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최선경, 양측 사이 소리 없는 전쟁

경선구도 되면서 악재 터져 단수추천 가능성 여부 놓고 신경전

2020-02-27     허성수 기자

홍성예산이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경선지역으로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선날짜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26일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5차 경선후보자 등록 공고를 했지만 홍성예산지역은 누락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학민·최선경 예비후보의 대결구도가 되면서 양 캠프간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 동안 민주당에서 전략공천을 할 것이라는 여론을 등에 업고 단수추천을 노렸던 김학민 후보로서는 짧은 정치 경력 때문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고, 최선경 후보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돼 표정관리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홍성예산이 경선지역구로 발표되던 날 최선경 후보에게 악재가 터지면서 김학민 후보는 일말의 희망을 갖게 됐다. 

도대체 최 후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지난 19일 충남도선관위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일부 인용해본다. 

충청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친목모임 등을 빙자하여 선거구민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가 있는 예비후보자 등 총 4명을 2월 12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예비후보자 A와 그의 회계책임자 B 및 자원봉사자 등 총 4명은 친목모임을 빙자해 선거구민을 모이게 한 후 참석자 11명에게 13만4000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가 있으며, B는 같은 날 개최된 A의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한 선거구민 등 4명에게 예비후보자 A를 위하여 3만2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

 「공직선거법」제113조 등에 따르면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포함, 이하 같음)는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고, 회계책임자는 후보자를 위한 일체의 기부행위가 제한되며,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를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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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후보는 지난 1월 9일 2020 도쿄올림픽 예선 겸 U-23 축구 챔피언십대회 한국과 중국이 대결하는 날이었다고 회고하면서 그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포신도시의 한 치킨집을 정해 같이 응원할 사람은 1만원씩 회비를 갖고 밤에 모이자고 글을 올렸다고 한다. 

약속한 시간 18명의 주민이 모였다. 그들 가운데는 최 후보와 선거캠프 참모도 몇 사람 포함됐는데 참가자 모두 자기 몫의 회비를 냈고, 최 후보와 평소 잘 아는 다른 주민이 회비를 거뒀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계산하려고 하니 18만4000원이 나와 4000원이 모자랐다고 한다. 그러나 계산을 맡은 주민이 모자라는 4천원을 부담하겠다며 자신의 집에 가져갈 치킨을 하나 더 주문해 총 20만4000원의 대금을 결제한 것으로 안다고 최 후보는 말했다.

최 후보는 그게 전부라며 가게 안에 CCTV도 있고 선관위에 불려가 관련된 사람 모두 조사도 받았다며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태도다. 

“내가 한두 번 선거를 치러본 것도 아닌데 왜 다른 사람의 음식값을 대신 치르며 공직선거법에 걸릴 짓을 했겠느냐? 아직 검찰에서 조사받으러 오라는 통지를 받지 못했다. 아마 저쪽에서 중앙당 공관위에 재심 청구를 한 것으로 아는데 그것 때문에 경선일정이 늦어지는 것 같다.”

최 후보는 매우 억울해 하며 민주당 공관위에서 부르면 충분히 소명해 결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물론 검찰에서도 조사할 것이 없다며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홍성군선관위에서 1차 조사를 해 검찰에 넘겼을 정도면 최 후보의 말을 완전히 믿기도 어렵다.

김 후보 측도 선관위가 확실한 물증을 잡았기 때문에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겠냐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최 후보 측에서 의심하고 있지만 김 후보의 한 측근은 선관위에 1차 고발한 사람도 자신들과 무관하며 당 공관위에 이 문제로 직접 재심을 청구한 적도 없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과연 이 사건이 김학민 후보 측의 바람대로 상대가 낙마하고 단수추천으로 번복될지, 최선경 후보의 결백이 밝혀져 경선으로 가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런데 26일 민주당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 후보측에서 제기한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며 28일 재심사하기로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