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듯 보이는 물과 흙… 괜찮을까?
썩은 듯 보이는 물과 흙… 괜찮을까?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4.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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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주민 신경천 주변 오염 제보… “불법폐기물 매립 의심”
충남개발공사 “물 빠짐 잘 안 될 뿐 문제없다”… 홍성군 조사 예정
녹물이 든 것 같은 토양과 검게 변한 물 위로 기름처럼 보이는 부유물이 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녹물이 든 것 같은 토양과 검게 변한 물 위로 기름처럼 보이는 부유물이 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내포신도시 한 소하천 산책로 주변을 따라 썩은 듯 보이는 물과 흙이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문제의 장소는 용봉산에서 내포신도시를 관통해 삽교천까지 이어지는 신경천(홍성군 지방소하천)의 일부 구간으로 인근에 효성아파트와 내포초등학교, 홍성고등학교, 우리마트 등이 있다.

내포뉴스에 이 사실을 제보한 주민 A씨는 “신경천 산책로를 걷던 중 길게 띠를 이루며 형성된 검정색깔의 물도랑이 눈에 띄어 자세히 봤더니 물과 흙이 썩어 있었다”며 “하천 위쪽 부지에서 유출되는 오염수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 위로 기름띠가 보일 정도면 하천 옆 부지를 조성할 때 매립해서는 안 될 무언가가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며 불법폐기물 매립 의혹을 제기했다.

내포뉴스는 21일 현장을 찾았다. A씨의 말대로 산책로 옆 잔디가 심겨져 있는 면과 4m 높이로 조성돼 있는 약 3915㎡ 넓이의 주상복합용지(홍북읍 신경리 1178)의 경사면과 만나는 지점에서 폭 40~50㎝의 물도랑이 200m 정도 형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씨의 주장대로 물도랑 곳곳에서 검정색깔을 띠는 물이 보였고, 4~6㎝ 깊이 수면 아래의 흙도 시커먼 색을 띠고 있었다. 물 밖의 흙은 마치 녹물이 든 것처럼 황갈색을 띠었다. 일부 구간에선 수면 위로 유체로 보이는 띠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A씨는 이 물질을 기름띠라고 주장했다. 또 경사면 아래쪽으로 약하지만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주상복합용지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의심할 만 했다.

다만 A씨의 주장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정밀조사가 필요해 보이고, 주상복합용지 조성 시 물과 흙의 오염원이 될 만한 무언가가 매립됐는지 여부도 알아봐야 할 것이다.

내포뉴스는 21일 내포신도시 조성을 총괄했던 충남개발공사에 문제점들에 대해 문의했다.

개발공사 측은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불법폐기물 매립 의혹에 대해서는 “내포신도시 부지 조성당시 신도시 내 흙을 절토·성토했고, 외부에서 반입돼 매립된 부지는 없다”고 말했다.

주상복합용지를 통과하면서 물이 오염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부지 위쪽의 물이 지면으로 흡수돼 땅 속을 통과해 유출될 가능성은 없고 고인 물은 법면(경사면)에 있던 물이 흘러 형성됐다”며 “폐기물이 아닌 일반 흙이 매립된 상태라 그게 오염원이 될 순 없다”고 답했다.

또 “일부구간에서 미나리가 발견되는데 이는 1급수에서 자라는 식물”이라면서 “(검정색을 띠는 물과 토양의 경우) 고인 물에 이끼나 풀이 썩어 생긴 것이지 외부 오염원에 의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개발공사 측은 “잔디면의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며 “우기 전에 배수로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신경천 관할 행정청인 홍성군은 22일 “현장 조사를 해보겠다”고 전했다.

 

내포신도시 신경천 산책로 옆 물고랑(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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