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탓하기 전에 ‘구조’를 봐야 합니다”
“사람을 탓하기 전에 ‘구조’를 봐야 합니다”
  • 노진호
  • 승인 2020.06.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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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YMCA, 홍성포럼 ‘시스템 사고’ 1차 강의
정창권 박사, 상관관계-인과관계 분리 등 강조
9일 오후 명동상가상인회 사무실에서 정창권 박사가 ‘홍성포럼’ 시스템 사고 1차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9일 오후 명동상가상인회 사무실에서 정창권 박사가 ‘홍성포럼’ 시스템 사고 1차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 어느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다. 그 나라의 이상한 임금은 한 신하에게 아이스크림 판매가 증가하는 날은 이웃 간 다툼 등 사건·사고도 증가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 임금은 시간이 지나 아이스크림 판매가 줄면 사건·사고도 감소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그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임금은 아이스크림 판매 중단이라는 용단(勇斷)을 내렸다.

이 임금은 도대체 왜, 이런 우(愚)를 범하게 된 것일까. 그 답은 ‘홍성포럼’에서 찾을 수 있다.

홍성YMCA(이사장 유재중·사무총장 정재영)는 9일 ‘구도심 공동화 극복을 위한 홍성포럼’의 첫 단추로 시스템 사고 1차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강의는 오후 7시부터 명동상가상인회 사무실에서 두 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사)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학회 정창권 학회장(경영학 박사)이 강사로 나섰다.

정창권 박사는 강의 시작 전 참가자들에게 “전 (홍성 지역문제에 대한) 정답을 그냥 알려주거나, 홍성군에 대신 정책을 제안해주지도 않는다”며 “이 강의는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시스템 사고’를 알려주기 위해 온 것으로, 이것(시스템 사고)과 이 지역과의 연관성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박사는 강의의 주제인 ‘시스템 사고’의 결론부터 전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탓하기 전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흔히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표현을 부정적으로 쓰지만, 시스템 사고만은 그렇게 해야 한다”며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알고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고, 그만큼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의는 단순히 강사의 설명을 듣는 게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박사는 ‘머리 위로 원 그리기’와 ‘이등변 삼각형 게임’ 등을 통해 관점의 차이와 복잡한 상호작용 등을 몸으로 느끼게 했다.

특히 정 박사는 ‘시스템 사고와 시스템적 사고의 차이’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시스템적 사고가 체계적 사고를 뜻하는 것이라면 시스템 사고는 ‘구조’에 대한 사고, 종합적 사고”라고 전했다. 이어 ▲인과순환지도 ▲지배적인 피드백 ▲BOTg ▲아키타입 ▲비선형관계 등을 앞으로 다룰 시스템 사고의 주요 단어로 제시했다.

더불어 정 박사는 시스템 사고의 핵심 중 하나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받아들여 문제해결을 하면 대단히 위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며 위에서 언급한 ‘이상한 나라의 임금 이야기’를 소개했다. 또 자연재앙 등을 막기 위해 사람을 제물로 바치던 과거 악습도 이 같은 사례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강의 후 “다양한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평소 글로 보고 말로만 하던 개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등 호평을 했다.

홍성YMCA 유재중 이사장은 “구도심 문제는 앞으로 YMCA의 큰 숙제가 될 것이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이 강의를 준비했다”며 지역민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했다.

한편 홍성포럼 ‘시스템 사고’ 강의는 오는 6월 16·23·30일과 7월 7·14일(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명동상가상인회 사무실) 등 다섯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9일 오후 명동상가상인회 사무실에서 열린 ‘홍성포럼’ 시스템 사고 1차 강의에서 정창권 박사(가운데)가 참가자들이게 이등변 삼각형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9일 오후 명동상가상인회 사무실에서 열린 ‘홍성포럼’ 시스템 사고 1차 강의에서 정창권 박사(가운데)가 참가자들이게 이등변 삼각형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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