437명, 응급어르신 1336명에 달해 육통 스님이 할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역시 1월 홍성에 오자마자 먹을거리 나눔과 풍수문화 특강 등이 포함된 2020년 동계 방학프로그램을 비롯해 ▲무소유 봉사대학 ▲미래로 청소년 자원봉사학교 ▲노인학대 예방 미 성인지감수성 초청특강 등을 진행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 같은 기분 좋은 분주함도 잠시, 코로나19는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도 피해가지 않았다. 복지관은 지난 2월 4일자로 휴관에 들어갔다.

육통 스님은 “이곳에 와서 뭔가 해보려던 차에 코로나19가 터졌다”며 “운영 정상화는 홍성군 지침을 따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복지관 문은 잠시 닫았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계속 움직였다. 어르신들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일한다는 ‘기본’만큼은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은 지난 2월 10일부터 기초수급 어르신 25명에게 매주 1회(월요일) 식품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식품키트는 고기와 생선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장기요양 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 맞춤 돌보미’도 운영 중으로, 직원 한 명이 어르신 15~17명을 담당한다. 복지관 직원들은 매일 어르신들에게 안부전화를 하며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하고, 그 중 2명 정도는 직접 집을 찾아 가사를 돕기도 한다.

또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은 지난 3월 18일과 4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십시일반 모은 코로나19 극복 성금을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와 노인복지관협회 충남지회에 전달했으며, 직접 만든 마스크 200여장과 LG생활건강에서 후원 받은 생활물품 등도 어르신들에게 선물했다. 더불어 복지관 운영을 중단한 기간을 이용해 내부 리모델링도 마쳤다.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은 맞춤 돌봄과 응급안전 분야의 충남지역 거점기관이다. 그만큼 책임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육통 스님도 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잊지 않고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었다.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은 올해 ▲노인 재능나눔 지원사업 ▲교통안전 베테랑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미술·사진) ▲성인문해교육 지원사업 ▲시니어 그들이 사는 세상 채널TV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육통 스님은 ‘시니어 그들이 사는 세상 채널TV’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프로그램은 은퇴 후 다양한 취미생활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청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유기상 교수님이 나와서 동영상 제작 등을 교육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30일은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 날이다. 하지만 올해 봉축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 달간 미루기로 했다. 대신 전국의 사찰에서는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특별 기도를 시작한다.

육통 스님은 “올해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어는 ‘자비로운 마음이 꽃피는 세상’이다. 이는 우리 지역과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평화롭기를 바라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즘에도 프로그램이나 복지관 운영 여부를 묻는 어르신들의 문의전화는 계속 온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서 어르신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 그분들의 웃음소리가 너무 그립다”고 전했다.

육통(六統) 스님의 법명은 ‘세상의 모든 것을 보듬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육통 스님을 비롯한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 사람들이 다시 예전처럼 어르신들의 시간을 보듬는 날이 하루빨리 다시 찾아오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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