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의 ‘연결’ 그리고 미래를 위한 ‘연계’
과거와 현재의 ‘연결’ 그리고 미래를 위한 ‘연계’
  • 노진호
  • 승인 2020.06.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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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 수당고택 활용사업
공주대 정남수·청운대 김상구 교수 특강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예산 수당고택에 깃든 이남규 선생의 정신·문화이해’ 두 번째 프로그램이 25일 펼쳐졌다. 사진= 노진호 기자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예산 수당고택에 깃든 이남규 선생의 정신·문화이해’ 두 번째 프로그램이 25일 펼쳐졌다. 사진= 노진호 기자

예산 수당고택(禮山 修堂古宅·국가중요민속문화재 제281호)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결과 연계’에 대한 이야기 마당이 펼쳐졌다.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단장 박현옥·디자인학부 공간디자인전공 교수)은 25일 오후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예산 수당고택에 깃든 이남규 선생의 정신·문화이해’ 두 번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문화재청 선정 2020년 지역문화재 활용사업 ‘유유자적’ 중 하나이며, 충남도(지사 양승조)와 예산군(군수 황선봉), 청운대(총장 이우종)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은 공주대학교 정남수 교수와 청운대학교 김상구 교수의 특강과 수당고택·한갓골 마을 둘러보기 등으로 진행됐다.

예당관광지 조각공원에 있는 6·25전쟁 영웅 이장원 중위 흉상. 예산군 제공
예당관광지 조각공원에 있는 6·25전쟁 영웅 이장원 중위 흉상. 예산군 제공

6·25전쟁 70주년 기념일이었던 이날 특강에 앞서 ‘호국영웅’ 고(故) 이장원 중위에 대한 이야기를 동생인 수당기념관 이문원 관장에게 직접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1929년 2월 11일 예산에서 태어난 이장원 중위는 1951년 4월 해병사관후보생 5기로 입대해 같은 해 9월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6·25전쟁 당시 함경남도 영흥만 황토도에서 적의 해상 보급로 차단을 위해 3차례 전투를 벌였고 마지막 전투에서 북한군을 격멸해 진지를 사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산군은 이장원 중위를 기리기 위해 2017년 5월 26일 예당관광지 조각공원에 이 중위의 흉상을 세운 바 있다.

이 관장은 “형(이장원 중위)은 부산에서 임관해 당시 요충지였던 함흥으로 가게 됐고, 1951년 11월 그곳에서 전사했다”며 “임관 후 여기(수당고택) 와서 휴가를 보냈던 일이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이어 “6·25인 오늘 많은 분이 이곳을 찾아 줘 더 뜻 깊다”며 “집 구경도 하고 좋은 강의도 듣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공주대 정남수 교수는 ‘수당고택과 함께하는 마을재생’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경제·사회적, 물리적으로 쇠퇴한 지역을 대상 ▲개별 프로젝트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이 아닌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 중요 ▲경제·사회·문화적 상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가는 종합적 접근방식 등으로 마을(도시)재생을 정의했으며, 그 목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마을재생은 대부분 정부보조금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 효과가 지원대상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더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며 “마을재생에 있어서 ‘발전’에 대한 개념정립이 중요한데, 그것은 단순히 경제적 차원이 아닌 생명존중·자유 확대·신뢰 구축 등 인류의 기본가치가 함께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을재생은 사업 유치 여부 보다 기존 자원들 간의 연결 즉 ‘상생’이 중요하고, 마을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수당고택의 두 가지 중요가치로 ‘애민정신과 애국정신’을 꼽으면서 고택의 가치와 마을재생의 연계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육성사업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의 예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수당고택과 한갓골 마을이 어떤 꿈을 함께 꿀 수 있을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주도는 어디에서 하고, 효과는 어느 쪽부터 봐야하는 지 등의 모순이 발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순이 발견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마을재생의 시작”이라며 “모순이 발견되는 순간 바로 덮어버리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이날 청운대 김상구 교수는 ‘아계(鵝溪) 선생을 통해 본 조선과 그 시대 유럽의 대항해’란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김 교수는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그것을 반복하게 된다”는 말로 강의를 열었다.

김 교수는 “아계 이산해 선생은 그동안 조선시대 인물사 연구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선조 때 영의정까지 올라 임진왜란 후에는 군함 증강을 주장하기도 했던 분”이라며 아계 선생의 정치·유배문학 등과 수당의 교육·충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서양의 대항해 시대가 조선 아니 대한민국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그 시작은 임진왜란 100년 전인 1492년 스페인의 ‘레콘키스타(다시 정복하다)’였다. 레콘키스타는 스페인의 가톨릭 세력이 이슬람 세력을 무너뜨린 것을 말하며, 이 에너지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이어지게 된다.

김 교수는 스페인이 유대인들을 내쫓은 ‘알암브라(Alhambra) 칙령’에 대해 설명하며 “이때 유대인들은 빈털터리가 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쫓겨나게 됐지만 그곳에서 재기에 성공했고, 유대인의 돈을 뺏어 흥청망청 쓰던 스페인은 ‘경제 전문가’들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국운이 기울게 됐다”며 “유대인들을 받아들인 네덜란드의 경제발전이 우리의 역사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네덜란드는 점차 발전해 일본의 도자기를 수입하고, 조선에서 건너간 도공들이 만든 도자기를 수출해 부강해진 일본은 군사력을 키우게 돼 이후 한일합방에 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라며 “역사와 세계가 함께 흘러가는 것임을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역사는 불가역적(Irreversible)이지만 프랙탈(Fractal) 구조와 유사하다”며 ‘금후에도 인간 본성으로 인해, 다른 상황에서도 서로 닮은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투키디데스의 글을 소개했다.

한편 2020 예산 수당고택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다음 회차는 오는 7월 28일 진행될 예정이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cwuhumanitas)를 참조하거나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010-9461-4147)으로 문의하면 된다.

공주대 정남수 교수가 ‘수당고택과 함께하는 마을재생’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공주대 정남수 교수가 ‘수당고택과 함께하는 마을재생’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청운대 김상구 교수가 ‘아계(鵝溪) 선생을 통해 본 조선과 그 시대 유럽의 대항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청운대 김상구 교수가 ‘아계(鵝溪) 선생을 통해 본 조선과 그 시대 유럽의 대항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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