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 37년… “고향의 심부름꾼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듯”
섬김행정·소통 강조… “단체카톡방 개설·마을 방문의 날 운영”
김종희 금마면장(59)은 지난 1일자 홍성군 정기인사로 홍동면에서 고향인 금마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성 토박이’인 김 면장은 금마초, 홍성중, 홍성고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그는 군 생활과 대학공부를 위해 홍성을 떠나 있었던 시간을 빼고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고향을 지켰다.
김 면장의 어릴 적 꿈은 대학교수였지만, 부친은 공무원을 권유했다고 한다.
“시골에서 소 한 마리는 팔아야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는 시절이었는데 우리 집 형편은 그게 안 됐죠.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모님 말씀대로 조금 더 일찍 공무원의 길을 시작할 걸 하는 후회가 되긴 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더 늦지 않게 시작해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김 면장은 1983년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8주간의 지방공무원 합숙교육과 수습기간, 군 복무를 거쳐 1986년 12월 임용됐다. 스물한 살의 나이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37년의 공무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첫 발령지는 홍동면이며, 이후 장곡면, 환경사업소, 공보계장, 홍보팀장, 의회전문위원, 산림녹지과장 그리고 지난해 1년간 홍동면장을 거쳤다. 2022년 연말 정년퇴임하는 그는 금마면장이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 될 것으로 여겼다.
김 면장은 2006년부터 2년간의 공보팀장 경험이 공무원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또 2014년 사회복지과 통합조사업무를 수행할 당시 공용휴대폰 도입으로 직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했던 일과 산림녹지과장 시절 산불 비상대응체제를 갖춘 것을 보람으로 여겼다.
“봄·가을철 산불로 어려움이 컸어요. 공무원들이 상황파악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현장에 투입돼 직접 산불을 진화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산불진화대 등 관련기관에 종사했던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산림과장으로서 그분들에게 도움을 청했죠. 홍성군자원봉사센터에 요청해 홍성군산림재해 스피드 봉사대 15~20명 정도를 꾸렸습니다.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연락망을 통해 즉시 현장에 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어요.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 면장은 늘 ‘섬김 행정’을 강조한다.
“홍동면에 있을 때 어느 날 아주머니 한 분이 면장실에 수박 한 덩어리를 가지고 온 적이 있어요. 지난해 장마철에 주택지구 위험수목을 제거해준 일이 있는데 그게 고마웠다는 겁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건데 말이죠. 면장은 말 그대로 면민을 위해 존재하는 심부름꾼입니다. 이 기본사명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는 금마면장 부임 후 가장 먼저 ‘단체카톡방’을 열었다.
“온·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해 적극적으로 군·면정 홍보를 할 생각입니다. 이곳에 와서 가장 먼저 ‘단체카톡방’을 개설했어요. 지금은 수평적인 리더십을 요구하는 시대입니다. 상급자가 하급자를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직원간, 직원과 이장들 간의 ‘단체카톡방’을 개설해서 행정추진사항이나 공지사항 등을 공유할 생각입니다. 또 매주 1회 마을방문의 날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필요한 문서도 이장님들과 사업장에 갖다드리고, 마을 현안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등 면민과 직원들 간 소통을 활성화시키고 싶습니다.”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김 면장의 부친은 금마면에서 농업에 종사했다. 그 누구보다 농촌사정에 대한 훤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김 면장은 본인이 태어나 자란 곳이고, 마지막 임무가 될지도 모를 금마면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금마면 철마산은 3·1운동 발상지입니다. 이 지역을 잘 보존해 살아있는 역사 현장으로 만들겠습니다. 또 유족들과도 협력방안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더불어 면민들, 재경면민회, 명예면장과 함께 고향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행복한 금마면이 무엇인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