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농사·농민이 근본 돼야… 그래서 농본”
“농촌·농사·농민이 근본 돼야… 그래서 농본”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4.29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농본 하승수 대표
본부는 홍성에… “도움 필요한 전국 곳곳이 활동대상”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 농지전용문제 조사 등 계획中
농촌과 농촌주민들을 위한 본격적인 공익법률지원단체 '농본' 대표를 맡은 하승수 변호사. 사진=황동환 기자
농촌과 농촌주민들을 위한 본격적인 공익법률지원단체 '농본' 대표를 맡은 하승수 변호사. 사진=황동환 기자

故 김종철 선생과 함께 녹색당 창당,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 녹색전환연구소 기획이사,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가 지난 2월 공익법률단체 ‘농본(農本)’을 만들고 대표를 맡았다. 여기에 이상훈 변호사, 이상선 충남시민재단 이사장, 장정우·김형수 활동가가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농촌·농사·농민을 위한 무료 공익법률지원센터인 ‘농본’은 4월 24일 홍성군 홍동면 운월리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사무실 개소식이 있던 날 하 변호사를 만나 ‘농본’ 창립 취지와 앞으로의 활동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농본’이라는 말이 익숙하진 않다. 어떤 의미인가.

“농촌·농민·농사가 이 사회의 근본이라는 의미다. ‘농본’은 우리나라 생태연구의 선구자시고 녹색평론 발행인이셨던 故 김종철 선생께서 자주 썼던 말이다. 우리사회에서 농촌이 차지하는 지위를 살펴보면, 국가정책에서도 농촌과 농업이 무시당하고 소외당하는 측면이 많다. 그런데 기후위기 같은 상황을 생각하면 농촌·농민·농업이 우리 사회의 기본이 돼야하고 근본이 돼야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농본’이라는 이름을 선택하게 됐다.”

-홍성에 오게 된 계기는.

“원래 농촌, 농업을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사람 중 하나니까, 귀촌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7년 3월에 완전히 내려왔다. 그 전까지는 왔다 갔다 했었는데, 와서 보니까 농촌의 현안들에게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그래서 뭔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홍성과 연고가 있었나.

“연고는 없었다. 하지만 예전부터 이곳이 친환경 농업으로 유명한 곳이었고, 특히 친환경 농업이나 협동조합과 관련해서 홍동면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어 저 역시 눈여겨보고 있었다. 내 귀촌 후보지 제1순위가 여기였던 것이다.”

-내려와서 주로 어떤 활동을 했나.

“살기는 여기서 살았지만 서울과 홍성을 오가다보니 지역 일을 제대로 살펴보진 못했다. 그런데 폐기물 매립장, 송전탑 등의 문제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았다. 충남에서도 여러 마을에서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런 마을을 돕다보니 서울에서의 일을 줄이게 됐다. 일을 제대로 하려면 뭔가 좀 틀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이상선 충남시민재단 이사장과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이상훈 변호사 등과 뜻을 모았다.”

-농본, 어떤 단체인가.

“비영리단체다. 지난해 가을부터 추진해 올해 2월 창립했다. 공익법률단체다. 서울은 이런 공익법률단체가 제법 있다. 인권, 노동, 환경 등 분야에… 가령 환경단체 부설로 공익법률센터가 만들어지면 사무실은 대개 서울이나 대도시에 둔다. 나는 농촌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사무실도 농촌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무실 하나 만들려고 해도 거쳐야하는 행정적인 절차들이 많았다. 이런 절차를 밟느라 창립은 2월에 했지만 이제야 개소식을 열게 됐다.”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현재 전국의 10여개 지역에서 도움 요청이 있다. 폐기물처리시설, 송전탑, 대규모 태양광이나 각종 환경 사안들이 있는 10여 곳을 이미 돕고 있다. 기획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농지문제다. 비농민이 농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다. 이번에 투기문제까지 불거진 만큼 농지문제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 기후변화 때문에 농업피해가 심각하니까 홍동면 지역의 실태를 파악하는 작업부터 기획사업으로 해보려고 한다. 크게 현안사업과 기획사업으로 구분해서 하려고 한다. 본부는 여기에 두되 현안이 있는 전국 곳곳이 활동 대상이다. 일단은 최대한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한다.”

올해 2월 창립한 '농본'은 지난달 24일 홍동면 운월리 밭두렁 한 가운데 마련한 사무실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농본' 사무실은 '오두리 폐기물 반대 대책위'가 농성장으로 사용하던 컨테이너를 기증받아 설치했다. 사진=황동환 기자
올해 2월 창립한 '농본'은 4월 24일 홍동면 운월리 밭두렁 한 가운데 마련한 사무실 개소식을 열었다. 사진=황동환 기자
지난달 24일 '농본' 개소식이 있던 날 창립멤버들이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농본' 개소식 중 창립멤버들이 현판식을 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