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라보는 7개의 시선… 여러분 선택은?
역사를 바라보는 7개의 시선… 여러분 선택은?
  • 노진호
  • 승인 2020.09.1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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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리대첩 100주년 기념 전국 청소년연극제
전국 7개교 최종 선정… 영상 심사로 대상 가려

홍성군은 지난 8월 5일 청산리대첩 100주년 기념 전국 청소년연극제 대본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열띤 경쟁을 뚫고 최종 선정된 전국 8개 학교 학생들은 오는 19~20일 청운대학교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영상 심사로 대체됐다. 또 최종 선정된 곳 중 북일여자고등학교의 ‘해담’은 코로나19 확산과 학교 내부 사정 등을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다.

청소년 배우들이 펼치는 감동의 무대를 직접 볼 수는 없게 됐지만, 홍성군은 유튜브를 통해 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내포뉴스는 청산리대첩 100주년 기념 전국 청소년연극제 ‘톱7’을 살짝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학교별 취재는 전화로 진행했고, 기초자료는 (사)한국연극협회 홍성지부의 도움을 받았다.

제일 먼저 만나볼 곳은 부산정보고등학교의 ‘영우’다(학교 소개 순서는 무작위임을 밝힌다). ‘영우’는 30여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며, 21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열린 제23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목숨보다 찬란한 청춘 해방’이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연극제에서 이들이 선보일 작품의 제목은 ‘흔적’이다. 이 작품은 1930년 1월 신민회 활동을 위해 산시역에 주둔하던 김좌진 장군의 심리를 다룬다. 또 청산리전투 승리가 해방이 아니란 것을 깨달은 백야의 선택을 담는다고 한다.

부산정보고 박세환 담당교사는 “지난해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올렸던 작품은 유관순 열사를 다뤘다. 이번 작품도 대한민국을 지켜온 영웅을 기린다는 점에선 비슷한 맥락”이라며 “아이들이 지난 작품을 통해 역사적 배경 등을 잘 알고 있어 접근이 더 수월했다”고 말했다.

부산정보고등학교 ‘영우’의 2020 부산청소년연극제 참가 당시 모습. 부산정보고 제공
부산정보고등학교 ‘영우’의 2020 부산청소년연극제 참가 당시 모습. 부산정보고 제공

홍성에서는 두 팀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우선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의 ‘참’은 ‘희미한 불편’이란 작품을 선보인다. ‘참’은 개교(1958년) 초창기부터 활동한 연극동아리라고 하며, 현재는 자율동아리 형태로 운영돼 인원은 유동적이지만 보통 20명 정도가 활동한다고 한다.

이들이 준비한 ‘희미한 불편’은 독립군이 맡겨 놓은 일본군 인질로 인해 살얼음판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 시골총각 달수와 그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다. 약속된 시간까지 독립군이 돌아오지 않자 마을사람들은 정신적 한계를 느끼게 된다는데….

홍성의 또 한 팀은 ‘갈산고등학교’이다. 지난해 방과 후 학교로 활동을 시작한 갈산고교가 선보일 작품은 ‘청산리 영웅’으로, 9명의 학생이 함께한다. 이 작품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본을 무찌르겠다는 일념 하나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의 굳은 의지를 표현한다고 한다.

다음 소개할 팀은 김좌진 장군 생가지가 있는 홍성에서 가장 먼 제주 영주고등학교의 ‘날개, 돋다’이다. 2016년 창단된 연극·뮤지컬 동아리 ‘날개, 돋다’는 18명의 학생이 소속돼 있다.

여름방학 때도 학교에 나와 8시간씩 맹연습을 했다는 이들의 작품은 ‘얼굴’이다. 이 작품은 일제의 손길이 제주까지 뻗쳐오자 나라를 위해 무작정 육지로 떠나기로 결심한 세 아이의 이야기다.

영주고 서문원 담당교사는 “이번 작품은 배우가 연기뿐 아니라 내레이션까지 겸해야 하고 특별한 세트 없이 의자 3개만 놓고 진행돼 학생들의 표현력이 특히 중요하다”며 “열심히 연습해 좋은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얼굴’이란 작품으로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제주 영주고등학교 ‘날개, 돋다’ 학생들. 영주고 제공
‘얼굴’이란 작품으로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제주 영주고등학교 ‘날개, 돋다’ 학생들. 영주고 제공

다음은 청주중앙여자고등학교의 ‘당찬아해’이다. ‘당찬아해’는 17명의 학생들이 활동 중이며, 해마다 교내 공연은 물론 전국·지역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2학년 학생들이 공동집필했다는 이들의 작품은 ‘나라, 그리고 나’이다. 이 작품은 김좌진 장군의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하는 마기찬이란 인물이 주인공이다. 장군은 너무 어린 마기찬을 전장에 내보내기 싫어하지만, 마을에 갑작스럽게 일본군이 들이닥치게 되는 것으로 극은 진행된다.

청주중앙여고 김소연 담당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대본을 써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역사적인 내용이 또래들에게 더 쉽게 전달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교내 곳곳에서 2~3명씩 나눠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여섯 번째 참가팀은 인천 연수여자고등학교의 ‘푸그연’이다. 2013년 창단된 ‘푸그연’은 19명의 학생이 소속돼 있으며, 교내 정기공연은 물론 인천시교육청의 학교폭력·자살예방 연극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들이 출품한 작품은 ‘하나뿐인 아빠’이다. 이 작품은 일로 인해 가정에 소홀한 아빠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던 하나가 김좌진 장군에 대한 수업을 들은 날 밤 꿈에서 장군의 딸인 김강석을 만나게 된다는 스토리다.

연수여고 남인선 담당교사는 “역사적 인물인 김좌진 장군의 이면인 아빠로서의 모습을 담으려 했고, 딸과의 관계 등에 포커스를 뒀다”며 “학생들이 갖고 있는 아빠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전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톱7’의 마지막은 남원국악예술고등학교의 ‘남원레퍼토리’다. 연기영상과 학생 중심으로 2015년부터 무대에 올랐다는 ‘남원레퍼토리’는 19명의 학생이 활동 중이며, 공연은 물론 연극관람과 특강 등도 함께한다.

이들이 준비한 작품은 ‘백야지몽’으로 지속적으로 같은 꿈을 꾸는 늘해랑이란 인물이 최면치료를 통해 자신의 전생인 김좌진과 그 중에서도 청산리대첩을 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이 학교 2학년 김예강 학생이 대본을 썼다고 한다.

남원국악예술고 이종억 담당교사는 “‘시간여행’이라는 독특한 구조의 작품으로 김좌진 장군의 전투 준비와 그 승리 과정이 담겼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과거의 영웅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산리대첩 100주년 기념 전국 청소년연극제 ‘톱7’을 살펴봤다. 이 중 영예의 대상은 누가 차지하게 될까.

P.S: 아쉽게 이번 연극제에 함께하지 못한 북일여자고등학교 ‘해담’은 조국을 지키기 위한 여성들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한 ‘청산리: 여인들의 이야기’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해담’의 작품도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

남원국악예술고 ‘남원레퍼토리’ 학생들. 이들은 ‘백야지몽’이란 작품으로 출사표를 냈다. 남원국악예술고 제공
남원국악예술고 ‘남원레퍼토리’ 학생들. 이들은 ‘백야지몽’이란 작품으로 출사표를 냈다. 남원국악예술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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