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혁신도시… 하늘에서 별을 따온 기분”
“충남 혁신도시… 하늘에서 별을 따온 기분”
  • 노진호
  • 승인 2020.11.13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국민의 힘 홍문표 국회의원
4년반 고군분투… “110만명 서명으로 탄력”
홍성·예산 市 승격… “도청소재지 격 맞춰야”
당 대표 정조준… “갈라진 범야권 뭉쳐야”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4년여 간 고군분투한 홍문표 의원을 지난 7일 그의 홍성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 노진호 기자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4년여 간 고군분투한 홍문표 의원을 지난 7일 그의 홍성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 노진호 기자

12일 밤 내포신도시는 꽤나 왁자지껄했다. 이날 충남도청 남문광장에서 펼쳐진 ‘혁신도시 지정 충남 비전 선포식’으로 내포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이 자리에서 도는 혁신도시 지정을 이끈 공로로 18명을 표창했고, 그 중에는 국민의 힘 홍문표 국회의원(홍성·예산)도 있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18명은 물론 220만 도민 모두가 충남 혁신도시 지정의 유공자겠지만, 전장의 선두에 섰던 이 중 하나가 홍문표 의원이란 것을 부인할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내포뉴스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회의에서 충남 혁신도시 지정안이 의결(10월 8일)된지 한 달쯤 후인 지난 7일 홍 의원의 홍성 사무실을 찾았다.

홍 의원은 “혁신도시 지정 성공까지 4년 반이 걸렸다”며 “마치 하늘에서 별을 따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2018년 7월 30일 최초로 혁신도시특별법을 대표발의한 후 혁신도시 촉구 결의안에 이어 국가균형발전특별법까지 낸 바 있다.

그는 “국회 예결위원장을 할 때 혁신도시 관련 예산을 보게 됐는데 충남과 대전만 없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며 “그저 이슈만 내놓는 게 아니라 당위성을 정리하고 공론화해야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공청회와 토론회, 간담회 등을 다섯 차례나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창기에는 관심도 없고 참여도 적었다. 그러다 대전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박범계 의원 등과 뜻을 모았다”며 “혁신도시에 대한 기본 틀을 잡은 건 2년쯤 전의 일”이라고 부연했다.

홍 의원은 지난 4년여의 시간을 ‘고군분투(孤軍奮鬪)’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위기라고 느꼈던 지난해 1월의 일을 이야기했다.

그는 “광천 장날인가 이낙연 국무총리(당시·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 칼국수 집에서 오찬 간담회를 하던 중 이 총리가 지역의 숙원사업에 대해 물었고, 혁신도시가 언급됐다”며 “그런데 이 총리가 이미 있는 혁신도시도 활성화가 안 됐다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지역에선 열심히 뛰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고 전했다.

홍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충남·대전 혁신도시에 대해 총선을 거치며 검토하겠다고 말해 또 한 번 당황스러웠다”며 “혁신도시를 선거의 지렛대로 삼으면 안 된다고 여겼고 그래서 충남도청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서명운동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고 양승조 충남지사와 허태정 대전시장도 적극 나서게 됐다. 그게 110만명 서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110만은 작은 수가 아니다. 이 힘으로 3월에 국회를 통과하고 정부의 법안 고시까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12일 충남도청 남문광장에서 열린 ‘혁신도시 지정 충남 비전 선포식’ 행사 중 양승조 지사가 홍문표 의원(왼쪽)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홍문표 의원 블로그 캡처
12일 충남도청 남문광장에서 열린 ‘혁신도시 지정 충남 비전 선포식’ 행사 중 양승조 지사가 홍문표 의원(왼쪽)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홍문표 의원 블로그 캡처

충남 혁신도시가 지정되긴 했지만,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홍 의원 역시 “공공기관 15~20개가 내려와야 하는데 심의위를 구성해 선별하게 된다. 지역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며 “수도권에 자리 잡은 공공기관을 빼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충청권 의원들과 시·도지사들도 미리 준비하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난 한 3년 전부터 수도권 의원들에게 명절 같은 때면 광천김과 예산사과 등을 보냈다. 이런 ‘인간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살짝 귀띔했다.

홍 의원과의 이야기는 최근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홍성·예산군 시(市) 승격으로 이어졌다.

홍성군은 지방자치법 제7조에 ‘도청소재지 군은 시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고자 2017년부터 입법지원 활동을 했으며, 2018년에는 공동 추진을 위해 전남도청이 있는 무안군과 손을 잡았다.

홍 의원은 “당연히 적극 찬성이다. 홍성과 예산 그리고 전남 무안까지 함께 시로 승격해야 한다”며 “도청소재지 군은 시로 승격한다는 행안부 령이 나와야 한다. 법안 발의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청소재지 격에 맞는 시 승격은 반드시 필요하다. 혁신도시 때처럼 도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홍 의원은 12일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으며,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년 상반기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한 간담회도 가졌다.

홍 의원은 올해 4·15 총선을 통해 홍성·예산 최초 4선 의원이 됐다. 그는 당선 후 내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청년청 신설’을 약속했고, 그 말은 지켜졌다(6월 1일 청년청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대표발의).

홍 의원은 “청년청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 정부 부처마다 흩어져 있는 청년 정책을 모아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청년청장은 40대로, 부청장은 30대로 해 청년에 맞는 옷을 스스로 디자인하게 해야 한다. 경험 부족이 걱정이라면 사회 각계각층의 20여명으로 자문기구를 구성해 보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통령을 설득할 메신저를 찾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생긴 것처럼 대통령이 힘을 실으면 빨라질 수 있다”며 “기차가 몇 시에 오는지 정해져 있으면 조금 무료해도 기다릴 수 있듯이 청년들에게 미래 희망을 법으로 제도로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내 임기 안에는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최근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보수 진영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 힘도 지난 9월 2일 당명을 변경하며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아직 예전의 영광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홍 의원은 내포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 도전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품격 있는 강한 정당’을 만드는 게 내 정치적 꿈이고 목적”이라며 “내게 책임이 주어진다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요즘 제1야당의 상황이 상당히 어렵다”며 “‘반문연대’를 통해 대표선수를 뽑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내년 서울·부산시장 선거와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갈라진 범야권을 ‘하나로 묶는 당과 당 대표’가 정권 교체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원이 당의 주체인 것은 분명하지만 당원과 국민 3대 7 정도의 오픈 프라이머리를 해야 한다. 이 정도 돼야 개혁이고 변화다. 중진들끼리 공감대를 형성 중”이라며 “유승민, 안철수, 윤석열 등 모두에게 문을 열어야 한다”고 더했다.

참고로 국민의 힘 경선준비위원회는 12일 내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당내후보 경선 룰을 예비경선 국민여론조사 100%, 본경선 국민 80%·당원 20%로 결정했다.

인터뷰가 길어지자 다음 일정을 재촉하는 보좌관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홍 의원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혁신도시 완결과 장항선 복선화는 꼭 이루겠다. 우리가 없는 것만이라도 해결하고 싶다. 서산비행장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충남은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와 황사를 막는 대한민국의 필터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연구센터를 충남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문표 의원은 “충남도청이전특별법을 공동 발의해 80여년 동안 대전에 있던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왔다”며 “도청은 모든 발전의 토대다. 정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난 여기서 태어나서 여기에 묻힐 사람이다. 역부족일 때도 있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계속 뛰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홍문표 의원이 12일 ‘지방자치법 개정안’ 제출에 앞서 김석환 홍성군수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성군 제공
홍문표 의원이 12일 ‘지방자치법 개정안’ 제출에 앞서 김석환 홍성군수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성군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