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호 대표 “핵심은 육수, 부녀회장님 덕에 비법 발견”
뽕 백숙, 뽕 삼계탕, 버섯볶음닭… “맛으로 승부하겠다”
뽕과 닭이 만나면 어떤 ‘조화’가 일어날까? 지난 4월 24일 홍성군 금마면에 문을 연 ‘풍년가든’은 조금 특별한 음식들을 메뉴에 추가했다. 뽕 뿌리 육수로 삶아낸 백숙요리인 ‘뽕 백숙’과 ‘뽕 삼계탕’, 닭발육수로 삶아낸 ‘버섯볶음닭’ 등이 그것이다.
풍년가든 김기호 대표는 어느 날 ‘몸에 좋은 뽕을 이용해 백숙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집에서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김 대표의 뽕 백숙 요리는 그의 아내와 연관이 있다. 장곡면 지정리에 있는 김 대표의 처가에서 뽕밭을 경작하고 있던 덕분에 손쉽게 뽕을 접했고, 그것이 뽕 백숙 요리로 이어졌다.
뽕 뿌리 껍질은 ‘상백피’라고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감기나 기관지염과 부종에 주로 쓰인다. 뽕 뿌리는 중풍 예방, 스트레스 해소, 노화방지 등의 효과도 있다.
김 대표는 뽕 백숙 맛에 빠져 식당을 열기로 결심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아마도 재야의 고수(?)인 마을 부녀회장을 만나지 못했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었다.
김 대표는 “뽕 백숙의 핵심은 육수다. 뽕 육수로 만든 백숙과 그렇지 않은 백숙 맛의 차이는 확연하다”며 “처음엔 몰랐는데, 뽕 육수에 닭발육수를 넣어 고았더니 맛이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날 부녀회장님이 식당에 식사하러 왔다가 알려준 비법이다. 뽕만 넣을 때는 그저 약초물이었는데, 닭발육수를 함께 넣었더니 닭 특유의 노린내도 나지 않으면서 묘한 감칠맛이 났다”고 부연했다.
풍년가든의 모든 음식은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또 이곳에서 쓰는 닭은 일반 닭이 아닌 토종닭이다. 김 대표는 “일반 닭으로 요리하면 질겨서 한참 삶아야 한다. 또 씨암탉이 좋다고 하지만 질겨서 오래 삶아야하는 단점이 있다. 토종닭은 일반 육계보다 맛있고, 씨암탉보다 삶기 좋다”고 설명했다.
애초 김 대표가 구상했던 식당은 지금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는 “시골 한적한 곳에서 작은 백숙집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다가 이곳을 알게 됐고 지난해 9월에 건축공사를 시작해 6개월 만에 완공했다”고 전했다.
55평짜리 식당은 목조건물로 지어졌다. 그 지역에서 눈에 띄는 예쁜 건물이었다. 김 대표가 직접 건축과정에 참여했다. 특히 식당 입구 한쪽에 마련된 휴게실을 자랑했다. 그는 “나무 자체가 인테리어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나무의 색이 변하는 것을 상상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매입한 421평 부지 중 200평은 식당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채소밭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 밭에 거름도 뿌려 땅을 만드는 중인데 지금은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꼼꼼하고 예민한 사람’이라며 “간이 안 맞는다거나, 원하는 맛이 안 나오면 아예 다시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손님들에게 “부족한 게 있다면 언제든 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가장 중요한 건 맛이다. 조미료를 넣어 누구에게나 익숙한 맛으로 요리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맛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풍년가든은 홍성군 진입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홍성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맛집’으로 소문나기에 좋은 위치다. 김 대표만의 열정과 예쁜 건물을 보면서 머지않아 홍성의 대표 맛집으로 ‘풍년가든’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커졌다.