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의 정신, 그 뿌리를 찾아서…
수당의 정신, 그 뿌리를 찾아서…
  • 노진호
  • 승인 2020.07.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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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 수당고택 활용사업
세 번째… 한서대학교 안외순 교수 특강
‘예산 수당고택에 깃든 이남규 선생의 정신·문화이해’ 세 번째 프로그램이 28일 열렸다. 수당고택 자료사진.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 제공
‘예산 수당고택에 깃든 이남규 선생의 정신·문화이해’ 세 번째 프로그램이 28일 열렸다. 수당고택 자료사진.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 제공

예산 수당고택(修堂古宅·국가중요민속문화재 제281호)에 깃든 정신의 뿌리를 찾아 한걸음 더 다가서는 시간이 마련됐다.

청운대학교 인문도시사업단(단장 박현옥)은 28일 오후 2020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예산 수당고택에 깃든 이남규 선생의 정신·문화이해’ 세 번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문화재청 선정 2020년 지역문화재 활용사업 ‘유유자적’ 중 하나이며, 충남도(지사 양승조)와 예산군(군수 황선봉), 청운대(총장 이우종) 등이 함께하고 있다.

이날 강의는 한서대학교 안외순 글로벌언어협력학과 교수(한서대 인문도시사업단장·동양고전연구소장)가 맡았으며 ‘수당고택에서 함께하는 맹자와 맹자정신’, ‘수당 이남규 선생의 국가관과 문명관’ 등 두 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 박현옥 단장(사회서비스대학장·디자인학부 공간디자인전공 교수)은 “인절미와 오미자메밀묵수단을 만들어 마을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이 집안의 전통”이라며 “그래서 이번 강의는 ‘수당고택 한여름 인절미 동행특강’이라는 이름을 붙여봤다”고 설명했다.

안외순 교수는 “정치라고 하면 민주주의만 생각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며 “이제부터 유교 정치에 대해 말하려 한다. 수당 선생이 왜 유교를 지키려 했는지를 맹자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강의에 들어갔다.

그는 “유교는 공자가 창시하고 맹자가 구축했다”며 “공자가 없으면 맹자도 없지만, 맹자가 없으면 공자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맹자는 논어를 통해 사숙(私淑·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닦음)했고, 공자 사상의 구축을 위해 헌신했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공자를 말할 때 ‘인(仁)’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인’이란 글자 자체가 공존의 뜻을 담고 있고, 공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 ‘호혜적 공감’”이라며 “그것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하면 부민(富民)·교민(敎民) 그리고 정명(正名)”이라고 설명했다.

공자 정신을 짚어본 강의는 맹자의 사상과 문명의식으로 넘어갔다. 안 교수는 “맹자가 말하는 인(仁)과 의(義)는 공자보다는 훨씬 거칠지만, 그것은 전국시대(戰國時代)라는 배경이 반영된 것”이라며 “맹자는 전국시대에 대해 ‘보민(保民)의 위민부모(爲民父母)여야 할 군주가 영토획득 때문에 정치를 위장한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라고 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혜적 공감의 정치인 인정(仁政)의 시작은 백성을 먹여 살리는 양민(養民)이고, 양민이란 지금으로 치면 민생(民生)”이라며 “인정은 호혜적 계약론도 담고 있는데 이는 민의 저항권을 인정하는 논리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안 교수는 부끄러움(恥)에 대한 이야기로 맹자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부끄러움은 도덕의 시작점”이라며 “이는 ‘4단(四端)’이라는 선한 도덕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이 이를 실천하지 못해 ‘사덕(四德)’을 갖추지 못하는 현실을 최소한 부끄러워할 줄은 아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맹자 역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맹자’ 이야기를 마친 안 교수는 ‘수당 이남규 선생의 국가관과 문명관’에 대한 강의를 이어갔다. 그는 “수당 선생의 정신을 이해하려면 여말선초 신유학의 대부인 목은(牧隱) 이색(李穡) 선생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선비는 죽일 수는 있어도 욕보일 수는 없다(士可殺不可辱兮)’고 말한 이색 선생의 정신이 수당에게 이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안 교수는 “수당 이남규 선생의 사상은 위정척사와 실학, 민족주의가 모구 담겨 있다”며 “지속적으로 상소 투쟁을 한 선생이 상소문을 내는 시기와 그 내용을 잘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당 선생은 ‘척동서사학소(斥東西邪學疏)라는 상소를 통해 동서학을 모두 배척해야 하지만 군주(나라)의 잘못도 있으니 동학도가 원하는 바를 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이번 강의를 통해 ▲전 지구가 군국제국주의 아니면 식민지로 전락하는 중 우리는 어디를 선택했어야 하는지 ▲수당의 말처럼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면 죽더라도 정의를 지켜야 진정한 삶 아닌지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2020 예산 수당고택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다음 회차는 오는 8월 7일 진행될 예정이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cwuhumanitas)를 참조하거나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010-9461-4147)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서대 안외순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한서대 안외순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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