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을 위한 고민, 발품… ‘저희를 기억해주세요’
홍성을 위한 고민, 발품… ‘저희를 기억해주세요’
  • 노진호
  • 승인 2020.11.27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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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골목대장 프로젝트’ 기획한 양인영·조아영·박유정·김해지 학생
‘원도심 살리기’ 주제로 홍성 곳곳 답사… “주민들 도움 덕분에 완성”

11월의 마지막 화요일(24일) ‘홍고통’을 위한 작은 이벤트가 있었다. 청운대학교는 이날 홍고통의 마중에서 홍성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골목대장 프로젝트 ver2_홍고통 추억사랑방’을 펼쳤다.

이번 이벤트의 주인공은 ‘홍고통’과 그 안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청운대 학생들의 고민과 꿈이 스며있었다. 내포뉴스는 ‘골목대장 프로젝트 ver2_홍고통 추억사랑방’을 기획한 양인영(방송영화영상학과 4학년), 조아영(공연기획경영학과 3학년), 박유정(공연기획경영학과 3학년), 김해지(실용음악과 4학년) 학생을 행사가 끝난 후 만났다.

2020년 11월의 마지막 화요일, ‘홍고통’을 위한 이벤트를 열었던 청운대학교 (왼쪽부터)양인영·조아영·박유정·김해지 학생. 사진= 노진호 기자
2020년 11월의 마지막 화요일, ‘홍고통’을 위한 이벤트를 열었던 청운대학교 (왼쪽부터)양인영·조아영·박유정·김해지 학생. 사진= 노진호 기자

이번 프로젝트는 ‘원도심 살리기’라는 주제만 던져진 채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고 한다. 더군다나 1학기 때 7명이었던 팀원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2학기 때 4명으로 재조직돼 각자의 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프로젝트 초반에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푸른 전원생활과 힐링 쪽으로 가닥을 잡기도 했다”며 “하지만 광천, 홍주읍성, 내포 등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게 ‘홍고통’이었고, 거기에 맞는 내용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고민의 결과가 오늘(추억사랑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작업의 큰 줄기는 함께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각자의 특기(전공)를 살려 진행했다고 한다. 양인영·조아영·박유정·김해지 학생이 꼽은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어려운 점은 정보 수집의 한계였다.

이들은 “홍고통의 옛 골목 사진을 구하려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인터뷰에 응해준 주민들이 20~30년 전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주민들의 도움으로 프로젝트가 완성된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홍성의 내일을 위해 발품을 팔고 머리를 맞댄 이들이지만, 이곳의 첫인상은 꼭 아름답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참고로 양인영 학생은 인천, 조아영 학생은 경남 김해, 박유정 학생은 경기 안산, 김해지 학생은 경기 군포 출신이다.

홍성과의 첫 만남에 대해 묻자 먼저 양인영 학생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내가 살던 곳과는 다른 냄새가 났다. 공기는 확실히 신선했다”며 “주변이 다 밭이라 어릴 때 갔던 할머니 댁이 생각났다”고 홍성의 시골스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조아영 학생은 “대입 면접 때 엄마랑 처음 왔는데 모든 게 작게 펼쳐진 느낌이었다”며 “솔직히 여기서 학교를 잘 다닐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박유정 학생은 “되게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건물들도 ‘미니미니’ 했다”며 “시간이 지나며 숨겨진 좋은 곳을 많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해지 학생은 “처음에는 ‘와! 정말 시골이다’란 생각이 컸지만, 지금은 주기적으로 가는 맛집도 생기고 여기서 보낸 만큼의 추억도 쌓였다”며 “졸업 후에도 친구들과 와보고 싶다”고 전했다.

홍성의 첫 인상이 너무~ 목가적(?)이어서 당황했던 이들이지만, 몇 년 간의 대학생활과 특히 이번 프로젝트로 생각이 많이 달라진 듯 보였다.

조아영 학생은 “이번 프로젝트의 홍성 곳곳의 골목 사이사이를 다녀보게 됐다. 특히 홍고통은 골목 이곳저곳에 벽화가 많아 인상적이었다”며 “인터넷을 찾아보니 홍성 다른 골목에도 벽화가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양인영 학생은 “군청 뒤편에 있는 안회당과 여하정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처음 봤다”며 “옛 느낌도 나고 정말 예뻤다”고 전했다. 또 박유정 학생은 “여러 곳을 답사하고 많은 사람과 인터뷰를 하면서 ‘정(情)’ 같은 걸 물씬 느꼈다”고 보탰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3부로, 이날 행사장에서 상영한 ‘골목택시’ 영상이 1부, 홍성 출신 개그맨 조현민의 ‘홍고통 브이로그’가 2부, 추억사랑방 행사 영상이 3부라고 한다. 이 영상은 오는 12월 7일쯤 청운대 공식 유튜브 채널과 조현민 개인 채널 등에 올라갈 예정이다.

김해지 학생은 “내년, 내후년 후배들이 다른 곳을 더 발굴해 프로젝트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이런 것이 계속되면 원도심도 살아날 것”이라고 바람 했다.

골목대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3·4학년으로 어느덧 대학생활을 마무리할 때가 멀지 않았다. 이들에게 남은 대학생활 중 하고 싶은 일과 계획 등을 물었다.

김해지 학생은 “일단은 졸업 작품을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라며 “내년 2월이나 3월쯤 스웨덴으로 간다. 그 때까지 프로젝트 팀원들, 학교 친구들과 후회 없이 놀고 싶다”고 말했다.

조아영 학생은 “코로나 때문에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해외봉사를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갈 수 있긴 하겠지만,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의 친구들과 함께하면 더 색다른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박유정 학생은 “난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며 “코로나19가 좀 진정되면 혼자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방학부터는 토익·컴활 등의 공부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양인영 학생은 “취업 준비도 열심히 하겠지만, 학교 동기들과 이 팀원들과 추억을 더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를 더 잘 준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청운대 학생들과의 인터뷰는 ‘골목택시’ 영상에서 힌트를 얻어 ‘홍·고·통’ 삼행시로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요청에 당황해하면서도 꽤나 괜찮은 답안을 냈다.

‘홍~ 홍성의 청운대학교에서/ 고~ 고생해가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통~ 통통해질 때까지 먹고 놀자!’

홍성의 내일을 위해 애쓴 네 명의 청운대 학생들, 이들의 내일에도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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