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 이은 열정… 좋은 계란? 바로 여기!
代 이은 열정… 좋은 계란? 바로 여기!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6.17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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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상홍 산수농장 대표
5000수로 시작해 20만수로 성장… “비결은 신뢰”
유학까지 다녀온 막내아들 김민호 실장도 ‘큰 힘’
좋은 물건, 싸고 빠르게… “전량 직거래 욕심도”
김상홍 산수농장 대표. 그는 35년전 5000수였던 소규모 양계농장을 20만수 규모의 양계농장으로 성장 발전시켰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상홍 산수농장 대표. 그는 35년전 5000수였던 소규모 양계농장을 20만수 규모로 발전시켰다. 사진=황동환 기자

내포신도시 홍성권역인 홍북읍 산수리에 있는 ‘산수농장’의 풀네임은 ‘홍성산수양계영농조합법인’이다. 이곳은 홍성 유일의 무항생제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으로 유명하다.

35년 전 이곳에서 산란계 5000수를 갖고 출발한 김상홍 대표(70)는 현재 20만수 규모의 대형 농장으로 발전시켰다. 그의 고향은 충남의 남쪽 끝인 장항이다. 중학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나 홍성에서 양계농장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경기도 김포에서 생활했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기보다는 힘든 일이라도 능동적으로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대학 졸업과 군 제대 후 할 일을 찾던 중 당시 ‘계란왕’으로 유명했던 친구 아버지를 만나게 됐다.

김 대표는 “닭털을 수거·건조한 후 솜틀기로 뽑아낸 고운 털을 스키장갑에 충전하는 하청공장을 운영하게 됐고, 닭털 확보를 위해 양계농장과 인연을 맺은 것이 지금의 산수농장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회고했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양계사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높은 회전율이다. 돼지는 6개월, 소는 3년을 길러야 돈이 되는데 산란계는 매일 돈이 나온다. 그런데 이 장점이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달걀 값이 하락할 때에도 생산량은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품질은 어제와 같아도 그 값은 달라지는 것이다.

산수농장에서 생산되는 계란의 80%는 도매로, 나머지 20%는 농장 근방 홍성·삽교·홍북·금마·광천·대천·갈산·예산 농협과 보령축협, 해태조양에 직거래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그는 현금 거래를 원칙으로 한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누군가 품질을 의심하고 반품하겠다고 하면 과감히 환불해주면서 신뢰를 쌓았다.

김 대표 슬하의 1남 2녀 중 막내아들 김민호 실장(34)이 2014년부터 산수농장에 함께하고 있다. 그는 아들에게 밥을 굶더라도 빚은 지지 말라고 강조한다.

산수농장 달걀 포장실 옆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만난 김 실장은 “자동화된 기계장치와 생물이 잘 맞아떨어져 융합되는 것을 보며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한 김 실장은 네덜란드 연수도 다녀왔으며, 기계 쪽 공부도 더했다.

김상홍 대표의 막내 아들 김민호 실장. 그는 부친의 양계사업을 위해 전문적인 양계공부, 해외 연수 등을 거쳤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상홍 대표의 막내아들 김민호 실장. 그는 부친을 돕기 위해 유학까지 다녀왔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 실장은 산수농장의 장점으로 독일에서 전량 직수입한 세계 최고 수준의 양계시스템인 빅더치만사 시스템을 내세웠다.

그는 “온도, 습도, 급수, 사료 관리 등이 전자동으로 되며 정밀하게 작동된다”고 설명했다. 닭이 아프면 물을 많이 먹는데, 음수량 데이터를 보고 닭의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산수농장이 10년 이상 무항생제·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시스템 덕분이다. 김 실장은 “닭들에게 건강한 생활환경을 제공해줘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그래야 항생제를 사용할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최고의 양계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실장은 “가장 좋은 계란은 그날 생산된 계란”이라고 단언했다. 산수농장이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직거래를 고집하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김 실장은 미래 양계사업의 경쟁력도 직거래 여부에 달렸다고 했다.

“상인들은 농장을 가져야만하고 농장도 유통을 해야 할 것 같다. 각자가 최고의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규모화가 돼야 원가를 낮출 수 있고, 그래야 좋은 품질을 생산할 수 있다. 품질이 좋고 가격은 싸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인 만큼 속도도 중요하다. 좋은 물건을 싸게 빠르게 선보여야 경쟁력이 생긴다. 전량 직거래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지난해 홍성에 AI 발생했을 때, 산수농장은 피해가 없었다. 이곳 반경 3㎞이내에 다른 양계농장이 없었던 것도 행운이지만, 철저한 방역조치가 빛을 발한 것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양계농장을 하는 사람이 목숨처럼 여기는 첫째가 방역이고 둘째가 품질”이라며 “설령 AI가 들어오더라도 후회가 없을 정도로 방역조치를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실장은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후회가 없을 것이고 포기하면 후회할 일이 생길 텐데, 후회를 만들지 말자는 생각으로 방역에 임하고 있다”며 “3중 4중의 방역으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탰다.

부자가 함께 열정으로 일구고 있는 산수농장, 이곳의 앞날을 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산수농장 계란 포장작업실. 사진=황동환 기자
산수농장 계란 포장작업실. 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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