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도 100%… 망설이지 마세요!
만족도 100%… 망설이지 마세요!
  • 노진호
  • 승인 2020.09.08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 ‘학생들’을 만나보니…
서진석 학생회장 “대학 못간 한… 마지막 기회 잡았다”
최고령 허진욱氏 “공부 열심히 해 사회에 돌려줄 생각”
새내기 이지숙氏 “여러분도 두려워 말고 문 두드리길…”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에 다니고 있는 (왼쪽부터)서진석·허진욱·이지숙 학생이 ‘마스크로도 가릴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에 다니고 있는 (왼쪽부터)서진석·허진욱·이지숙 학생이 ‘마스크로도 가릴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소중하고 좋은 기회죠”, “누구나 꿈이 있어야 합니다”, “두려워 말고 문 두드리길…”

지난 3일 오후 학교에서 만난 청운대학교 사회서비스대학 ‘학생들’이 전한 말이다. 이날 인터뷰에는 사회적기업학과 2학년 서진석(사회서비스대학 학생회장·49), 청소년상담학과 1학년 허진욱(70), 같은 학과 동기 이지숙(43) 씨가 함께했다.

인터뷰의 첫 질문은 ‘사회서비스대학 입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였다. 셋 중 가장 선배이자 사회서비스대학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석 학생부터 답변을 시작했다.

고향인 홍성군 광천읍에서 전기공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서 씨는 “집안형편이 안 좋아 고등학교도 남보다 2년 늦게 들어갔다. 군 제대 후에 대학을 가려했지만 그때도 형편이 허락하지 않았다”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공부를 다시 한다는 게 쉽진 않았다. 그래도 마음속에 미련이 계속 남았다”고 회고했다.

서 씨는 “어느 날 모임에서 청운대 이상렬 전 총장님한테 사회서비스대학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원서 접수 첫날 지원을 했다”며 “이번이 공부를 다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기업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학과를 선택했다”며 “지금 하는 사업에 사회적기업을 접목해 취약계층이나 장애인들과 함께 일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 최고령인 허진욱 학생은 덕산 가야호텔을 운영 중이다. 그는 “학창시절 4·19, 5·16을 겪고 1965년에 중학교를 졸업했다. 유복한 가정형편 덕분에 고교 때는 서울 유학(서라벌예술학교)을 갔다”며 “이후 서울예전(당시에는 드라마센터라고 불렀다고 한다)을 다녔지만 졸업장은 못 받았다”고 설명했다.

허 씨는 “1980년대 후반부터 정치판에도 뛰어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도 좋지만 스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의 권유도 있어 입학을 결심했다”며 “홍성교도소 선도위원과 이런저런 봉사활동 등을 하며 청소년·다문화가정 등의 문제가 보였다. 사회의 어른으로서 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청소년상담학과를 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지숙 학생은 “초보엄마로 두 아이를 키우며 너무 힘들었다. 이젠 고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딸과 함께 홍주제과제빵학원을 다녔는데, 그곳 채선병 원장님이 사회서비스대학을 추천했다”며 “‘청소년의 마음을 알면 스스로의 마음도 치유될 것’이라는 원장님의 말이 가슴에 꽂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이에…’하며 망설였지만 막상 와보니 내가 막내였다. 더 용기 내서 공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각의 이유를 듣고 난 후 학교생활의 어려운 점은 없느냐고 물었지만, 금세 잘못된 질문임을 깨달았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들은 정말 공부가 행복 그 자체였다.

서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학우들을 만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 다른 아쉬운 점은 없다”며 “학교에 오면 다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집은 나까지 대학생이 넷(아들 셋)이다. 되레 주변에서 등록금 걱정을 한다”며 “장학금을 받으려 열심히 하고 있다. 또 학비 감면 등 다양한 혜택도 있다. 청운대의 이런 좋은 시스템이 없었다면 학교 다닐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학교에는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 씨는 또 “사회서비스대학이 지속적으로 운영돼 더 많은 후배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꼭 잡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허 씨는 “이 나이에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잡았다. 나는 학생이니 교수님만 잘 따라가면 A+도 받고 장학금도 나올 것이라 믿는다”며 “1968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대로 된 대학생활은 처음이다. 자기 관리도 더 신경 쓰게 됐다. 얼마 전에는 염색도 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어 “주위에 능력 있는 분들이 이곳을 위한 발전기금도 내고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힘을 보탤 생각”이라며 “사회서비스대학이 계속 이어져 선배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사실 입학을 앞두고 두려웠다. 대학 수업 방식도 잘 모르고 과제도 걱정됐다”며 “막상 와보니 다들 친절했다. 안 다니던 도서관도 다니고,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어 “학교에서도 어떻게든 공부할 수 있게끔 발판을 깔아준다. 두려워 말고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품고 있는 ‘청운의 꿈’이 궁금했다. 동기가 다 달랐듯 청사진도 다른 모습이었다.

허 씨는 “사회복지에 대한 공부를 더 해서 지금 운영 중인 호텔(덕산 가야호텔)을 쉼터나 요양병원으로 만들고 싶다. 훗날 지역발전을 위한 사회 환원도 생각 중”이라며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나 다 꿈이 있어야 한다. 난 10년 안에 꿈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허 씨의 이야기를 듣던 이 씨도 “저도 그곳에 가서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씨는 “난 대학원까지 공부하고 싶다. 아직은 배움이 모자라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왕 학교에 왔으니 끝까지 도전할 것”이라며 “나중에는 내가 배운 지식을 많은 이에게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씨는 “학교에 다니며 더 열정적으로 살게 됐다. 대학교 2학년인 아들이 ‘엄마는 왜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냐’고 묻기도 한다”며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청소년상담과 제과제빵을 병행해 그런 것을 통해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싶다”며 “어두운 길을 가는 아이들이 다시 밝은 곳으로 올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내 인터뷰를 지켜본 박현옥 학장은 “7월 1일부터 사회서비스대학 학장을 맡아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면서도 “오늘 세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한편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학장 박현옥·인문도시사업단장·사회적기업학과 교수)은 고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만30세 이상인 자 또는 특성화고등학교 등을 졸업한 산업체 근무 3년 이상 재직자가 4년제 정규대학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충청권 평생(성인)학습자 평생교육 거점대학’이다. 이곳은 ▲사회복지상담학과 ▲청소년상담교육학과 ▲창업경영학과 ▲사회적기업학과 ▲뷰티산업학과 ▲부동산경영학과 등 6개 학과가 있다.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은 2021학년도 신입생 129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자세한 모집요강은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 학사지원팀(☎041-630-3357/인의관 102호)로 문의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