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지회까지 창립된 곳은 예산이 유일하죠”
“읍·면지회까지 창립된 곳은 예산이 유일하죠”
  • 허성수 기자
  • 승인 2020.08.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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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완 예산군농어업회의소 회장, 농단협에서 갈아타고 활성화
김진완 예산군농어업회의소 회장은 축산업을 하면서 농민단체 활동도 두루 해왔다.   예산군농어업회의소가 충남에서 맨 먼저 조직돼 빨리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과거 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으로서 발휘한 리더십 때문이다.
김진완 예산군농어업회의소 회장은 축산업을 하면서 농민단체 활동도 두루 해왔다. 예산군농어업회의소가 충남에서 맨 먼저 조직돼 빨리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과거 군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 시절 발휘한 리더십 때문이다.

예산군농어업회의소는 2016년 11월 11일 창립됐다. 전국에서 8번째, 충남에서는 첫 번째로 출범한 농어입인을 위한 대표단체다. 그 전까지는 예산군농업인단체협의회가 농업인을 위한 대표 역할을 했으나 어업인까지 포괄한 농어업회의소의 창립으로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과거 농단협은 농업인들끼리 만든 임의단체에 지나지 않았지만 농어업회의소는 정부가 법률로 제정한 단체로 민간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며 농어업인의 권익향상과 농어업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존 도시지역 상공인들을 위해 조직된 상공회의소와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 
내포뉴스는 김진완 예산군농어업회의소 회장을 만나 아직도 생소한 개념의 단체를 일찍 출범시켜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들어보았다. 

-예산군농어업회의소가 2016년 창립된 후 그 동안 거둔 주요 업적이나 성과가 있다면. 그리고 회원 수는. 
“농어업회의소가 전국에서 읍·면지회까지 창립된 곳은 예산군이 최초다. 지금 12개 읍·면지회에 23개 단체가 들어 왔는데, 전체 등록 회원은 약 900명이다. 지난 4년 동안 주요 성과로는, 2018년 과수냉해 피해가 발생했을 때 농어업회의소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과수냉해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그때 도와 중앙에 피해대책을 호소한 결과 430억 정도의 국비를 지원받아 농가들에게 나눠줬다. 농약대금과 생계지원자금을 포함해 ha당 116만원과 3년 기한 4000만원 융자, 이에 따른 이자를 충남도의 보전을 받아 피해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덜어줬다. 그것이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산지역에서 활동하는 농어민 대표 단체나 연합회도 있을 텐데 농어업회의소가 왜 필요한가?
“내가 예산군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을 할 때 당시 지방선거에 처음 당선된 황선봉 군수와 간담회를 한 적이 있다. 그때 황 군수가 앞으로는 농어업회의소로 가야 한다고 제안하더라. 그 후 농식품부가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농어업회의소 설립을 지원하겠다며 공모를 했고 황 군수가 적극 신청해 예산군이 선정됐다. 우리는 2015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2016년에 창립하게 됐다.” 

-이미 지역농업인을 대표하는 협의체로서 농단협이 있는데 생소한 단체를 일찍 만들어 출범시킬 수 있었던 비결과 주도적으로 앞장섰던 분은.
“지금 농어업회의소 정책실장을 겸임하고 있는 윤동권 감사다. 나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을 맡아 앞장을 섰으나 농어업회의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은 고덕농협 조합장을 지낸 박기종 최장을 추대했다. 최대의 농민조직인 농업협동조합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는데 박기종 전 조합장이 1년 하다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해 버렸다. 그 후 이길남 농촌지도자회장이 2대 회장에 취임해 초대회장의 잔여임기 2년을 채우고 지난해 말 퇴임했다. 나는 그의 뒤를 이어 올해 초 3대회장으로 취임했다.”

올해 1월 30일 제3대 예산군농어업회의소 회장 취임식 때 축하를 받는 김진완 회장.
올해 1월 30일 제3대 예산군농어업회의소 회장 취임식 때 축하를 받는 김진완 회장.

-기존 농단협의 역할은 축소되거나 상충되지 않나?
“당시 농어업회의소 창립을 주도한 사람들이 모두 농업인단체협의회 전현직 회장들이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새로운 대표단체로 갈아탔다고 보면 된다. 농단협에 속했던 단체들이 다 농어업회의소로 들어왔기 때문에 흡수통합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실은 해산 총회 절차를 안 밟았을 뿐이지 이미 해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예산군농민회는 전국농민회 총연맹(전농)에 속한 단체로 투쟁 위주인 데다 정치와 많이 직결돼 있어 빠졌다. 우리는 정당이나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 물론 전농은 농업분야에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는 같이 협의를 한다.” 

-예산군은 바다와 접하고 있지 않아 농어업이라는 포괄적 개념이 다소 어색하다. 강이나 저수지 등에서 민물고기를 잡는 주민들을 포함한 것으로 아는데 군내에 어민들이 얼마나 되나?
“바다를 직접 접하지 않지만 내수면 어업계라고 하는 조직이 예당호 저수지 주변에 있다. 영어조합, 내수면 어업계 회원이 상당히 많아 그 조직이 들어와 있다. 회원으로 등록한 인원이 47명 정도 된다. 주로 예당호에서 낚시터, 식당, 양식을 하는 어업계원들이다.” 

-농어업회의소는 지역 농어민들이 따로 가입을 해야 하나? 아니면 품목별 단체들이 가입하면 소속 회원들도 자동으로 가입이 되나?
“아니다. 철저히 개인적으로 가입을 해야 한다. 품목별 가입회원도 개인회원으로 별도 가입해야 한다.”

-지금 창립준비를 하고 있는 홍성군 농어입인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린다. 
“농어업회의소 창립을 준비할 때는 회원들의 열의와 함께 지자체장의 행정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군은 미리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농어업인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어떤 지역은 지자체장의 협조가 안돼 어렵더라. 리더는 희생정신도 필요하다. 정치적 야망을 가진 사람은 안 된다. 순수성을 갖고 희생해야 하고 때로는 자기 호주머니도 털어가면서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충남도단위의 농어업회의소도 출범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 전국농어업회의소는 조직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직도 전국적으로 시·군농어업회의소가 조직된 곳은 많지 않다. 농어업회의소를 출범해 활동하는 곳이 30여개 시·군에 불과하고, 창립을 준비하는 곳은 많다. 광역단위의 조직은 있으나 전국적인 규모의 모임체는 농림부에 정식 등록되지 않았다. 시·군농어업회의소가 더 많이 생겨야 전국 조직도 등록이 될 것이다. 말하자면 하향식 조직이 아니라 상향식 조직이다.”
 

예산능금농협조합 공판장 3층에 마련한 예산군농어업회의소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맨 오른쪽이 창립을 준비할 때부터 함께 앞장서며 고생했던 윤동권 감사.
예산능금농협조합 공판장 3층에 마련한 예산군농어업회의소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맨 오른쪽이 창립을 준비할 때부터 함께 앞장서 고생했던 윤동권 감사.

김진완 회장은 현재 양돈에 종사하고 있으며 청년시절부터 예산군4-H 활동을 했다. 예산군4-H본부 회장, 농업경영인연합회장, 농업인단체협의회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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