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멋으로 열고… 예산의 아름다움으로 닫았다
선비의 멋으로 열고… 예산의 아름다움으로 닫았다
  • 노진호
  • 승인 2020.08.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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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 수당고택 활용사업 ‘다섯 번째’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 전통춤·경기민요·트로트 등 다채
박현옥 단장 詩로 만든 ‘숙인 완산이씨 연가’ 처음 선봬
지난 21일 열린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 전 출연자들이 무대에 올라 ‘예산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지난 21일 열린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 전 출연자들이 무대에 올라 ‘예산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8월의 세 번째 금요일(21일) 펼쳐진 ‘예산 수당고택(修堂古宅·국가중요민속문화재 제281호)에 깃든 이남규 선생의 정신·문화이해’ 다섯 번째 장은 음악으로 수놓아 졌다.

특히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수당 선생의 구국정신과 독립정신으로 일제치하의 어려움을 이겨냈듯 모두 한마음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청운대학교 인문도시사업단(단장 박현옥·사회서비스대학장·디자인학부 공간디자인전공 교수)이 운영하고 있는 이 사업은 문화재청 선정 2020년 지역문화재 활용사업 ‘유유자적’ 중 하나이며, 충남도(지사 양승조)와 예산군(군수 황선봉), 청운대(총장 이우종) 등이 함께하고 있다.

이날 펼쳐진 다섯 번째 장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75주년 광복절 기념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로 진행됐다. 이날 음악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접수 100명으로 참여를 제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국악인 겸 영화배우 오정해 씨는 “멋진 곳에서 좋은 음악회를 여는데 많은 분을 모시지 못해 아쉽다”며 “댁에 가실 때까지 아니 댁에 가셔서도 건강에 이상이 없도록 끝까지 마스크를 잘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공연 개최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문화가 멈춘다면 더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연을 열게 됐다”며 “서로의 눈을 보며 공연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의 시작은 어울사랑예술단 황경애·전춘희·이정혜의 전통춤 무대로 시작됐다. 이들은 고 이매방 선생님의 작품인 ‘사풍정감’을 선보였는데, 이 춤은 선비의 고고함과 더불어 내재돼 있는 멋과 흥을 표현한 것이다.

멋들어진 선비의 춤사위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이선영·정경숙·김경아의 무대로 이어졌다. 이들은 ‘니나노 닐리리아 닐리리아 니나노’, ‘어기야 디여차 어야디야 어기여차~’ 등 익숙한 가락으로 흥을 돋웠으며, 관객들은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공연에 더 빠져 들어갔다.

한여름 밤 수당고택을 뜨겁게 달군 초대가수 조명섭. 사진= 노진호 기자
한여름 밤 수당고택을 뜨겁게 달군 초대가수 조명섭. 사진= 노진호 기자

경기민요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 무대에는 핫한 ‘스타’가 등장했다. 이날 세 번째 공연을 이어간 가수 조명섭은 현인을 쏙 빼닮은 음색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굳세어라 금순아’를 첫 곡으로 들려준 후 “여러분을 만나려 서울에서 날아왔다”며 “선조들의 얼과 멋이 담긴 곳에서 만나게 돼 더 기쁘다”고 말했다. 조명섭은 ‘미사의 노래’, ‘추풍령’에 이어 본인의 신곡인 ‘꽃피고 새가 울면’을 선보였다.

초대가수 조명섭이 무대를 내려간 후에는 사회를 맡은 오정해 씨가 마이크를 잡고 제주민요 ‘너영나영’과 단가 ‘사철가’를 들려줬다. 특히 사계절의 변화에 따른 세월의 흐름과 인생의 늙어감이 순간임을 애잔한 가락으로 전하는 ‘사철가’는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국악인 오정해의 무대로 분위기가 고조된 공연은 실내악단 이병욱과 어울림이 이어갔다. 작곡가 이병욱은 민요 한오백년을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한오백년 살리라’로 첫 인사를 건넸으며, 소프라노 김정연과 함께 오페라 초희 아리아 ‘소나무 숲 사이로 바람이 흐르네’와 ‘숙인 완산이씨 연가’를 협연했다.

특히 이날 초연된 ‘숙인 완산이씨 연가’는 박현옥 단장이 쓴 시를 이병욱 작곡가가 노래로 만든 것이다. 박 단장은 이 시에 대해 “수당고택의 창건과 설계가로 알려진 전주이씨 효숙 부인은 남편과 아들을 먼저 보내고도 며느리와 함께 가문을 일으키고 교육에 헌신한 조선의 여인”이라며 “2020년 어느 날 수당고택 안채에 앉아 그 시절, 그 부인의 마음을 그리며 글을 썼다”고 밝혔다.

실내악단 이병욱과 어울림은 이어 우리네 여인들의 한이 느껴진 ‘검정고무신(이병욱 곡)’과 우리 민족의 흥이 오롯이 담긴 ‘신풀이’를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한여름 밤을 수놓은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의 피날레는 전 출연진과 관객들이 어우러진 ‘예산아리랑(이문원 수당기념관장 시·이병욱 곡)’이 장식했다. 이병욱 씨는 이 곡에 대해 “우리 민족의 정신을 대표하는 아리랑의 가락으로 예산과 수당고택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한편 2020 예산 수당고택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에 대한 문의는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cwuhumanitas)를 참조하거나 청운대 인문도시사업단(☎010-9461-4147)으로 하면 된다.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 사회를 맡은 국악인 오정해가 열창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 사회를 맡은 국악인 오정해가 열창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지난 21일 열린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의 막을 연 황경애·전춘희·이정혜의 전통춤 공연. 사진= 노진호 기자
지난 21일 열린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의 막을 연 황경애·전춘희·이정혜의 전통춤 공연. 사진= 노진호 기자
지난 21일 열린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 중 이선영·정경숙·김경아의 경기민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지난 21일 열린 제3회 수당고택 음악회 중 이선영·정경숙·김경아의 경기민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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