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빚어내는… 아름다운 시간들
흙으로 빚어내는… 아름다운 시간들
  • 노진호
  • 승인 2020.08.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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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생활도자 박선순 작가
9월 1일~10월 4일 ‘갤러리 짙은’서 전시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4일까지 천수만 한울마루 속동전망대에 있는 ‘갤러리 짙은’에서 전시회를 여는 박선순 작가의 작품들. 본인 제공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4일까지 천수만 한울마루 속동전망대에 있는 ‘갤러리 짙은’에서 전시회를 여는 박선순 작가의 작품들. 본인 제공

작은 변화로 일상이 더 예술적이 된다면 어떨까. 그런 기회가 곧 마련된다.

‘생활도자’를 하고 있는 박선순 작가(59·사진)의 전시회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4일까지 천수만 한울마루 속동전망대에 있는 ‘갤러리 짙은(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689)’에서 열린다. 박 작가는 서울에서 활동 중이라 그와의 이야기는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다.

그에게 건넨 첫 질문은 알 듯 모를 듯한 ‘생활도자’에 대해서였다. 박 작가는 “그릇이나 화분 등 주변에서 보던 흔한 것들에 예술적 느낌을 가미하는 것이 생활도자”라며 “생활에서 쓰는 물건들을 더 예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화요일부터 ‘갤러리 짙은’에서 열리는 전시의 주인공은 ‘화분’이다. 그는 큰 것은 8점, 작은 것은 30점정도 전시할 예정이며, 일부 화분에는 직접 식물도 심어 디스플레이 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화분이 주인공이지만, 박 작가가 주로 하는 작업이 화분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주로 도자기(흙)로 인형을 만들어 스토리를 전달한다”며 “아무래도 내가 교회를 다니다보니 주로 성경 속에서 모티브를 가져 온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과 딸이 이야기하는 모습 등 생활 속 한 장면 같은 것도 작품의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 작가와 도예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벌써 30여년 전의 이야기다. 그는 국립 서울산업대학교(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88학번)를 통해 이 길에 들어섰으며,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자신을 더 다듬었다.

박 작가는 “학교에서는 조형작품 위주로 배웠던 것 같다. 흙으로 만든 조각상 같은 것을 생각하면 된다”며 “물론 물레도 배우고, 석고도 하고, 산업도자도 했다. 생활도자도 그 중 하나였다”고 회고했다.

30년이 넘는 세월을 도예가로 살아온 그에게 도예의 매력을 물었고, 그는 별 망설임 없이 그에 대한 답을 했다.

박 작가는 “무엇보다 정서적 안정”이라며 “부드러운 흙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또 흙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고, 그것이 생활에 쓰이고 하는 것도 만족감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흙이라는 재료 자체가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박 작가와 이번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짙은’과의 인연은 사실 우연이었다. 안면도(충남 태안군 안면읍)가 고향인 그는 지난해 추석 시댁식구들과 함께 갤러리 짙은 인근의 펜션에 머물렀다. 그러다 우연히 차를 마시러 들렀고, 그것이 이번 전시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박 작가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전시를 약속했다”며 “가족들과 함께 보기 위해 추석 연휴를 끼고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홍성에 와 작품 디스플레이를 할 예정이다. 또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현장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가격은 큰 것은 6~8만원, 작은 것은 2~3만원 정도라고 한다.

박선순 작가 작품. 본인 제공
박선순 작가 작품. 본인 제공

박 작가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안 올까봐 걱정”이라며 “근처에 오실 일이 있으면 잠깐 들러 구경하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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