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도 이응노마을도… 시작은 우연, 지금은 숙명
목공도 이응노마을도… 시작은 우연, 지금은 숙명
  • 노진호
  • 승인 2020.09.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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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응노마을 나무공방 소풍 권재완 대표
“목공 매력은 ‘집중’…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에 집중”
이응노마을 나무공방 소풍 권재완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계속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은 지역학생들과의 수업 모습. 나무공방 소풍 제공
이응노마을 나무공방 소풍 권재완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계속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은 지역학생들과의 수업 모습. 나무공방 소풍 제공

내포뉴스는 이응노의 집과 이응노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은 이응노마을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와의 만남으로 꾸미려 한다.

이응노마을에는 별의별 공방(임민숙·박혜선·채정옥 작가)과 나무공방 소풍(대표 권재완), 백월산 도예(대표 김종석)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운데 필자가 찾은 것은 ‘나무공방 소풍’의 권재완 대표(49)다. 권 대표와의 인터뷰는 전화로 진행됐다.

그가 이응노마을에서 공방 문을 연 것은 2014년의 일이다. 그와 이응노마을의 인연은 우연이었지만,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권 대표는 “고향인 서울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다 2007년 홍성으로 지방 발령을 받았다”며 “발령 당시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이었고 용봉초등학교에 들어가며 이응노마을이나 이응노의 집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은행과 목공예 공방이 쉽게 연결되지 않아 ‘오랜 취미’로 추측했지만, 권 대표와 목공예와의 인연도 우연처럼 시작됐다.

그는 “홍성에서 일하던 2009년 명예퇴직을 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였다”며 “퇴직 후 사실 방황도 좀 했다. 그러다 한 퇴직자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청도한옥학교에 가게 됐고, 거기서 목공을 처음 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청도한옥학교에 3개월 정도 있었는데 목공이 내게 정말 잘 맞았다. 그래서 서울에 와서도 공부를 계속했고, 그게 조금씩 발전해 공방 오픈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이응노의 집과 연계해 활동하겠다던가 하는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이응노마을이 익숙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부연했다.

권 대표는 목공의 매력을 ‘집중’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그는 “목공 분야 중 건축이나 인테리어는 스케일이 크고 그만큼 허용오차도 크지만, 내가 주로 하는 가구 쪽은 훨씬 더 세밀해야 한다”며 “대회에 나가면 원 설계와 작품이 3㎜ 이상 차이나면 감점이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공은 작업할 때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그것이 내게 잘 맞았다. 어떤 것에 집중하면서 잡념이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난 테이블이나 의자, 선반 등 생활가구를 주로 만든다”며 “공방 오픈 초기에는 주문 판매도 하고 인테리어 작업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은 하지 않고 주로 학생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권재완 대표가 한 아이의 목공 체험을 돕고 있다. 나무공방 소풍 제공
권재완 대표가 한 아이의 목공 체험을 돕고 있다. 나무공방 소풍 제공

그는 초·중등 방과 후 목공수업, 이응노마을 목공수업,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대상 프로그램 등을 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3개이고 중간 중간 특강도 있다고 한다. 권 대표는 “올해는 결성마을학교(초등 1~3학년 대상)와 중학교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위주로 움직였다”며 “별도의 개인적인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대표는 “학창시절에 직업의 의미 중 하나가 자아실현이라고 배웠는데 그것을 목공을 하면서 특히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실제로 느끼게 됐다”며 “목공수업을 통해 아이들도 얻는 것이 있겠지만, 나에게 오는 것도 컸다. 정말 보람 있는 일”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은행을 그만두며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활이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이응노마을 나무공방 대표의 삶에 대해 만족감을 전한 그였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아이들 수준이 다 달라 어떤 평균을 맞추기가 힘들다는 것”이라며 “특히 초등학교 특수반 같은 곳에 가면 더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수업 요청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자신이 없어서 아직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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