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10년… 여러분은 만족하시나요?
내포신도시 10년… 여러분은 만족하시나요?
  • 노진호
  • 승인 2020.11.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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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의정토론회 개최… 좌장 조승만 의원
청운대 송채규 교수 “그릇은 있는데 내용물 못 담아”
지정토론… 공공시설 통합관리기구 설립 제안 눈길
청중토론… 정주 여건, 홍성·예산 통합 등 ‘쓴소리’
4일 충남도서관에서 열린 의정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4일 충남도서관에서 열린 의정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내포신도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충남도의회는 4일 오후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 다목적실1에서 ‘내포신도시 10년 문제점과 충남 혁신도시 발전방안’을 주제로 의정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조승만 도의원은 “내포신도시와 혁신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의 시선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번 토론회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 2시간여 동안 좋은 말씀과 좋은 의견 많이 듣겠다”고 말했다.

또 본격적인 토론회 순서에 앞서 도의회 전익현 부의장은 “이 자리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담아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반영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홍성군의회 윤용관 의장은 “이 같은 논의가 내포신도시와 홍성군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의정토론회 주제발표는 청운대학교 송채규 교수가 나섰다. 그는 ▲내포신도시·충남 혁신도시 개요 ▲내포신도시 10년 돌아보기 ▲충남 혁신도시 발전방안 ▲당면과제 ▲결론 등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송 교수는 “충남도는 인구 10만 도시를 목표로 했지만 현재 인구는 4분의 1 수준이다. 이것은 생각해볼 문제”라며 “그릇(부지 정리)은 마련됐는데 내용물이 담기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포신도시는 자전거 천국도시를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도청에 가면 늘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정작 도청 직원들은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송 교수는 축산 악취 문제도 짚었다. 그는 충남도가 지난 9월 25일 홍성·예산군, 한국환경공단, 농협경제지주 등과 체결한 내포신도시 축산악취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 관련 보도를 예로 들며 “손잡고 사진 찍는 언론 플레이만 해서는 안 된다”며 “원주의 돼지문화원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돼지 때문에 사람들이 떠나는 도시가 있고, 찾아오는 도시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송 교수는 “내포신도시 주민 중심의 민간단체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후 “내포신도시 개발의 마무리가 혁신도시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주변인이 아닌 주인의 정신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주제발표 후 이어진 지정토론은 ▲내포신도시 상가협회 최낙준 회장 ▲내포 아파트연합회 고종민 회장 ▲홍성군의회 김기철 의원 ▲충남도 내포신도시발전과 박병용 과장 ▲홍성군 신도시시설관리사업소 안기억 소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최낙준 회장은 우선 국민건강보험 지정병원 유치를 제안했다. 그는 “국내 유일 건보 지정 일산병원이 있는 경기 고양시는 인구 유입은 물론 정주 여건도 좋아졌다”며 “홍성의료원 분원 설치는 이미 내포 주민들이 반대한 바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자영업 활성화가 답”이라며 “자영업이 활성화는 인구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종민 회장은 “내포신도시 개발에 대한 주민감시기구가 필요하다”며 “주민상생협력단 시즌2를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이 참여해 배우고 또 가르치는 커뮤니티 활동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더했다.

김기철 의원은 충남도와 홍성·예산군이 함께하는 ‘내포신도시 공공시설 통합관리기구(가칭)’ 설립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내포에 있는 4개 분야 200여개 공공시설이 홍성-예산 2개 지자체로 관리가 이원화돼 예산 낭비는 물론 주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내포신도시의 명품건강도시 육성’도 제안하며 “전국 유일의 유기농 특구인 홍성군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용 과장은 “내포신도시 개발 기간이 혁신도시 지정 후 2022년 말까지 연장됐다”고 설명한 후 내포신도시 건설 성과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달 8일 충남 혁신도시 지정으로 내포신도시의 새로운 성장발판이 마련됐다”면서도 종합병원과 대학 유치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지는 못했다.

안기억 소장은 앞선 김기철 의원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내포신도시 운영 공동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내포신도시는 홍성 홍북읍과 예산 삽교읍으로 행정구분이 구분돼 2개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단일생활권”이라며 “최근 증가하는 지역화폐 또한 소재지가 달라 인접상가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등 주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청중토론에서는 정주 여건 개선과 함께 홍성·예산 통합 등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주민 전체의 의견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날 토론회장의 공기는 내포신도시의 현주소에 대해 만족보다는 불만족에 가까운 듯 느껴졌다.

주민 A씨는 “인구 10만을 목표로 한 도시가 3만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살기 좋지 않다는 것”이라며 “내포초등학교는 충남에서 학생 수가 많은 것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그럼에도 학교를 더 지어달라고 할 때마다 들리는 답은 인구가 적어 더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주 여건을 먼저 마련해놓고 사람들이 오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주민 B씨는 “난 축사가 있는 시골에서 살다왔음에도 이곳의 악취는 심했다. 지난해부터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 전까지 나아지는 부분이 없어 주민들의 불만이 쌓인 것”이라며 “관공서에 계시는 분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C씨는 “목표 인구가 다 차지도 않았는데 지금도 상가 근처에는 주차할 곳이 없다”며 “주차문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발언했다.

주민 D씨는 “축산 악취 문제에 공감은 하지만 축산업 종사자도 함께 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 내포 주민들의 입장만 이야기되고 있다”며 “문제점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해결 의지를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주민 E씨는 “문제점만 이야기하고 그 원인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는 없어 아쉽다”며 “홍성·예산이 합쳐 하나의 시(市)가 안 된다니 답답하다. 지난번 소방전문병원 유치전 때도 서로 경쟁하다 결국 다른 곳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 F씨는 “공공시설 공동관리가 진짜 주민을 위한 것인지 그저 관리를 편하게 하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홍성·예산 통합이 우선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좌장인 조승만 의원은 “오늘 나온 목소리들을 다 정리해 충남도와 도의회, 홍성군, 군의회와 함께 해결해 가겠다”고 약속한 후 토론회를 마쳤다.

4일 충남도서관에서 열린 의정토론회 중 청운대 송채규 교수(왼쪽)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4일 충남도서관에서 열린 의정토론회 중 청운대 송채규 교수(왼쪽)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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