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고택, 음악과 인문학… In 수당고택
자연과 고택, 음악과 인문학… In 수당고택
  • 노진호
  • 승인 2020.06.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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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 고택 활용사업 개막
안동대 안병걸·충남대 서성준 교수 특강도
11일 오후 열린 예산 수당고택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11일 오후 열린 예산 수당고택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푸르른 나무, 아름다운 고택 그리고 음악과 인문학… 이런 것들이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행사가 예산 수당고택(修堂古宅·국가중요민숙문화재 제281호)에서 펼쳐졌다.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단장 박현옥·디자인학부 공간디자인전공 교수)은 11일 오후 3시부터 예산 수당고택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 사업은 문화재청 선정 2020년 지역문화재 활용사업 ‘유유자적’ 중 하나이며, 홍주의병의 정신적 지주인 수당 이남규 선생의 구국정신과 조선시대 상류층의 문화와 예술이 담긴 수당고택의 의미와 가치를 개발해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기 위해 마련됐다.

▲학술 ▲체험 ▲예술 ▲문화 등 크게 네 가지 마당으로 나눠 오는 10월까지 펼쳐지는 이번 사업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던 이날 행사는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현판식과 개막식, 축하연주(하프), 개막특강 등으로 진행됐다.

수당기념관 이문원 관장(전 독립기념관장)은 환영사를 통해 “수당고택은 타원형 대문 등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대대로 생원·진사가 나오고 한 대 건너 문과에 급제한 ‘명당’”이라며 많은 사람과 그 ‘좋은 기운’을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청운대 이우종 총장은 축사를 통해 “옛 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찾아야 진정한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공자님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과거의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새 역사가 펼쳐지는 현장에 서게 돼 매우 뜻 깊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게 된다”며 “우리 대학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에 4대에 걸친 충정인물을 배출한 곳에서 이 같은 행사를 갖게 돼 더 의미가 크다”며 “수당고택이 더 많은 사랑을 받는 문화유산 콘텐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열린 예산 수당고택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개막행사 참석자들이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11일 오후 열린 예산 수당고택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개막행사 참석자들이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이날 개막행사 후에는 수강고택 평원정(平遠亭)에서 한국영상대학교 안영숙 교수의 하프 연주와 개막특강이 이어졌다.

우선 안동대학교 안병걸 명예교수는 ‘수당 가문의 전통과 정신’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펼쳤다.

안 교수는 “수당고택은 수당의 10대 조비인 숙인 완산이씨가 건립한 곳으로, 이씨부인의 배위이고 수당의 10대조인 후곡 이구 공의 자손들의 대대로 세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의 후곡 종가처럼 문과 5장에 생원 진사에 더해 음관까지 지속적으로 배출된 경우는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며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숙인 완산이씨의 자손 교육과 가문을 일으키고 누대 조상의 문한을 잇고자 한 조상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부연했다.

안 교수는 “수당 선생은 그의 10대조 할머니인 완산이씨의 생애를 적은 행장으로부터 그 부모의 행장에 이르기까지 조상들의 일생을 정리한 여러 편의 기록을 남겼다”며 “여기에 수당의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남긴 정식적 자산이 담긴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충남대학교 서성준 외래교수는 ‘수당 이남규 서생의 문학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수당 선생은 구한말 뛰어난 문장가로 시문(詩文) 많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시와 산문 7편만 골라봤다”고 양해를 구했다.

서 교수는 수당 선생 작품 중 ‘삼전도의 탄식(三田渡歎)’과 ‘이충무공 순신의 묘소에 들러(過過李忠武公舜臣墓)’를 소개하며 “삼전도의 탄식은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지사의 우국단심과 강개한 심정을 나타낸 작품이고, 이충무공 순신의 묘소에 들러는 외침에 시달리는 당시 현실에서 이충무공과 같은 뛰어난 무장이 다시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며 “이 두 편의 시는 구한말 대표적인 우국시”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또 “이남규 선생은 예산의 자랑만이 아니라 충청도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나아가 구한말의 손꼽히는 사표(師表)”라며 “앞으로도 오늘 이 자리처럼 많은 분이 선생과 그 가문의 애국충정을 알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바람했다.

예산 수당고택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다음 회차는 오는 25일 펼쳐질 예정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cwuhumanitas)를 참조하거나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010-9461-4147)로 문의하면 된다.

11일 오후 열린 예산 수당고택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개막식 참석자들이 특강을 듣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11일 오후 열린 예산 수당고택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개막식 참석자들이 특강을 듣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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