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샘’을 도와주세요!
‘사랑샘’을 도와주세요!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5.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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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건물, 누수에 곰팡이… 네이버 해피빈 모금 진행
아이들 28명 보금자리… 이명순 원장 “관심 가져주길”
사랑샘이 여러분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네이버 해피빈 화면 캡처(29일 오전 10시30분).
사랑샘이 여러분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네이버 해피빈 화면 캡처(29일 오전 10시30분).

이 기사를 읽기 전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네이버 해피빈에 접속한 후 ‘충남사랑샘’을 검색해 모금함 기부에 동참하는 것이다. 오래 걸리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 꼭 큰돈을 내야하는 것도 아니다. 작은 관심으로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77575?p=p&s=rsch).

아동양육시설 ‘사랑샘’ 이명순 원장을 만난 건 어린이날을 1주일쯤 앞뒀을 때(4월 27일)다. 그는 대전의 한 요양병원 간호팀장으로 있다 지난해 3월 1일 이곳에 왔다.

이 원장은 “어느새 1년도 넘게 지났다. 코로나19로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여긴 집단생활을 해 조심해야 할 게 더 많다.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큰일이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시설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해마다 가던 여름캠프도 거르고 나들이도 거의 못했지만, 확진자 1명 없이 잘 지냈다.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과의 만남은 제한됐지만, 그래도 따뜻했던 한 해였다. 크리스마스면 늘 찾아주는 데이비드 선생님도 여전했고, 혜전대와 협약을 맺고 진로체험도 했다. 어린이날에도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 홍성지구협의회 소나무봉사회에는 특히 고맙다고 하고 싶다. 여긴 산속이라 벌레가 많은데 덕분에 한시름 덜었다”고 더했다.

코로나19는 건강에 대한 위협뿐 아니라 먹고사는 일도 더 팍팍하게 했다. 그래서 일까. 학대 피해 아동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얼마 전(4월 26일) 도내 아동양육시설 14곳 사람들과 양승조 지사의 간담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아동 쉼터나 임시보호 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더 좋은 나라가 돼 시설이 없어져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랑샘도 지난해 9명의 새 가족이 생겼다. 그 중에는 부모 방임으로부터 벗어난 행복이와 사랑이(가명) 형제도 있었다. 행복이와 사랑이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이 됐다.

이 원장은 “처음 아이들이 왔을 땐 상황이 심각했다. 충치도 심했고, 기본적 교육이 아예 돼 있지 않았다”며 “지금은 많이 좋아져 학교도 잘 다니고 있다. 얼마 전 사랑이는 ‘산수 100점을 맞았다’고 한참이나 자랑했다”고 전했다.

형제의 친부모는 원가정 복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 원장은 “가정에 돌아가 부모님의 사랑 안에서 자라는 게 가장 좋지만, 재발 방지가 관건”이라며 “아이들 뜻이 우선이다. 아이들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원 35명의 사랑샘에는 현재 28명의 천사들이 있다. 막내는 지난해 12월 돌잔치를 했고, 첫째는 대학교 2학년이다. 이곳에 온 아이들은 대학에 진학하면 졸업 때까지 머물고, 고교 졸업 후 취업을 하면 보호가 종료된다.

이 원장은 “보호가 종료된 후에도 5년은 자립을 돌본다. 자립할 때도 LH와 연결해 임대아파트를 마련해주고, 자립정착금 500만원도 지원한다. 월드비전에서는 각종 가전제품을 선물한다”며 “지난해 퇴소한 희망이(가명) 집에 가봤는데 부족함 없이 사는 것 같아 기뻤다. 이곳을 떠난 아이들도 언제든 오고 싶을 땐 다시 찾는다. 그들에겐 여기가 고향이고 친정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요즘 걱정이 하나 있다고 한다. 건물이 낡아 지난해 여름 누수가 발생했고, 벽과 바닥 곳곳에 얼룩이 지고 곰팡이가 생겼다. 올해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기능보강사업에 선정됐지만 1000만원의 자부담 때문에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바자회 같은 걸 할 수 없어 고민 끝에 ‘네이버 해피빈’을 선택했다. 환경이 좋아지면 아이들 마음도 밝아질 것이다.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랑샘을 위한 해피빈 모금은 오는 6월 16일까지다.

아이들의 보금자리도 고쳐야 하지만, 우선 눈앞의 어린이날이 먼저다. 이명순 원장은 이미 그 숙제(?)를 풀고 있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미리 희망사항을 받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고등학생은 당구·볼링도 치고, 어린 아이들은 새 농장에도 다녀왔다”며 “28명의 아이들이 10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다. 굿네이버스에서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날 당일엔 우리끼리 맛있는 것 먹고, 비눗방울 놀이도 하고 그렇게 보내려 한다.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한편 ‘사랑샘’은 전쟁 중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1952년 보령 주산면에서 신강애육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1959년 현 위치로 이전하며 사랑육아원으로 명칭을 바꿨고, 2013년 사랑샘이란 이름을 얻었다. ※사랑샘 후원계좌= 농협 447-01-076841/ 봉사·후원문의=041-641-2598

 

☞사랑샘에는 28명의 아이들이 있다. 사진은 지난해 어린이날 행사(위)와 혜전대 진로체험. 사랑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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