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만난 태권도 영웅… 얼굴 잘 봐 두세요~

광천초·중 태권도, 충남소년체육대회서 맹활약 선수 16명 구슬땀… 오민경 코치 “운동, 즐겁게”

2021-06-14     노진호 기자
더운

김소희, 김태훈, 오혜리, 이대훈, 차동민…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들은 2016년 여름 우리들을 열광시켰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메달리스트들이다.

어쩌면 설레발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다음이나 다다다음 올림픽 시상대 위에 설 아이들이 있어 미리 만났다.

미래의 영웅들과의 만남은 지난 8일 오후 광천에 있는 홍성교육지원청 덕명학습장에서 이뤄졌다. 덕명학습장 내 체육관에 들어서자 열기가 후끈했다. 초여름 더위 탓도 있겠지만, 광천초·중학교 태권도 선수들의 열정도 기온을 2℃쯤은 올린 것 같다.

이민우·오민경 코치가 지도하고 있는 광천초·중 태권도부는 총 16명이다. 초등부는 남4·여1, 중등부는 남8·여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덕명학습장을 찾게 된 건 지난 5월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펼쳐진 ‘제49회 충청남도소년체육대회’에서의 활약이 직접적 계기였다. 광천초·중 태권도는 지난달 22~24일 서천에 있는 충청남도태권도전당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금3·은2·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전국이 아닌 도 대회이긴 하지만 남자는 많을 땐 64강, 여자는 16강 정도부터 뚫고 올라가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대단한 성과임이 분명하다.

오민경 코치는 “팀 분위기가 참 좋다. 그게 우리의 최고 장점”이라며 “대학 진학, 실업팀, 국가대표 등 목표는 각자 달라도 즐겁게 운동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천의 태권도 꿈나무들은 평일 오후와 야간훈련을 하며, 주말에도 토요일 4시간, 일요일 2시간씩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장을 찾았을 때는 체육관을 몇 바퀴 돈 후 잠시 숨을 돌리고 있을 때였다.

오 코치는 “아무래도 체력운동이나 달리기를 가장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겨루기 전술훈련과 발차기 훈련을 하고, 피구나 얼음땡 등 놀이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 코치는 지난해까지 직접 코트에 서다가 올해 광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천안북중~대전체고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다”며 “선수일 때는 나만 생각하면 됐는데 코치가 되니 한 명 한 명을 잘 봐야 하니 힘들었다. 누군 살을 빼야 하고, 누군 또 뭘 해야 하고 뭐 그런 걸 말이다.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신경 써야 할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오 코치는 “5월 태백에서 열린 협회장기가 코치로서 첫 대회였고, 직접 ‘세컨드’도 들어갔다. 그때도 성적이 좋았다”고 전했다.

광천초·중 태권도부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충남도협회장기에 대비한 담금질에 한참이다.

오 코치는 “전국소년체육대회 출전을 위한 랭킹 포인트가 달린 경기라 중요하다”며 “남녀 11체급의 도 대표를 뽑는데, 우리 팀에선 4명 정도를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오민경 코치가 전한 이 팀의 강점은 ‘좋은 분위기’다. 아마도 몇 년 후엔 ‘홍성이 낳은 태권도 영웅…’ 등이 적힌 현수막이 동네 분위기를 좋게 만들 것이다. 믿고,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