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을 더 설레는 곳으로… “저희가 만들겠습니다”
홍성을 더 설레는 곳으로… “저희가 만들겠습니다”
  • 노진호
  • 승인 2020.07.2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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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년창업기업 ‘설림’ 김태우 대표
지역자원활용 디퓨저 개발… 첫 상품 ‘백오용’ 출시 앞둬
서울시 ‘넥스트 로컬’ 홍성지역 파트너… 지역캠프도 진행
홍성전통시장 내에 있는 청년창업기업 ‘설림’의 (왼쪽부터)김태우 대표와 김예은 팀장, 배은조·이서하 학생. 사진= 노진호 기자
홍성전통시장 내에 있는 청년창업기업 ‘설림’의 (왼쪽부터)김태우 대표와 김예은 팀장, 배은조·이서하 학생. 사진= 노진호 기자

‘걱정하지 말고 설레어라.’

홍성전통시장 내 홍성군관광두레사랑방에 있는 청년창업기업 ‘설림(SULLIM)’의 모토다. ‘설림’은 홍성을 더 설레는 곳으로 연출하는 곳이다. 김태우 대표(27)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대표는 “서울에서 업사이클링 액세서리 관련 일을 하다 2017년 7월 ‘설림’을 처음 만들었다”며 “2018년 4월 청운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자리를 잡으며 설림의 일은 본격화 됐고, 올해(2020년) 3월 지금의 공간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서울 출신인 김 대표가 홍성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청운대학교(패션디자인섬유공학)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그는 “복학 후에 홍성이라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그게 2016년 7월쯤”이라며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고 싶었고, 특히 전시 기획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런 마음이 ‘설림’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8년 8월 청운대학교를 졸업했다.

설림은 2017년 7월 첫발을 내딛고 2018년 4월 홍성에서 닻을 올렸지만,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해 봄부터다. 김 대표는 “2018년은 적응기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이런저런 일을 했다”며 “2019년 3월 간동마을에 있는 암행어사 게스트하우스에서 전시(3월 11일~40월 30일)를 열며 설림의 문도 열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후 설림은 같은 해 6월 충남문화재단과 청운대 솔밭길에서 ‘환불 영화제’를 진행했으며, 10월에는 홍고통 폐업식당을 활용한 예술창작활동을 선보였다. 또 그해 연말(12월 6~8일)에는 홍동 마을활력소 옆 채소도서관에서 개최된 ‘내손너손 이름지음’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2019년 10월 홍고통 ‘마중’에서 개인전시와 연극공연 등을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이응노 마을 별의별 공방의 채정옥 작가와 라이브 페인팅도 선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홍성에는 빈집과 폐업식당 등이 꽤 많다. 그런 비정형적 공간을 예술적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은 것”이라며 “난 전시를 여는 역할을 하고 싶다. 주변에서는 나를 ‘공간디렉터’라 부른다”고 덧붙였다.

현재 설림에는 김예은 팀장이 김 대표와 함께 하고 있으며,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에 다니는 배은조(4학년)·이서하(2학년) 학생이 장학생 인턴(취업연계 현장실습)으로 업무를 돕고 있다.

설림의 홈페이지(www.sullim.kr)를 보면 설림의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아트 프로젝트(Art project)로 설림은 이에 대해 ‘홍성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비어있는 공간을 예술적 가치로 살림과 동시에 낙후된 공간에 사람을 유입시켜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하나는 로컬 프로젝트(Local project)로, ‘홍성에서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활동함으로써 인·물적 자원을 활용해 지역 문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담고자 시작한 지역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의 의도는 타 지역 혹은 지역주민에게 홍성을 알리고자 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백오용’ 제품. 설림 제공
‘백오용’ 제품. 설림 제공

실제로 설림은 홈페이지에 적어 놓은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었다. 이들은 지역자원을 활용한 디퓨저(방향제) 개발 프로젝트 ‘꽃답다’를 추진 중이며, 시리즈 첫 번째 상품인 ‘백오용’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향’은 내가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 중 하나로, 지역자원과 연결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접 산을 오르며 고민을 이어갔다”며 “지역자원을 스토리화해 디퓨저에 입히는 것이다. 첫 상품인 ‘백오용’은 백월산·오서산·용봉산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림은 올해 4월 디퓨저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현재 향 인증을 받는 중이다. ‘백오용’은 예정대로라면 오는 8월 말 시판되며, 홍성군 지역관광추진조직(DMO) 납품도 추진 중이다. ‘백오용’ 100㎖ 세트(3종류)는 4만 5000원, 단품은 1만 6200원이다.

김 대표는 “꽃답다 프로젝트는 기념품을 만드는 일”이라며 “이 일은 홍성이라는 공간을 알리는 것과 함께 사업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담겼다”고 전했다. 이어 “판매 목표액 같은 게 따로 있지는 않지만, 계획한 시리즈를 다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홍성의 산 시리즈에 이어 역사인물과 해양관광, 길, 무형문화재, 특산물 등을 담은 디퓨저도 계획 중이다. 또 오는 10월쯤 홍고통의 빈 건물을 활용한 조향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설림이 맡고 있는 또 다른 일은 바로 ‘넥스트 로컬(NEXT LOCAL)’ 사업이다.

서울시가 실시 중인 ‘2020 넥스트 로컬’은 서울시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며, 설림은 홍성지역 파트너로 선정됐다. 올해 이 사업은 홍성을 비롯해 강원 영월·평창, 전북 고창, 전남 목포·나주·강진·영광, 경북 경주·의성, 경남 고성·합천, 제주 등에서 진행 중이다.

설림은 지난 6월 30일~7월 1일 1박2일 동안 홍성에서 창업을 하고자 하는 9개 팀(20명)을 대상으로 지역 캠프를 열었다. 서울의 청년들은 7~8월 홍성에 머물며 지역자원을 조사하게 되고, 이후 중간점검 등을 거쳐 최종선정 되면 내년에 홍성에서 창업을 하게 된다.

김 대표는 “캠프에 참가한 사람 중 누가 홍성에 자리 잡을지는 모르지만,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우 대표는 서울 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홍성의 청년이다. 적어도 지금 그의 아니 설림의 머릿속에는 ‘홍성을 위한 고민’이 가득했다.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설림 미술관”이라며 “거창히 미술관까지는 아니어도 지역을 위한 예술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앞으로 홍성과 설림이 만들어갈 이야기, 더 설레며 지켜봐도 좋을 것 같다.

넥스트 로컬 사업 홍성 지역 캠프 당시 모습. 설림 제공
넥스트 로컬 사업 홍성 지역 캠프 당시 모습. 설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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