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살기 좋은 홍성, 내포… “임무 완수하겠다”
더 살기 좋은 홍성, 내포… “임무 완수하겠다”
  • 노진호
  • 승인 2020.12.04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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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군의회 문병오 의원
축산악취 저감대책 특위 위원장… “축산군 이미지 벗어야”
정직·믿음·소통 내걸고 정치 입문… “정주여건 개선 노력”
SRF 열병합발전소 반대위 활동… “주민 삶 위한 고민해야”
전남 해남 출신 ‘외지인’… “토박이 보다 홍성 더 사랑한다”

220만 충남도민의 염원이었던 ‘혁신도시’는 지난 10월 그 투쟁의 결실을 맺었다. 이에 앞서 충남도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에 지정 신청을 하며 ‘홍성·예산 내포신도시 일원’을 그 입지로 명시했다. 혁신도시가 제대로 빛을 내기 위해서는 우수 공공기관 유치 등 앞으로의 일도 중요하겠지만, 이미 안고 있는 문제들도 지워나가야 할 것이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내포신도시 축산악취 문제다.

홍성군의회는 제272회 임시회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9월 15일 ‘홍성군 축산악취 저감대책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하고 문병오 위원(더불어민주당·59)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문 위원의 지역구(홍북·금마·갈산·구항)도 지역구겠지만, ‘내포신도시 축산악취 비상대책위원회’을 이끌었던 그가 위원장을 맡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홍성군의회 축산악취 저감대책 특별위원회의 중책을 맡은 문병오 위원장을 내포뉴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 노진호 기자
홍성군의회 축산악취 저감대책 특별위원회의 중책을 맡은 문병오 위원장을 내포뉴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 노진호 기자

내포뉴스는 문병오 위원을 직접 만나 특위의 방향에 대해 물었다. 또 어느새 절반이 넘게 지난 제8대 홍성군의원으로서의 시간도 되돌아봤다.

문 위원은 “홍성군은 축산군의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 그렇다고 축사를 다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노후화 된 시설을 개량하고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농가 스스로의 노력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더 살기 좋은 홍성을 위해 특위를 만들었다. 홍성은 문화예술 자원과 역사인물이 많다. 이런 것을 부각시켜 축산 대신 관광의 이미지를 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축산악취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홍성군도 악취 저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점을 알아낼 것이다. 또 축산농가와 지역민 의견도 듣고 행정 책임자와도 대화하겠다. 의견을 모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제대로 리모델링하려면 직접 나가서 보고 와야 한다. 농가와 주민들도 참여할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11월 11·12일 충남 논산·경북 고령 방문)에도 많은 것을 느끼고 왔다. 이제 시작이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외국 사례도 보고 싶다”며 “특위 활동기간은 2021년 12월까지지만,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위원은 2018년 6·13 지방선거(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정직·믿음·소통’을 내걸고 정치계에 입문했다. 그에게 ‘정치인 문병오’에 대해 물었다.

문 위원은 “난 ‘외지인’이다. 어떻게 보면 홍성을 잘 모르고 군의원이 됐다. 홍성을 잘 모른다고 한 건 여기서 태어나고 여기서 배우지 않아 이른바 이곳 풍속을 잘 모른다는 뜻”이라며 “그렇기에 현장을 정말 많이 찾아다녔고 많은 분을 만났다. 그 분들 의견을 경청하고 그것을 행정에 접목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외부적인 시각으로 홍성을 바라보며 내부에서 느끼지 못하는 걸 끄집어내려 애썼다. 가끔 동료 의원들에게도 말하지만, 난 토박이보다 홍성을 더 사랑하고 이 지역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보탰다.

그는 “분명 한계도 있었다. 외지인이라는 시각도 있고 가끔은 소외감도 느꼈다. 마음을 내주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발품을 팔고 더 알아가면서 더 배우는 수밖에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문 위원의 의정활동 열쇠어는 ‘정주여건’이다. 그는 “내포신도시에는 교통·교육·의료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또 주변에 공단은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약하다”며 “그 중에도 주차문제 해결에 초점을 뒀다. 내포 주민들은 자동차가 없으면 움직이기가 힘들다. 주차난은 당연한 결과다. 모아엘가 쪽 주차타워는 내년에 첫 삽을 뜨지만, 중심 상가 쪽 주차장은 요원하다. 그곳 부지는 사유지라 해결이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포신도시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꺼낸 카드가 ‘순환버스’였다”며 “택시업계가 반대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차를 두고 움직이면 택시 이용도 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의 ‘도시형·농촌형 교통모델’ 사업을 잘 활용한 경기 오산·충북 청주 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공모사업이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부연했다.

문 의원은 제272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내포신도시 테마공원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내포에 공원은 많지만 제대로 누릴만한 곳이 없다. 함께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공원을 리모델링하고 있는 세종시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내포신도시는 충남도가 설계했다. 또 도청이 있는 이곳은 도의 얼굴이다. 도에서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문 의원은 “외국인 근로자 권익 신장을 위한 인권조례 제정과 지원센터 설립 등의 내용을 담은 조례를 발의했는데 잘 안됐다. 군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며 “이제 외국인들은 동반자로 봐야 한다. 소규모 공장과 농·어촌 등에서 부족한 일손을 메워주고 있는 그들을 케어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토로했다.

문 의원에 대해 이야기할 때 SRF 열병합발전소를 빼놓을 수는 없다. 반대위원회 활동이 정치 입문의 결정적 계기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혼자 다니며 주민들에게 알렸다. 또 도와 군, 회사(내포그린에너지)도 찾았다. 하지만 이미 건물을 올리기 시작한 터라 역부족이었고 그래서 반대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것”이라며 “회사는 SRF가 친환경 연료라 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EU 자료를 찾아보니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태울 수도 없는 물질이었다. 그런데 우리 정부만 잘못 분리해 놓은 것이다. 결국 국회를 통해 바로잡았고, LNG로 변경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발전소 용량 등 아직 숙제는 남았다”며 “정부와 충남도, 회사 모두 주민의 삶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하고, 더 진정성 있는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남 해남 출신인 문 의원은 기독교 쪽 NGO단체에 몸담아 아프리카와 필리핀 등에서 10년 정도 난민 구호와 고아 지원 등의 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후 귀국하면서 2014년 내포신도시에 터를 잡게 됐다.

그는 사실 정치에 뜻은 없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학연·지연이 없는 외지였기 때문에 더더욱 정치를 본인의 일로 생각지는 못했다. 문 의원은 “전두환 정권 때 민주화 운동을 하며 민주당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또 이런 저런 문제를 보면 앞장서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 날 군의회로 오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병오 의원은 분명 외지인이지만 이제 ‘아웃사이더’는 아니다. 흔히 쓰는 요즘말로 어느새 홍성의 ‘인싸(인사이더)’가 됐다. 하지만 그는 아직 조심스러웠고 신중했다.

문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생각보다 큰 지지(6557표 득표/37.23%)를 얻어 깜짝 놀랐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며 “초심을 잃지 않으며 군민 대변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난 분명 외지인이다. 하지만 홍성사람들을 위해 더 열심히 소통하고 공부하면서 내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11~12일 진행된 홍성군의회 축산악취 저감대책 특별위원회 현장방문 당시 모습. 홍성군의회 제공
지난 11월 11~12일 진행된 홍성군의회 축산악취 저감대책 특별위원회 현장방문 당시 모습. 홍성군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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